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남녀'
'응급남녀'
최고시청률 5%를 기록, 조용히 인기몰이 중인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급남녀’는 한 번 이혼한 커플의 재결합을 다룬다. 뜨겁게 사랑했으나, 현실의 벽 앞에 무너진 오진희(송지효)와 오창민(최진혁)이 6년 만에 응급실 인턴으로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빤한 결론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몰입력있게 펼쳐나간다.

여기에는 드라마 배경이 된 응급실의 역할이 크다. 물론 ‘응급남녀’는 응급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정통 메디컬 드라마라고 할 수는 없다. 이혼 커플의 재결합 로맨스에 방점이 찍혀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드라마를 메디컬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이미 등장한 에피소드의 반복이라거나 예상을 벗지 못한 고루한 설정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설정들이 멜로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힘을 얻게 되었다. 멜로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응급남녀’가 빚어내는 이야기들은 신선한 느낌마저 전해준다.

“에피소드가 소진되면 무리한 설정을 넣을 수밖에 없는데, 응급실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삶과 죽음이 오가는 장소이므로 자연스레 긴박한 상황이 연출된다”는 김철규 PD의 의도는 통한 것이다.
'응급남녀' 스틸
'응급남녀' 스틸
이 드라마에서 메디컬이라는 소재는 다른 메디컬 드라마들과 달리 전문성을 강조하기보다 오진희와 오창민의 스토리라인에 녹아들어가는 것에 목적을 가진다.

영양사 오진희가 탄탄한 의사집안 오창민과 결혼하면서 창민의 어머니 윤성숙(박준금)으로부터 혹독한 시집살이를 했고, 이에 이혼 이후에도 오창민의 아버지인 오태석(강신일)의 지지 속에 의사 시험을 치게 된 과정을 비롯해, 창민이 촉망받는 의대생에서 오진희와의 결혼으로 의사가 되기를 포기하고 제약회사에 취직해 현실의 무게에 짓눌리게 된 모습들, 그리고 의사로 재회하게 된 두 사람이 죽음을 마주한 응급상황 속에 있는 환자들을 매개로 갈등을 빚다가도 상대의 인간적 미덕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다시 서로를 생각하게 되는 과정 등이 탄탄하게 그려지고 있다. ‘이혼’과 ‘응급실’이라는 두 주요 소재가 자연스럽게 새로운 이야기로 뻗어나가는 것이다.

특히 지난 17회에서 오태석의 죽음을 기점으로 오진희와 오창민이 다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되는 대목은 메디컬과 로맨스가 잘 결합된 순간이 되었다. 최근 MBC ‘앙큼한 돌싱녀’를 비롯해 이혼남녀의 재결합을 다룬 멜로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이들이 주로 택하는 재결합에 이르는 과정은 한 번 사랑했던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추억의 힘이다. 오태석의 죽음이라는 에피소드는 다른 서브 캐릭터들은 침범할 수 없는 주인공 남녀만의 이야기를 견고하게 만들어냈다.

제목 ‘응급남녀’ 역시도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응급실에서의 남과 여라는 뜻도 되지만, 극중 여러차례 응급상황에 빠지게 되고 그 때마다 서로에게 새롭게 눈뜨게 된다는 점에서 이들 ‘응급남녀’가 찾아가는 해답들은 흥미롭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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