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예능엔 '연출'이 필요하지만 방송이 끝나자마자 전후가 확연히 다른 출연자의 태도는 진정성에 의심을 가게 한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오은영 리포트2') 출연자 배윤정 부부의 이야기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2'에는 배윤정과 11살 연하의 축구선수 출신 서경환이 등장했다.
11살 연상연하 부부인 배윤정과 서경환은 2019년 결혼해 2021년 아들을 낳았다. 이들은 "로또가 참 안 맞지 않나"라며 자신들을 '로또 부부'라고 소개해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배윤정은 산후우울증을 털어놓으며 "결혼 생활이 재미없고, 죽고 싶었다. 내가 힘들고 필요로 할 때 남편은 없었다"고 밝혔다. 7개월 된 아들을 둔 워킹맘 배윤정은 새벽부터 육아, 집안일을 병행하며 집안에서도 쉴 새 없었다. 남편 서경환은 육아를 위해 재택근무 근무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배윤정은 "남편이 재택근무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육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남편의 입장은 달랐다. 자신 역시 하루도 쉰 적이 없이 일과 육아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배윤정이 만족할 줄 모른다는 것. 두 사람의 갈등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폭발했다. 재택근무 중인 남편이 통화를 하던 도중 배윤정이 저녁 식사 메뉴로 라면이 어떠냐고 하자, 업무를 마치고 온 남편이 통화 중 저녁 메뉴를 물어보면 어떡하냐고 불만을 토로한 것. 배윤정은 "남편이 불편한 존재가 되어 가는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서경환 역시 "대화가 잘 안 통한다고 생각한다. 대화하면 우울해진다"고 말했다. 서경환은 부부싸움을 할 때면 극단적인 말을 많이 한다고 한다.
방송 후 서경환에 대한 비방이 쏟아지자 배윤정은 갑작스레 '남편 편들기' 내조에 나섰다. 배윤정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 부부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싸우고 미워했다 또 화해하고 알콩달콩 살고. 지금 우리 남편은 육아도 너무 잘해주고 집안일도 아주 잘해주고 있다"고 글을 썼다. 이어 "많은 분들이 우리 남편 안 좋게 생각하시는데. 지금 굉장히 쫄아있다. 평소에 굉장히 다정한 남자다. 오늘 방송 나가고 걱정을 엄청 하는데 그거조차 귀엽다"고 전했다. 또한 "대한민국 남편들 가장이라고 열심히 일하고 돈 벌어 오는 거 박수 보낸다. 그치만 아내를 조금 더 이해해 달라"며 "낼부터 우리 남편, 그리고 아내를 더 사랑해주자"고 했다. 남편과 다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 프로그램 MC들과 찍은 사진 등을 함께 올리며 화기애애하고 다정다감 분위기도 강조했다. 방송에선 당장 이혼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극심했던 갈등이 방송 직후엔 모두 해소된 모습. 재미없고 죽고 싶기까지 했던 결혼 생활이 오은영 박사의 조언 몇 마디에 행복 그 자체로 돌변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배윤정 부부의 극심한 갈등이 과도한 연출이라고 의심되는 이유.
배윤정의 말마따나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아서' 부부가 돈독하다가도 싸우고, 그러다가 금세 화해하기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방송 한 번 만에 손바닥 뒤집듯 쉽게 해소될 부부 갈등이었다면 굳이 방송에 출연할 일이었을까. '오은영 리포트2'가 첫 회 방송이었던 만큼 '억지 갈등'으로 화제성을 일으키기 위한 제작진과 출연자의 '작전'은 아니었을지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지난 16일 첫 방송된 '오은영 리포트2'에는 배윤정과 11살 연하의 축구선수 출신 서경환이 등장했다.
11살 연상연하 부부인 배윤정과 서경환은 2019년 결혼해 2021년 아들을 낳았다. 이들은 "로또가 참 안 맞지 않나"라며 자신들을 '로또 부부'라고 소개해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배윤정은 산후우울증을 털어놓으며 "결혼 생활이 재미없고, 죽고 싶었다. 내가 힘들고 필요로 할 때 남편은 없었다"고 밝혔다. 7개월 된 아들을 둔 워킹맘 배윤정은 새벽부터 육아, 집안일을 병행하며 집안에서도 쉴 새 없었다. 남편 서경환은 육아를 위해 재택근무 근무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배윤정은 "남편이 재택근무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육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남편의 입장은 달랐다. 자신 역시 하루도 쉰 적이 없이 일과 육아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배윤정이 만족할 줄 모른다는 것. 두 사람의 갈등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폭발했다. 재택근무 중인 남편이 통화를 하던 도중 배윤정이 저녁 식사 메뉴로 라면이 어떠냐고 하자, 업무를 마치고 온 남편이 통화 중 저녁 메뉴를 물어보면 어떡하냐고 불만을 토로한 것. 배윤정은 "남편이 불편한 존재가 되어 가는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서경환 역시 "대화가 잘 안 통한다고 생각한다. 대화하면 우울해진다"고 말했다. 서경환은 부부싸움을 할 때면 극단적인 말을 많이 한다고 한다.
방송 후 서경환에 대한 비방이 쏟아지자 배윤정은 갑작스레 '남편 편들기' 내조에 나섰다. 배윤정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 부부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싸우고 미워했다 또 화해하고 알콩달콩 살고. 지금 우리 남편은 육아도 너무 잘해주고 집안일도 아주 잘해주고 있다"고 글을 썼다. 이어 "많은 분들이 우리 남편 안 좋게 생각하시는데. 지금 굉장히 쫄아있다. 평소에 굉장히 다정한 남자다. 오늘 방송 나가고 걱정을 엄청 하는데 그거조차 귀엽다"고 전했다. 또한 "대한민국 남편들 가장이라고 열심히 일하고 돈 벌어 오는 거 박수 보낸다. 그치만 아내를 조금 더 이해해 달라"며 "낼부터 우리 남편, 그리고 아내를 더 사랑해주자"고 했다. 남편과 다정한 모습이 담긴 사진, 프로그램 MC들과 찍은 사진 등을 함께 올리며 화기애애하고 다정다감 분위기도 강조했다. 방송에선 당장 이혼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극심했던 갈등이 방송 직후엔 모두 해소된 모습. 재미없고 죽고 싶기까지 했던 결혼 생활이 오은영 박사의 조언 몇 마디에 행복 그 자체로 돌변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배윤정 부부의 극심한 갈등이 과도한 연출이라고 의심되는 이유.
배윤정의 말마따나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아서' 부부가 돈독하다가도 싸우고, 그러다가 금세 화해하기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방송 한 번 만에 손바닥 뒤집듯 쉽게 해소될 부부 갈등이었다면 굳이 방송에 출연할 일이었을까. '오은영 리포트2'가 첫 회 방송이었던 만큼 '억지 갈등'으로 화제성을 일으키기 위한 제작진과 출연자의 '작전'은 아니었을지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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