샤이니의 그룹 인사말은 ‘빛나는 샤이니입니다’다. 그들이 데뷔를 하고 이런 인사말을 했을 때는 그저 ‘샤이니’의 ‘shine(빛나다)’을 본 따 가요계의 빛나는 존재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은 것으로만 해석했었다. 3월 8~9일 열린 샤이니 단독콘서트 ‘샤이니 월드3′ 공연을 접한 순간, 데뷔 7년차 샤이니가 이제는 제 스스로 무대 위 ‘아우라’를 빛내는 가수가 됐음을 발견했다.
샤이니의 아우라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양일간 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찬란하게 펼쳐졌다. 시야제한석까지 판매될 정도로 공연의 열기는 뜨거웠고, 오프닝이 종현이 홀로 점프하며 등장하자마자 전원 기립할 정도로 열정까지 넘쳤다. 관객들은 어느 누가 일어나라고 말하지 않아도 먼저 일어나 열심히 야광봉을 흔들고 뛰었다. 태민이 이번 공연의 별명을 ‘팝콘’이라고 지은 이유가 느껴졌다.
참신한 무대 세트는 3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들었다. 다른 가수들의 콘서트 무대보다 넓게 설치된 돌출 무대는 스무 명에 가까운 인원이 무대에 섰는데도 여유로운 공간과 스케일을 자랑했다. 또한 정면을 바라보는 평범한 대열이 아니라 멤버들이 정면과 양 옆을 나누어 바라보면서 안무를 수행해 사방에 위치한 팬들과 시야제한석에 위치한 관객들까지 충분히 콘서트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센스가 돋보였다. 이 같은 배려는 오프닝 무대 뿐만 아니라 콘서트 내내 계속 됐다. 미디엄 템포 곡 하나를 부르는데도 멤버들이 양쪽을 번갈아 움직이면서 준비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바닥에 위치한 LED도 독특한 무대 구성 중 하나다. ‘이블(Evil)’, ‘에브리바디(Everybody)’ 등 멤버들이 바닥에 누워서 시작하는 퍼포먼스가 펼쳐 질 때, 천장에서 카메라를 비춰 전광판을 통해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었다. 특히 ‘이블’, ‘링딩동(Ring Ding Dong)’ 등 무대에서 이미지와 실제 무대를 넘나들며 선보이는 미디어 퍼포먼스나 전광판에 멤버들이 얼굴이 등장하는 모습, 멤버들이 얼굴이 반으로 나뉘어 합쳐지는 모습 등 특별한 시각적 효과도 콘서트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번 공연은 ‘줄리엣’, ‘루시퍼’ 등 히트곡뿐만 아니라 지난해 활발히 활동했던 정규 3집 신곡 무대를 위주로 펼쳐졌다. 샤이니는 3집 앨범의 수록곡 제목과 가사를 엮어 만든 ‘스포일러(Spoiler)’로 노래를 시작해 이후 3시간 여 동안 펼쳐질 콘서트를 안내하는 듯한 효과를 만들기도 했다. 신곡 무대들은 여러 가지 무대 소품들이 다채롭게 활동됐다. ‘이블’ 무대에서는 빨간 천으로 눈을 가리는 퍼포먼스를 펼쳤고, ‘라이크 어 파이어(Like A Fire)’에서는 종현이 신이 난 듯 막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데스티네이션(Destination)’ 무대에서는 깃발이라는 가사 속에 단어에 걸맞게 댄서들이 샤이니 월드 깃발을 들고 등장해 웅장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걸스 걸스 걸스(Girls Girls Grils)’, ‘빗 속 뉴욕’ 무대에서는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퍼포먼스가 준비됐다. 먼저 ‘걸스 걸스 걸스’에서 가운을 입고 등장한 샤이니가 미용실 의자에 앉아서 수다를 떠는 듯한 유쾌한 모습을 선보였다. ‘빗 속 뉴욕’은 유명 뮤지컬 ‘사랑을 비를 타고’의 주제곡인 ‘싱잉 인 더 레인(Singing in the rain)’에서 모티브를 따온 우산 퍼포먼스와 뉴욕의 한 풍경을 재현한 듯한 공중 전화 박스, 벤치 등의 소품으로 무대를 꾸몄다. 슈트 차림과 트렌치 코트를 입은 샤이니의 멋진 모습도 덤.
일본 수록곡 무대를 통해서는 통통 튀는 귀여운 모습들이 연달아 이어졌다. 일본 정규 2집 수록고 ‘키스 요(Kiss Yo)’ 무대에서는 인형 옷을 입은 댄서들이 무대에 등장했고, 쿠션 의자, 침대 등 귀여운 소품들이 장치됐다. 태민은 키의 등에 업히기도 하고, 멤버들은 시도 때도 없이 브이 포즈를 취했다. 노래 제목이 ‘키스 요’인 것 답게 손키스가 남발됐다. 태민은 급기야 민호에게 키스를 퍼부으려 달려들었다. 키는 “키스하면 앙~대요”라며 유행어까지 선보였다. 이어 ‘스타트(Start)’ 무대에서는 샤이니 멤버들이 스케이트 보드, 퀵보드, 어린이 자전거를 천진난만한 모습도 보여줬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한국어 버전이 최초로 공개된 ’3, 2, 1′ 무대에서는 중앙에 마련된 원형 무대에서 멤버들의 막춤을 볼 수 있는 댄스타임도 곁들여졌다.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기기 위한 노력도 엿보였다. ‘리얼(Real)’ 무대에서는 멤버들이 각자 이동식 수레를 타고 1층과 2층 사이 통로를 다니며 공연을 펼쳤다.
화려하고 신나는 퍼포먼스가 콘서트를 채웠지만, 더욱 샤이니의 아우라를 빛나게 하는 것은 역시 라이브였다. 7년차 그룹의 성장을 알 수 있는 순간이 곳곳에 보였다. 특히 정규 1집 리패키지 타이틀곡 ‘아미고’를 록으로 편곡한 무대가 돋보였다. ‘아미고’ 원곡에서 태민의 파트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번 콘서트에서 태민은 록으로 편곡된 ‘아미고’에서 그나마 있었던 자신의 파트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바꿔 부르면서 성장을 입증했다. 성장과 함께 다양한 무대를 통해 어떤 콘셉트도, 어떤 노래도 샤이니만의 색깔로 소화해내는 샤이니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던 콘서트였다. 그리고 샤이니는 샤이니이기 때문에 빛나는 존재가 됐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나도 한마디!][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EVENT] 빅스, 오 나의 스윗 보이! 3월 구매고객 이벤트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