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이광수(왼쪽부터), 이솜, 신하균, 육상효 감독이 21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광수(왼쪽부터), 이솜, 신하균, 육상효 감독이 21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연기 경력 20년, 작품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열연을 펼쳐 ‘연기의 신’이라 불리는 신하균과,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개성 강한 캐릭터로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이광수가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형제로 만났다. 여기에 여러 작품을 통해 ‘청춘’의 얼굴을 대변해 온 이솜이 생기를 불어 넣는다. 실화를 바탕으로 출발한 따뜻한 휴먼 코미디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다.

21일 오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신하균, 이광수, 이솜과 육상효 감독이 참석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담은 이야기다.

세하는 어린아이 수준의 지능을 가진 동구를 위해 생각과 판단을 대신 해주고, 동구는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는 세하의 손과 발이 되어준다. 오랜 세월을 2인 1조로 한 몸이 돼 살아온 두 사람은 서로의 손발이 되어 형제보다 더 진한 우정을 나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실제 인물들로부터 출발한 이야기다. ‘형’ ‘그것만이 내 세상’ ‘언터처블: 1%의 우정’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를 다룬 영화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각각 다른 장애를 지닌 두 인물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새롭다.

육 감독은 “장애를 가진 분들을 이야기하는 점에서 조심스러워 고민을 많이 했다. 관련있는 분들에게 자문도 많이 구했다. 장애를 특별한 조건으로 놓지 않았다. 비극적으로 보지 않고, 관점에 구속시키지 않다 보니 반대로 유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존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이 주로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특징이나 약점을 활용했다면, ‘나의 특별한 형제’는 장애를 가진 두 사람이 하나가 돼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육 감독은 “‘우리 모두의 약함에 대해 말하는 영화”라며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을 이야기 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장애가 있지만 세상을 편안하게 살아가고, 더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요즘 젊은분들이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다고 한다. 영화를 통해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머리 좀 쓰는 형 세하를 연기한 배우 신하균./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머리 좀 쓰는 형 세하를 연기한 배우 신하균./ 조준원 기자 wizard333@
신하균은 몸은 불편하지만 비상한 머리와 말재주를 가진 형 세하로 열연했다. 20년 동안 배우로 활동하면서 지금까지 맡은 역할만 40개가 넘지만, 움직임을 최소화한 채 감정 연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신체 부위는 내가 제어할 수 있지만 장기까지 제어할 순 없었다”며 “연기 호흡이 거칠 때는 폐가 팽창되니까 가슴이 많이 움직였다. 그걸 본 감독님이 숨을 적게 쉬라고 그러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신하균은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 분을 표현하다 보니 그 분들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몸 좀 쓰는 동생 동구를 연기한 배우 이광수./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몸 좀 쓰는 동생 동구를 연기한 배우 이광수./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광수는 머리는 불편하지만 수영 등 발군의 운동실력을 갖고 있는 동생 동구를 연기했다. 그는 “동구는 세하의 손과 발이 되어준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에서 형을 업고 올라가는 장면을 촬영한 적 있다”라며 “신하균 형이 보기보다 가벼운 편은 아니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이광수는 영화를 위해 수영을 배우는 등 운동에 매진했다. 그는 “감독님이 건강한 몸을 원하셨다. 4개월 동안 수영강습을 받고 꾸준하게 운동해서 근육을 키웠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수영을 아예 못하진 않았다. 이솜 씨가 물 공포증이 있었는데 나보다 열심히 수업 받고 극복했다”고 덧붙였다. 이솜은 “이제 물만 보면 좋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광수는 “실제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과 그 가족들이 불쾌감을 느끼지 않고, 제 연기에 공감 해주시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세하와 동구의 절친이 되는 미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솜./ 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세하와 동구의 절친이 되는 미현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솜./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솜은 극 중 세하-동구와 절친이 되는 취업 준비생 미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전작 ‘소공녀’를 통해서도 청춘의 얼굴을 대변해온 이솜은 화장기 없이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현실감 100%의 취준생을 표현했다. 그는 “미현은 보통 청춘들의 얼굴을 담은 캐릭터”라며 “반응을 민첩하게 했다. 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짜증도 잘 내고, 잘 무너지기도 하고 또 잘 일어서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대본 리딩 때 이광수, 이솜과 처음 만났다는 신하균은 “처음엔 다들 낯가림이 있어서 말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이에 이솜은 “낯가림도 있지만 두 분이 워낙 선배님들이라 어려웠는데 한 번의 술자리로 친해졌다”고 털어놨다. 이광수도 “단 한 번의 술자리로 그렇게 친해질 줄 몰랐다”며 웃었다.

특히 극 중 세하의 손과 발이 돼 찰떡 호흡을 자랑한 이광수는 “신하균 형은 조인성, 유재석 형과 비교했을 때 가장 다정다감하다”며 “달콤한 꿀단지 같은 형”이라고 치켜세웠다. 신하균과 이광수의 형제 케미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나의 특별한 형제’가 올 초 1600만 관객을 돌파한 ‘극한직업’에 이어 코미디 영화로서 또 한 번 흥행에 성공할 지 기대가 쏠린다. 감독과 배우들은 웃기기만 한 코미디가 아니라 ‘휴먼 코미디’ 임을 강조했다. 이광수는 “영화를 통해 보여지는 따뜻함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길 바란다”며 기대를 요청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오는 5월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