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K팝 가수, 대기업의 노예"
CNN "주장의 근거가 전혀 없다"
"외국 언론 단속하라는 압력일 가능성"
그룹 방탄소년단(위)와 블랙핑크/ 사진제공=빅히트, YG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위)와 블랙핑크/ 사진제공=빅히트, YG엔터테인먼트
미국 CNN이 그룹 방탄소년단, 블랙핑크를 포함한 K팝 가수들이 노예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북한 선전매체의 주장을 반박했다.

북한 매체 아리랑메아리는 지난 13일 '남조선 청소년 가수들 대기업들에 예속, 비참한 생활 강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남조선언론들이 최근 남조선에서 이름 있는 청소년 가수들이 대기업에 예속돼 비참한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고 보도했다"며 "방탄소년단, 블랙핑크를 비롯한 대다수의 청소년가수들이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의 어린 나이에 예술 관련 대기업들과 전속계약을 맺고 대중가요 가수 교육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업은 이들을 외부와 철저히 차단하고 하루 2~3시간만 재우면서 혹독한 훈련을 강요하고 있고, 이들이 벌어들인 수익금을 양성비 명목으로 대부분 가져가고 있다"며 "혹한 훈련 과정에서 심한 인간적 모욕과 고통을 당하고, 어린 여성 가수들은 정치인과 기업인의 성접대 강요를 당하는 등 많은 청소년 가수들이 정신체적 고통에 시달리다 못해 '생활이 철창 없는 감옥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살아가기 막막하다'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악랄하고 부패한 예술관련 대기업 사장에게 몸과 마음, 영혼까지 빼앗기고 노예로 취급당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도 했다.

CNN은 17일(현지시간) 해당 기사 내용을 인용하며 "K팝 가수를 꿈꾸는 것이 어렵고 힘든 것은 맞다"면서도 "북한 매체의 기사에는 주장에 대한 근거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보도는 북한 선전가들이 외국의 언론을 단속하라는 압력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의 엄격한 검열 시스템은 자국민이 소비할 수 있는 해외 영화와 음악, 텔레비전, 신문, 서적 등을 제한하고 있지만 현대 기술은 해외 콘텐츠, 특히 USB를 통해 밀반입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한국과 미국에서 외국 콘텐츠를 소비하다 적발될 경우 매우 심한 처벌을 받는다고 증언해왔다"며 "역사적으로 이러한 처벌 규정이 북한 주민들의 외국 콘텐츠 소비를 완전히 막지는 못했지만, 상황은 더욱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또 남한과 북한은 수천년 동안 같은 문화를 공유했음에도 분단 이후 두 국가의 음악은 다르게 발전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남한은 K팝 산업에 수십억 달러 규모를 투자하며 이를 발전시켜온 반면, 북한의 음악은 김씨 가문과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선전 수단의 역할로 발전해 왔다"고 평가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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