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화면

SBS 2013년 5월 13~14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인현(홍수현)은 차가운 이순(유아인)을 옥정(김태희)으로 설득한다. 중전으로 옥정을 찾아 줄테니 국혼을 강행하고 싶다고 말한 것이다. 국혼 후에도 끝까지 차가운 이순 탓에 인현은 첫날밤 독수공방한다. 그 와중에 대왕대비(이효춘)는 남인들의 불씨인 옥정을 이순 앞에 데려다놓는다. 그 때부터 남인 측 대왕대비와 서인 측 대비(김선경)의 갈등이 불꽃이 튀고, 이순의 절대 총애를 받는 옥정은 종4품 숙원의 자리에 오른다. 리뷰
마침내 입궁한 옥정. 이순의 절대 총애 속에 자신의 미천한 신분으로 인한 설움을 모두 태우려 한다. 결국 만나게 된 이순에게 “견딜 수 없는 슬픔을 견디지 않겠다. 버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어떻게든 버릴 것이고 가지고 싶은 것은 누가 뭐래도 가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돌아 왔습니다”라는 말을 한다. 이순은 이런 옥정의 입궁이 남인들의 합작품인 것을 알면서도 득실 하는 서인과의 균형점을 잡기 위해 이를 이용하려고 한다. 옥정도 이순도 서로를 향한 마음은 진심이지만, 각자 자신을 둘러싼 상황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결국 두 사람의 이야기가 그저 달달한 사랑 이야기로만은 흘러갈 수 없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옥정의 입궁을 기점으로 가 2막에 접어들었다. 주인공인 옥정의 변신 때문이다. 11회 이전까지 김태희를 둘러싼 연기력 논란과 타이틀 롤에 미치지 못하는 비중 탓에 이야기의 중심은 이순으로 넘어가 있었다. 그러나 11회 이후, 옥정이 입궁하고 “전하를 발 아래 두고 그자들을 부셔버릴 것이다”며 이를 갈면서부터는 이야기의 중심이 이순과 옥정에게 고루 분배되기 시작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기존 장옥정과 다른 해석을 하겠다는 초반의 기획의도가 사라졌다는 것. 조선의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모습은 이제 온데간데없고, 착한 옥정을 보여주겠다는 의도 역시도 악녀 옥정으로의 변신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옥정의 변신은 조선판 시월드, 대비와의 대결구도 때문인데 점차 서인과의 대결구도로 확장되는 이야기 속에 옥정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총 24부작, 반환점을 돈 제작진에게는 여전히 넘어야할 과제가 남아있다.

수다 포인트
- 조선판 시월드 대비, 서인들에게 뇌물 받는 것으로 남편 왕을 옥죄더니 민유중의 한 마디에 발끈해 옥정에게 용종을 잉태하지 못하는 불임약을 먹이려 하는 것은 그야말로 대책 없다. 게다가 아들 이순을 살리려 굿을 하면서 이후부터는 매번 피를 토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을 쓰고 음모를 꾸미고 연회까지 열 기력은 남아있다. 그녀야말로 이 드라마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존재.
- 그나저나 현치수(재희)는 대체 언제 등장하는 걸까. 왕의 여자를 마음에 새기며 왕을 넘으려 하는 남자로 소개되는 현치수 역시도 옥정의 라이벌 자경처럼 사라지고만 캐릭터로 남을 것인지…
- 숙종은 조선 최고의 로맨티스트. 옥정을 숙원의 자리에 올리기 전 전각, 취선당까지 지어 촛불 프러포즈를 한다. “오직 너만을 위한 전각이야”라는 속삭임도 잊지 않는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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