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진=MBN '쉬는 부부', MBC '오은영의 리포트-결혼 지옥' 포스터
    /사진=MBN '쉬는 부부', MBC '오은영의 리포트-결혼 지옥' 포스터

《강민경의 인서트》
영화 속 중요 포인트를 확대하는 인서트 장면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이슈를 집중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순간 예능 프로그램에서 부부의 성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쉬는 부부',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등에서 '섹스 리스' 혹은 '부부 관계'라는 타이틀을 이용해 선정적인 화제를 끌어내고 있다.

선정적인 화제를 넘어 부부간의 은밀한 고민이 전국에 공개되고, 프로그램마다 섹스 리스 혹은 부부 관계라는 고민이 중복되고 있다. 고민은 같지만, 출연자만 다르기 때문에 피로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첫 방송 된 MBN '쉬는 부부'를 시작으로 다양한 솔루션 예능이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솔루션 예능에서 출연자의 고민에 대해 문제 해결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이름만 다를 뿐 웬만한 솔루션 예능에서 자주 등장하는 고민은 '섹스 리스' 혹은 '부부 관계'에 대한 것이다.

'쉬는 부부'는 사회적, 개인적인 이유로 섹스 리스로 사는 대한민국 부부들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부부관계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쉬는 부부'에서 신동엽은 "우리나라가 관계를 쉬는 부부 세계 2위라고 하더라. 1위는 일본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새롬은 "심지어 3명 중의 1명 꼴로 쉬고 있다"라고 힘을 보탰다.

'쉬는 부부' 제작진은 6개월간 우리나라에서 섹스 리스고 사는 부부를 만났다고. 그 결과 프로그램을 통해 부부 워크숍을 개최했다. 해당 워크숍에는 비연예인 부부와 결혼 1년 차 개그맨 정찬민, 배우 임수현 부부 등이 출연했다. 정찬민과 임수현은 "결혼식 이후 부부 관계가 없어졌다"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신혼여행 때도 부부 관계를 맺지 않았다고 하기도 했다.

'쉬는 부부'에 앞서 섹스 리스 부부 고민은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동상이몽 2- 너는 내 운명' 등에도 단골 고민으로 다뤄졌다. 심지어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측은 '섹스리스' 특집으로 꾸미기도 했다. 고민은 같지만, 고민을 가진 출연자만 달라졌을 뿐이다.

개그맨 강재준 이은형 부부, 가수 홍승범 권영경 부부, 유튜버 무철부부 강도원 우주 등이 예능에 출연해 섹스 리스에 대해 직접적으로 고민을 상담하고 털어놓았다. 섹스 리스가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개인의 성향, 사회의 영향 등을 받기에 모두가 똑같지는 않다. 개인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힘을 빌리는 건 좋다. 다만 방송에서는 두루뭉술하고 원론적인 솔루션이 제시될 뿐이다.

모든 부부가 섹스 리스가 되는 이유는 다르기 때문에 두루뭉술한 솔루션이 방송에 나올 수도 있다. 큰 틀로 보면 결국엔 '섹스 리스'가 고민이라는 점이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너도나도 다뤘던 섹스 리스 고민이 그저 프로그램 이름에 따라 옮겨져 왔고, 출연자만 바뀐 형태다. 여기도 섹스 리스, 저기도 섹스 리스. 그저 부부의 사생활 이야기로 덮여버렸다. 공익을 내세운 듯 하지만 결국 선정성과 선을 긋긴 어려워 보인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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