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거리'서 영화 감독 도영役 "순애보 캐릭터"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결혼 후 첫 영화
사투리 연기 첫 도전 "편했다"
"'누나 김태희' 수식어? 이점 훨씬 많아"
영화 '영화의 거리'에 출연한 배우 이완. / 사진제공=씨네소파
영화 '영화의 거리'에 출연한 배우 이완. / 사진제공=씨네소파
"작품을 선택할 때 제가 이 작품을 소화할 수 있을지 없을지 중점적으로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은 제가 공감하고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사투리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어서 출연을 결심했죠."

배우 이완이 영화 '영화의 거리'로 6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하는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배역이 들어와도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고 두려웠다. 주변에서는 이것저것 다 도전해보라고 했는데 좀 망설여졌다"고 털어놨다.

'영화의 거리'는 유망한 감독 도영(이완 분)과 로케이션 매니저 선화(한선화 분), 과거 연인이었던 두 사람이 신작 작업을 위해 몇 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완이 연기한 도영은 영화 감독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산에서 상경하면서 교제하던 선화와 헤어진 인물이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떠나는 모습이 이기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도영은 꿈을 이뤄야 사랑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또 성공해서 이 사랑을 되찾겠다는 면모가 있는 순수하고 순애보적인 인물이에요. 그런 면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영화 '영화의 거리' 스틸 / 사진제공=씨네소파
영화 '영화의 거리' 스틸 / 사진제공=씨네소파
울산 출신인 이완은 극 중 부산 출신인 도영이 사투리 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구사했다. 사투리 연기는 처음인 이완은 "사투리가 순박한 도영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고 연기하기에도 편했다"고 말했다.

"평소 가족들끼리 대화할 때는 여전히 사투리를 섞어 써요. 상대배우인 한선화 씨가 부산 출신이라 사투리를 능숙하게 해서 연기할 때 서로 도움이 됐죠. 앞으로도 사투리 연기를 할 기회가 있다면 또 해보고 싶어요."

이번 영화는 이완이 프로골퍼 이보미와 결혼 후 처음으로 개봉하는 출연작. 최근 한 예능에서 이보미와 다정하게 영상통화하는 모습으로 애처가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결혼 2년 차인데 아내가 현역으로 일본에서 투어를 뛰고 있어서 한 번 가면 3~4개월 지나야 오기 때문에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다"며 "아직도 연애하는 기분이다. 애틋하고 보고 싶고, 보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결혼 후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내의 생활패턴에 맞추다보니 건강해졌어요. 나와 함께 평생 같이 갈 내 편이 있다는 점이 확실히 혼자일 때보다 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해요. 지금은 아내가 투어를 뛰니 한국에 잘 없는데 은퇴하고 부부 예능도 하면 재밌을 거 같아요. 아내가 워낙 재밌고 쾌활해서 딱 방송 스타일이에요. 리액션도 좋고 잘할 것 같아요."
영화 '영화의 거리'에 출연한 배우 이완. / 사진제공=씨네소파
영화 '영화의 거리'에 출연한 배우 이완. / 사진제공=씨네소파
이완의 누나는 김태희, 매형은 비. 자신의 연기보다 가족들의 유명세가 더 부각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냐는 물음에 이완은 이렇게 답했다.

"그런 얘기 많이 들어요. 하하. 그런데 제가 긍정적인 스타일이에요. 어떤 일을 하건 좋은 쪽으로 생각하죠. 누나가 김태희인 건 사실이에요. 누나가 김태희라 좋은 점이 훨씬 많았어요. 누나가 김태희면 좋지 않겠어요? 전 오히려 물은 사람에게 되물어요. 하하."

어느덧 데뷔 18년 차를 맞은 이완이다. 데뷔작인 드라마 '천국의 계단'이 여전히 대표작으로 꼽히는 배우지만 '백설공주', '해변으로 가요', '인순이는 예쁘다' 등에서 주연으로서 연기 경력도 쌓아왔다. 스크린 데뷔작인 파울로 코엘료 원작을 영화화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서는 주연 쿠로도 역으로 열연을 펼치기도 했다. '연평해전'에서는 군인으로서 사명을 다하는 모습을 뭉클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앞으로 그는 어떤 연기자가 되길 꿈꾸고 있을까.

"20대 때는 앞만 보고 정신 없이 달려갔어요. 군 생활 하는 동안 앞으로 연기 생활을 어떻게 해야할지 많이 고민했죠. 예전엔 주어진 것 하기 급급했어요.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것 같고요. 앞으로는 주체적으로, 훨씬 더 작품 깊이 들어가서 표현하는, 그런 연기를 하고 싶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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