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tvN ‘퍼펙트싱어 VS’ 방송화면

걸그룹 나인뮤지스를 상징하는 단어는 ‘모델돌’.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모델돌’만 보고 나인뮤지스가 오로지 섹시만으로 승부하는 그룹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단적인 사례가 지난 8일 tvN ‘퍼펙트싱어 VS’에서 김구라가 나인뮤지스 멤버 세라에게 ‘키 크고 섹시하게 춤추는 친구들’이라고 했던 발언이다.

그러나 그날, 세라는 보아의 ‘No.1(넘버원)’으로 불러 96.515점이라는 역대 두 번째 최고 점수(최고 점수는 유리상자 이세준의 97.209점)를 기록해 자신에게 있던 선입견을 산산조각 깨버렸다. 특히 ‘퍼펙트싱어 VS’의 점수는 청중의 평가가 아닌 기계의 정확한 음정, 기술 분석을 통한 점수이기 때문에 가수의 진짜 기본기를 확인할 수 있어 더욱 값진 결과다. 간주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춤을 추던 걸그룹 본능과 노래가 끝난 후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관객들을 바라보던 촉촉한 눈, 무엇보다 점수가 공개 된 후 그 어떤 도전자보다 큰 반응을 보였던 세라의 모습에서 그간의 노력을 읽을 수 있었다.
11월 8일 tvN ‘퍼펙트싱어 VS’ 방송화면

세라의 진면목은 29일 방송된 ‘퍼펙트싱어 VS-골든 프라이데이’에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었다. ‘퍼펙트싱어 VS-골든 프라이데이’는 그간 퍼펙트싱어에 도전해 최고점을 기록했던 출연자들이 총출동한 방송. 역대 최고점 보유자인 이세준을 비롯해 포맨 신용재, 브라운아이즈 ‘벌써 일 년’ 코러스 출신 한경수 등 실력자들이 모두 모였다. 세라는 이날에도 역시 도전자들 가운데서 최고 기록을 세워 지난날 자신이 기록했던 점수가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퍼펙트싱어 VS-골든 프라이데이’는 점수와 상관없이 총 4번의 기회를 부여해 틀릴 때마다 금의 양이 줄어드는 방식의 규칙을 적용했다. 완벽히 노래를 성공시킬 경우 금 100돈, 한 번 틀리면 50돈, 두 번 틀리면 10돈을 얻고, 다섯 번 틀리면 노래가 멈춘다. 이날 도전자들은 연이어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한경수가 10돈, 이정이 5돈을 받았을 정도로 도전자들은 힘겹게 통과했다.자신이 최고기록이 세웠던 보아의 ‘No.1′을 다시 부르는 세라도 리허설에서부터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나 실전에 들어서자 세라는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겨우 단 한 개만 틀려 금 50돈을 받아냈다. 세라는 “리허설에 거의 반 이상 틀렸었다. 어떡하지. 나인뮤지스는 빨리 잘 돼야 될 텐데…”라고 말하며 울컥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12명의 도전자들이 획득한 금은 모두 76돈. 그 중 50돈의 금을 차지한 세라가 가장 빛났다.

29일 tvN ‘퍼펙트싱어 VS’ 방송화면

방송 후반 MC 김현욱이 나인뮤지스의 연습실에 찾아가 금 50돈을 전달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멤버 혜미는 “잘할 줄 알았다. 언니가 계속 연습했다”며 세라를 칭찬했고, 성아는 “그날 울먹거렸던 언니의 표정에서 지금까지 고생하고 압박받았던 스트레스가 보이더라”고 말했다. 세라는 “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 기적이다”며 소감을 전했다.세라의 눈물 겨운 노력은 이미 나인뮤지스 멤버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나인뮤지스 지난달 있었던 텐아시아의 인터뷰에서 세라를 두고 “옆에서 보면 내 자신이 창피할 정도로 사람이 이렇게 노력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느끼는 노력파”라며 “나인뮤지스가 노래를 잘한다는 노래를 듣는 것에 가장 크게 일조를 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멤버 현아는 “데뷔 당시에도 나인뮤지스가 불안한 상황이었는데 ‘세라 하나만 있으면 괜찮겠다’고 생각해 나인뮤지스에 합류했다”며 세라의 실력과 노력에 대해 말한 바 있다.

‘돌스(Dolls)’, ‘와이들(Wild)’ 그리고 지난 10월 14일 데뷔 4년차에 정규 1집 앨범 ‘프리마 돈나’까지 발표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줬던 나인뮤지스. 이제 ‘모델돌’의 장점은 간직한 채, 자신들을 향한 선입견을 점차 깨고 있다. 12월4일 신곡 ‘글루(GLUE)’로 컴백하는 그들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tv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