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vs <승승장구>
vs <승승장구>" /> 마지막 회 MBC 밤 9시 55분
“이상으로 오늘의 영업을 마친다.” 마지막 주문 접시까지 홀로 내보낸 뒤 현욱(이선균)은 아쉬움을 담아 말했다. 뉴셰프 경연대회에서 우승하고 유학을 떠나게 될 요리사들을 따뜻하게 바라보면서. 이제 라스페라 주방의 절반은 곧 여성들로 채워질 것이다. 모든 갈등의 시작이었던 현욱의 주방도 이로써 한 시기의 막을 내리게 됐다. 일상 같고 때로는 우주 같던 주방의 세계를 시종일관 지켰던 다운 굿바이 인사였다. 끝까지 갈등만 부각시키다가 극적 화해 혹은 파국의 결말을 내놓곤 하던 드라마들과 달리, 전 직원이 함께 어우러진 이별 파티 장면이 진부한 최종회 클리셰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것도 였기에 가능했다. 여기까지가 요리 드라마로서의 견고함이었다면, 로맨스 드라마로서는 더 빛나는 순간들을 남겼다. 는 남녀 주인공의 갈등과 오해와 사각관계의 엇갈림에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솔직하고 쿨하며 서로를 신뢰하는 긍정적인 연애의 사랑스러움을 이야기한 드라마였다. 그리고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은 디테일한 연애의 순간을 생생한 물리적 질감으로 재현해 낸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이었다. 현욱의 손끝이 유경(공효진)의 손에 가 닿을락 말락하던 그 미세한 떨림의 순간 혹은 현욱의 고백과 감미로운 눈키스와 둘의 미소가 롱테이크로 이어진 10회 엔딩신은 캐릭터들의 감정이 무손실 상태 그대로 화면 밖까지 전달되어 보는 이들을 함께 두근거리게 만든 대표적 장면들이다. 그들이 처음 마주친 횡단보도에서 그 모든 설레임을 담아 연출한 엔딩 키스신 역시 사랑스러웠다. 오래 기억될 연애드라마의 수작에 마지막 인사를 보낸다. 그동안 행복했나요? 예, ㅅㅖㅂ!
글 김선영
<파스타> vs <승승장구>
vs <승승장구>" /> 화 KBS2 밤 11시 5분
아무래도 의 제작진은 대단한 뚝심의 소유자인가보다. 올림픽 정신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규혁 선수를 주인공으로 섭외하는 순발력까지는 좋았으나, 존재만으로도 드라마가 되는 인물을 두고도 여전히 프로그램은 어수선함과 지루함을 면치 못했다. 그나마 예능 경험이 부족한 김승우가 무난한 애드리브로 출연자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자신의 역할에 점점 더 특화되어 가고 있는 동안 프로그램의 흐름을 주도하는 집중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여전히 부재하다. 심지어 빈약한 질문에 비해 풍부한 대답을 술술 풀어내는 입담 좋은 이규혁이 추임새마저도 담당하자 최화정을 제외한 나머지 패널들은 꿀 먹은 벙어리에 다름 아니었다. 현재의 구성이 방송에 활기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일인데, 소모적인 시청자 질문을 나열하고 깜짝 게스트를 등장시키는 코너에 대한 집착은 여전하다. 특히 백지영과 이규혁의 사적인 일화, 휘성의 이상형에 대한 질문은 대체 누구를 위한 장면인지 알 수 없는 순간들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전체적인 방송이 아직도 기승전결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물의 클라이막스인 올림픽 후기가 처음부터 불쑥 나오더니 이상화 선수의 등장으로 다시 그 순간의 장면을 보고, 이후에 또 다시 그 시절의 에피소드를 언급하는 중구난방의 진행은 손에 넣은 재료조차 활용하지 못하는 낭패를 만들어 냈다. 그래서 결국 방송 후에 기억에 남는 것은 어색한 이규혁 선수의 춤동작뿐이다.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현역 스피드스케이터들에게 이정표가 되어주었던 무관의 영웅에 대한 어떤 존경도 표하지 못한 방송은 재미를 떠나서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글 윤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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