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윤여정-글랜크로즈./ 사진제공=후크 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윤여정-글랜크로즈./ 사진제공=후크 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최고 권위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가운데, 재치있는 소감 속 그가 언급한 인물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이날 윤여정은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의 호명을 받고 무대에 올랐다. 그는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어디에 계셨냐?"고 농담을 던져 좌중을 폭소케 했다.

브래드 피트는 한국에서 수많은 작품을 히트 시켜, 우리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배우다. 월드스타인 동시에 제작자로도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미나리'를 제작한 플랜 B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인물로, 이날 윤여정과 브래드 피트의 만남은 꽤나 의미있는 순간이었다.
후크 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후크 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또한 윤여정은 함께 후보에 오른 글렌 클로즈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제가 사실 경쟁을 믿지 않는다. 어떻게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하겠느냐"라며 "저는 그동안 배우님의 훌륭한 연기를 너무 많이 봐왔다. 우리 다섯(여우조연상 후보)명 모두 다른 역할을 영화 속에서 해냈다. 우리 사회에 사실 경쟁이란 있을 수 없다. 우리 모두 승리한 거나 다름없다. 저는 단지 운이 좀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서있는 것 같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글렌 클로즈는 1947년생으로, 윤여정과 나이가 같다. 할리우드 대표 악역 배우로도 유명하다.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에 7번이나 노미네이트 됐는데도, 단 한 번도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도 '힐빌리의 노래'로 후보가 됐지만, 아시아의 다크호스 윤여정에게 트로피를 양보했다.
'화녀' 포스터./ 사진=네이버 무비
'화녀' 포스터./ 사진=네이버 무비
윤여정은 데뷔작 '화녀'를 함께 한 김기영 감독을 언급해 뭉클함을 안겼다. 그는 "김기영 감독님이 저의 첫 감독님이셨다. 감사드린다. 첫 영화를 함께 만들었는데 살아계셨다면 기뻐하셨을 거다"라고 말했다.

1971년 김기영 감독의 '화녀'로 영화계에 입성한 윤여정은 이 작품으로 데뷔와 동시에 대종상 신인상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제4회 시체스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데뷔때부터 '윤여정' 이름 석자를 세계에 알린 바 있다. 이어 1972년 '충녀'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연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게 됐다.

윤여정은 한국영화 102년 역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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