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아이돌이란 단지 춤추고 노래하는 무대 위의 스타만은 아니다. 팬들이 원하든, 그렇지 않든 그들은 무대를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싶어 하며 실제로 그런 과정을 통해 배우로, 혹은 다른 직업인으로 성공한 사례도 충분히 많다. 전 세계 공식회원 80만 명을 넘는 세계 최대 팬클럽을 보유한 동방신기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06년 영화 <베케이션>을 함께 촬영한 것을 시작으로 영웅재중은 이미 텔레시네마 <천국의 우편배달부> 촬영을 마쳤으며, 최강창민은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의 주연으로 캐스팅 되었다. 그리고 9월 9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맨땅에 헤딩>에서는 동방신기의 리더 유노윤호가 공식적인 연기자 데뷔를 한다. 9월 2일 열린 <맨땅의 헤딩> 제작 발표회 현장에서 배우 정윤호를 만났다. 그에게 대부분의 질문이 집중되었던, 그래서 그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었던 공식 인터뷰를 공개 한다.

대체, 동방신기는 어떻게 되는 건가.
정윤호:
지금은 솔직히 아무 말씀을 드릴 수가 없고, 무엇보다도 이성적으로 잘 해결되기를 원하고 바라고 있다.

솔직히 잘 해결되기 힘든 거 아닌가.
정윤호:
왜 계속 부정적인 생각을 하시는지 모르겠다. (웃음) 사실 지금 악성루머들이 많다. 그래서 잘 해결될 일을 루머들 때문에 그르치게 될까 생각되기도 하는데, 루머들은 믿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동방신기 멤버들이 응원을 많이 해준다”

멤버들이 드라마 출연에 대해 응원이나 조언을 해 준 것은 없는지.
정윤호:
드라마를 찍을 때는 아무래도 밤새 촬영을 많이 하니까 문자로 많은 이야기를 한다. “야, 너 못하면 큰일 난다.” 이런 문자를 보낸다. 그리고 우연찮게 숙소에서 멤버들을 다 보니까, 그럴 때는 “오늘 잘 했어? 어땠어?” 그런 걸 묻는다. 처음이니까 많이 떨렸는데 열심히 하니까 예쁘게 봐주라, 대답하면 “어, 예쁘게 보겠다.” 그러기도 하고 아무튼 꼭 잘했으면 좋겠다고 많이 응원을 해 준다.

첫 드라마를 촬영하는 소감이 어떤가.
정윤호:
가수로 5년을 생활 했다. 그렇지만 연기는 처음 시작하는 일이다. 새롭고 즐겁다. 드라마와 같이 성장하는 느낌이고 감독님, 작가님과 같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작업한다는 일 자체가 인생 공부라고 느껴진다.

여러 가지 드라마를 놓고 출연 여부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 중에서 <맨땅에 헤딩>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정윤호:
나도 기사를 통해 내가 어떤 드라마에 섭외 소문이 있는지 알았다. 솔직히 말해서 기사를 보고 “어, 나 이 드라마 들어가?” 그랬었다. (웃음) 멤버 각자의 개인 활동은 도쿄돔 끝내고 작년부터 결정된 사항이다. 휴가 중에 <맨땅에 헤딩>이라는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 ” 이거, 실력은 부족하지만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을 보고 일단 마음이 끌렸다. 그 다음에 시놉시스를 읽어봤는데, 너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지금 촬영 하고 있는데 부족한 부분이 솔직히 많다. 그렇지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좀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축구를 너무 좋아해 촬영 중간에 승부차기를 하기도”

박성수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의 소감은 어땠는지.
정윤호:
감독님이라기보다는 옆집 형, 사촌 형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면서도 포기 하지 않은 모습이 서로 비슷한 것 같다. 나는 얼굴과 몸에 여러 개의 상처가 있다. 살면서 큰 부상을 많이 입었다. 그리고 데뷔 전에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왔을 때는 혼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노숙을 한 적도 있다. 힘든 일들이 다 지나갔으니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

연이 역을 맡은 이윤지와의 키스신이 공개되었는데, 촬영 소감이 궁금하다.
정윤호:
키스신이 아니라 인공 호흡하는 장면이었다. 어우, 시청자들이 오해하겠다. (웃음) 무엇보다도 솔직히 촬영 전날에 자기 전에는 굉장히 떨렸다. 드라마에서나 버라이어티에서도 입술이 닿았던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래서 내가 떨려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솔직히 했었다. 그런데 막상 촬영을 할 때는 윤지 누나가 진짜 친구처럼 편하게 잘 해주셔서 후딱 끝낼 수 있었다.

극 중에서 축구선수로 출연하는데, 원래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나.
정윤호:
평소에도 축구를 굉장히 좋아한다. 감독님도 축구를 좋아하셔서 촬영 중간에 승부차기를 하기도 하는데 아직 승부에 대해서는 결론이 안 났다. 드라마 속에서 그냥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축구 선수로서 프로 같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오늘 공개된 영상을 보니까 생각보다는 잘 찬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웃음)

공개된 영상 중에는 상의를 벗고 나오는 장면도 제법 있더라. 앞으로도 드라마 상에서 종종 그런 남성적인 모습을 보여줄 계획인지.
정윤호:
일단은, 나도 깜짝 놀랐다. 준비 되지 않았는데 옷을 벗는 신이 몇 개 있었기 때문에. (웃음) 알았더라면 좀 더 멋진 모습을 보였을 텐데.

“차봉군은 의욕적이고 동물적인 아이다”

캐릭터 준비 시간이 짧았던 것으로 아는데, 스스로의 연기에 대해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은?
정윤호:
경험해보지 못한 신을 촬영할 때 특히 그렇다. 수갑을 차는 장면이 있었는데, 평생 잘못을 해서 잡혀가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어떤 감정으로 찍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상상력으로만 할 수도 없는 것인데 말이다. 차봉군이라는 역할은 어떻게 보면 귀여운 아이고, 어떻게 보면 멋있는 아이이기도 하고, 의욕적인 아이고 동물적인 아이다. 아, 똑똑하진 않다. (웃음)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나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려고 해 왔다. 연기를 잘 하려고 하는 것 보다는 부족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차봉군의 축구를 잘 하고 싶은 마음, 나의 연기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리고 그 보다는 즐길 수 있는 마음을 전해주려고 하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

공식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만큼 여러 사람들의 비난의 글도 올라올 것이다. 각오는 되어 있는지.
정윤호:
그런 부분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 한다. 처음에 데뷔를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저를 채찍 질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야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시간은 성장통을 앓는 것이고, 모든 이야기들이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비판도 더 해주시고 거기에 따뜻한 응원도 담아서 보내주시면 너무나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비난이 다 <맨땅에 헤딩>을 위해서라면 전혀 아무 걱정 없다.

본인의 연기에 중간 점수를 준다면?
정윤호:
오늘 제대로 본 거다. 티저 동영상을 볼 때는 “어우, 어떻게 해”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오늘 봤을 때는 50점 정도는 되나. (웃음) 아직 뚜껑을 열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내 연기력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은 건방진 일인 것 같다. 선생님, 선배님들이 연기란 것은 해 볼수록 깊고 넓다고 말씀을 해 주시더라. 0점이라는 생각에서 점점 차곡차곡 점수를 올려 나가겠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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