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메디컬탑팀’ 7회 방송화면 캡쳐
MBC ‘메디컬 탑팀’ 7회 2013년 10월 30일 수요일 오후 10시다섯 줄 요약
바위(갈소원)의 생체 폐 이식 수술은 흉부외과가 집도하는 것으로 결정되고, 탑팀은 이를 돕는다. 수술 중 바위는 위험한 고비를 맞이하지만, 이를 무사히 넘긴다. 회복 과정에서도 감염이 발견되며 태신(권상우)은 수술을 강행한 스스로를 탓하지만 바위는 무사히 회복하고 엄마를 따라 집으로 돌아간다. 생체 폐 이식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장용섭(안내상) 과장은 대외적으로 주목을 받고, 혜수(김영애)는 본격적으로 탑팀을 활용해 로열메디컬센터를 건립하려는 야심을 드러낸다.리뷰
한 번 어긋나게 되어버린 극을 바로 잡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메디컬 탑팀’은 불행하게도 초반 스스로 놓쳐버린 방향을 되잡아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몸소 증명하고 있다. 의학 드라마의 당연한 코스처럼 여겨지는 ‘위기 발생-수술-해결’의 미션은 물론이거니와 그 동안 설득력이 없었던 캐릭터들에게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모든 캐릭터들이 일제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지만 이야기는 오히려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거기에 이 극의 서스펜스를 이끌어야 할 혜수(김영애)와 승재(주지훈) 사이의 힘의 균형은 현격하게 한 쪽에 기울며, 애써 구축해 둔 긴장감마저 빠지고 있는 형상이다.
우선 태신(권상우)의 아집으로부터 시작되는 ‘위기-고집-수술-위기-해결’의 익숙한 패턴이 극의 절반에 가까운 7회까지도 너무나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제작진은 이러한 예측 가능한 방향성을 보완하기 위해 대폭 이야기를 잘라내며 빠른 속도감으로 이를 극복하려 한 듯 보이지만, 애초에 허술했던 흐름인만큼 이마저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덕분에 조연이 연기하는 환자 하나 하나에도 히스토리를 부여하며 주인공들이 성장하는 이야기에 설득력을 심어줬던 ‘골든타임’과 달리 ‘메디컬 탑팀’은 환자 하나 하나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살필 여력도 없이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만 급급하다. 급작스럽게 악화되고,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 태신의 고집에 의해 수술이 진행 된 뒤 호전되어 바람처럼 사라지는 환자들은 그저 태신의 ‘천재성’을 증명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다.
때문에 이들 환자를 통해 성장해야 할 인물들의 진정성은 전혀 만들어지지 못한 채, 이야기는 줄거리만 따라가기에 급급한 상황이 됐다. 아진(오연서)은 바위(갈소원)를 수술하며 위기를 맞지만 이는 곧 다른 스토리에 떠밀려 외과의로서의 고민을 보여줄 새도 없이 사라지고, 성공에 대한 야망과 환자에 대한 진정성을 놓고 저울질 하며 캐릭터의 생명력을 불어넣는 과정이 생략된 주영(정려원)은 몇 가지 디테일로 고민 해결을 대신한 채 새 환자를 맞이하며 무의식적으로 태신의 입장을 따른다. 잊혀질 만하면 등장하는 태신의 과거는 후반부를 위해 다급하게 단서만 던져놓고 쫓기듯 도망가고 있으며, 잠시나마 실력과 진정성을 보여주며 캐릭터에 입체성을 부여할 것으로 보였던 장용섭(안내성)은 금새 가볍고 탐욕스러운 악역으로 돌아와버렸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성우(민호)의 첫사랑이 외상 환자로 들어오게 되는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갑작스럽다’ 못해 성우와 아진의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뜬금없기 까지 한’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결정적으로 ‘메디컬 탑팀’에서 가장 속을 알 수 없고, 그래서 팽팽한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이끌어야 할 혜수와 승재의 갈등이 한쪽으로 급격하게 기울며 맥이 빠진 채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메디컬 탑팀’이 제자리를 찾아가기는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혜수가 가진 야심에 비해 순박하기까지 한 승재의 야심은 혜수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구도를 형성했다. 환자에 대한 순수한 스탠스는 당초 태신의 것이었고, 이를 적절히 활용하며 극에 긴장감을 부여해야 할 승재는 현재 오히려 태신보다도 더 순진하게 ‘탑팀’의 존재를 받아들이며 혜수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탑팀’과 혜수 모두에게 가질 수도 또 내어줄 수도 없는 폭탄 같은 존재여야 하는 승재가 태신과 한 편이 되어 혜수와 대립하면서 오히려 단순한 선악 구도로 드라마가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승재의 존재 하나로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메디컬 탑팀’은 이처럼 긴장감을 스스로 무너뜨리며 순식간에 순진하고 밋밋한 의학 드라마로 전락해버렸다. 인물들이 충분히 깨닫고 성장할 만한 서사가 없는 상태에서 이야기는 의미없이 나열되고 해결된다. 무작정 믿고, 무작정 해결하는 태신의 태도처럼 ‘메디컬 탑팀’도 이제는 ‘막무가내’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환자 하나, 그리고 그 환자를 통해 한 명 한 명씩 달라지는 ‘탑팀’이 되기에는 이미 많이 조급해져 버린 상황. 이렇게 ‘메디컬 탑팀’의 야심은 이미 어긋나버렸다.
수다 포인트
- 매 회 두 번 이상은 등장하는 ‘먹방’, 이게 의학 드라마인지 먹방 드라마인지…
- 알렉스와 김기방의 케미, 이게 보통이 아닐거라니까요~!
- 외상 환자들이 들이 닥치는 응급실에는 어쩐지 최인혁 교수님이 계셔야 할 것 같은 느낌, 그러니까 ‘탑팀’이 아니라 최인혁 교수님 한 분이면 다 해결되는 거 아닌가요?
글. 민경진(TV리뷰어)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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