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빙에 참여한 한승연(왼쪽), 정진운

요즘 한국의 아이돌에게 노래실력은 기본이다. 춤, 연기력, 예능감까지 갖춰야 한다. 카라 한승연과 2AM 정진운도 대표적인 만능 아이돌이다. MBC , KBS2 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던 그들이 이번엔 더빙에 도전했다. 8월 7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에 목소리 출연한 것. 한승연과 정진운은 각각 용감한 소녀 엠케이와 숲의 전사 노드 역할을 맡았다. 비밀스런 숲 속 세계를 그리는 은 시리즈, 를 제작한 블루스카이 스튜디오가 새롭게 내놓는 3D 애니메이션이다. 개봉을 한 달여 앞둔 2일, 한승연과 정진운은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첫 더빙의 소감을 전했다.

영화 더빙에 참여한 한승연
쑥스럽지만 자신 있어요

둘은 이번 쇼케이스장에서 완성된 더빙판 영상을 처음 봤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무대에 오르는 순간부터 어딘지 쑥스러운 기색이다. 정진운은 “아무래도 본인들 목소리다 보니까 안 좋은 점이 먼저 들려서 많이 부끄럽다”며 민망한 듯 웃었다. 그동안 더빙을 해본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느낀 바도 많았다. 한승연은 “영어로 된 대사를 듣고 한국말로 그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게 어려웠다”며 고충을 털어놨고, 정진운은 “상대 배역과 마주보고 연기하는 게 아니라 목소리만 듣고 거기에 맞춰야 하니까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빙에 대한 자신감도 은근히 드러냈다. 한승연은 자신에게 언젠가는 애니메이션 더빙 제의가 올 줄 알았다며, 그 이유로 목소리의 특징을 꼽았다. 평소 높은 톤의 목소리를 써왔기 때문에 애니메이션과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또한 2010년 영화 에서 이미 더빙을 경험한 카라 멤버 박규리를 언급하며 “나처럼 규리씨도 톤이 높고 맑은 목소리다. 규리 씨에게 더빙 제의가 온 걸 보고 언젠가 나도 한 번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승연은 특히 비명을 지르는 장면에서 칭찬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부분만큼은 할리우드판 더빙을 맡은 아만다 사이프리드보다 내가 더 낫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정진운은 “가수라는 직업의 특성상 내 목소리를 들으면서 녹음하는 게 어색하지 않았다”며 드라마 연기보다 더빙이 오히려 좀 더 편했다고 말했다.
영화 더빙에 참여한 정진운

캐릭터에 딱이네!

같이 만나 녹음한 건 아니었지만, 둘은 서로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정진운은 “대본과 영상을 받고 나서야 승연누나가 캐스팅된 걸 알았다”며 “누나와 잘 어울리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외모까지 닮아서 외모 때문에 캐스팅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더빙하기 전 먼저 녹음된 정진운의 목소리를 들어 본 한승연은 친근한 느낌을 받았다고. 정진운이 카라 멤버 니콜과 절친한 친구 사이라, 오며가며 정진운의 이름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한승연은 “장난끼 넘치는 노드와 정진운의 평소 성격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노래는 물론, 드라마, 예능, 더빙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이들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영화를 너무 하고 싶다”는 정진운은 어떤 장르, 어떤 역할이든 상관없다고 말할 정도로 절실했다. 그런 생각이 든 건 2AM 멤버 슬옹이 출연한 2012년 개봉작 을 보고 나서라고 한다. 평소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는 그는, 겉으로 선하게 웃으면서 죄의식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이중적인 살인마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얼마 전 종영한 에 출연했던 한승연은 “영화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연말까지 카라 활동이 이어질 예정이라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사극은 사실 좀 부담스러운 시작이었다”며 앞으로는 좀 더 익숙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글. 기명균 kikiki@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