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작품인 동시에 상품이다. 특히 한류 시장은 이제 드라마 기획단계에서부터 고려해야 되는 중요한 산업기반이 되었다. 11월 25일 SBS 목동사옥에서 열린 <스타의 연인>의 제작 발표회 현장에는 고흥식 책임프로듀서, 부성철 감독과 배우 최지우, 유지태, 이기우, 차예련, 성지루, 정운택 외에도 다수의 일본 팬들과 드라마 공동투자사인 일본 최대 미디어 에이전시 덴츠의 관계자가 참석해 아시아 시장을 타겟으로 한 국제적인 프로젝트로서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었다.

최지우, 유지태, 오수연 작가의 만남

12월 10일 9시 55분 첫방송하는 <스타의 연인>이 한류 콘텐츠로서 내세우는 가장 큰 무기는 다름 아닌 배우 최지우. 몰려드는 팬들 때문에 일본 로케 촬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그녀는 극 중에서도 아시아의 톱스타인 이마리를 연기한다. 한류스타로서 촬영을 하고, 스케줄을 소화하는 이마리의 모습은 실제 최지우의 생활을 연상시키면서 팬들에게 보다 다양한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드라마의 극본을 집필하는 오수연 작가는 <겨울연가>를 통해 최지우를 한류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장본인이자 <러브레터>, <가을동화> 등 다수의 멜로드라마로 인기를 얻어 온 인물이다.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다시 한 번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사랑 받는 인기 드라마가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게임 같은 연애를 즐기는 아시아의 톱스타 이마리, 최지우

톱스타 마리는 도도하고 강인하며 때로는 도발적인 성격의 인물이다. 그러나 홀연히 사라져 버린 첫사랑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마리는 기행문 대필을 위해 자신과 함께 지내게 된 철수의 따뜻함에 자꾸 관심을 갖는다. 청혼을 받기 까지만 연애를 즐기며 게임 같은 사랑을 해 오던 마리는 철수(유지태)를 만나 전혀 다른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 그러나 이들 앞에는 신분과 환경의 차이는 물론, 기획사 사장인 태석(성지루)과 마리를 사랑하는 재벌 후계자 진우(이기우)의 방해 등 많은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 “배우가 배우 역을 맡다 보니 민망한 부분이 있다. 제작발표회나 촬영 현장을 연기하는 것은 생활의 일부분이라 쉬운 것도 사실이다. 마리가 악성 루머나 스캔들로 힘들어 하는 것에는 같은 여배우로서 공감하는 바다.”

사랑을 위해 대필작가가 된 가난한 대학원생 김철수, 유지태

국문과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으면서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는 철수는 예민하고 냉정하면서도 솔직하고 복잡한 인물이다. 동시에 그는 현학적인 동시에 가난한 남자다. 그러나 이 남자의 숨겨진 속내에는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인간적인 마음이 숨겨져 있다. 희귀병에 걸린 동생 유리(신민희)에게 그는 누구보다 좋은 오빠이며, 오랫동안 지켜봐 온 같은 과 동기 은영을 위해서는 남몰래 쇼팽의 녹턴을 피아노로 연습하기도 한다. 일본으로 떠난 옛 애인을 찾아가기 위해 신념에 위배되는 대필 제안을 받아들인 그는 톱스타 마리에게서 특별한 느낌을 받게 되고 그의 인생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그동안 영화 연기에 매진해 왔는데, 이번에 의 작품성을 믿고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을 한다. 제작진과 출연배우들의 배려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마리의 책에 반해 프러포즈를 하는 재벌2세 정우진, 이기우

재벌 2세라는 화려한 출신배경의 우진은 소규모 출판사를 국내 굴지의 미디어 그룹으로 성장시키는 능력은 물론 수려한 외모 또한 갖춘 완벽한 남자다. 마리의 기행문을 읽고 그것이 그녀의 내면세계라고 오해한 우진은 마리가 자신의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기행문의 진짜 작가가 마리가 아니라 철수라는 사실과, 마리가 자신과 이름이 같은 첫사랑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졌다는 비밀을 모른 채 우진은 마리에게 사랑을 느끼고 프러포즈를 하기로 결심한다. “데뷔할 때도 재벌 2세역이었다. 당시 연기의 부족함에 대해 아쉬움이 컸는데, 같은 역을 맡게 되어 기쁘다. 다시 한 번 자신을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

의사들이 사랑에 빠지기 전에 시청자들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고흥식 책임프로듀서는 <스타의 연인>이 “가을날 울리는 한줄기 바이올린 선율처럼 마음을 채워 줄 드라마”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제작 소감을 밝혔다. MBC의 <종합병원 2>과 KBS의 <바람의 나라>가 각각 전문직과 역사적 인물을 중심 소재로 하면서 멜로를 보조적인 장치로 사용하는 반면 <스타의 연인>은 멜로를 전면에 내세우는 작품이다. 최근 전문적인 직업군을 내세워 그들의 세계에 집중하는 스토리가 세련된 드라마 트루기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 강마에와 두루미의 러브스토리에 열광했던 다수의 시청자들을 생각한다면, “달콤한 멜로와 아픈 멜로를 섞어서 멜로의 종합 선물세트를 만들 계획”이라는 부성철 감독의 계획은 그럴듯한 청사진으로 보인다. 의사들이 사랑에 빠지기 전에, 무휼과 연이가 재회하기 전에 한국판 <노팅힐>이 시청자들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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