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걸스 "역주행 신화는 국군장병들 덕분"
"스케줄 많아지면서 화제 실감"
민영 "팀 정리하려 한 날이 새 시작의 날로"
유정 "나이 서른에 엄마 앞에서 목놓아 울어"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브레이브걸스는 우연히 역주행의 아이콘이 된 것이 아니었다. 탄탄한 실력과 함께 버티자는 끈질김이 있었기에 이룬 성과였다. 뒤늦게 빛을 발한 브레이브걸스의 그간 마음고생은 뭉클함을 자아냈다.

지난 17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98회는 '끝까지 간다' 특집으로 꾸며져 그룹 브레이브걸스가 출연했다.

브레이브걸스는 국군장병 차트 '밀보드(밀리터리+빌보드)'에서 시작해 역주행 신화를 쓰고 있다. 2017년 발매한 '롤린'으로 최근 음악방송 1위를 하기도 했다.

은지는 "아직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조금씩 스케줄이 많아지면서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유정은 "바쁘면 잠을 잘 못 자지 않나고 걱정하지만 예전에는 잘 잤다"면서 "지금은 잘 못 자고 차량으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전화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레이브걸스는 용감한 형제가 제작한 그룹. 유정은 "대표님이 항상 겸손하라고 말씀하신다. 대표님이 인스타그램에 기도하는 걸 올리더라. 겸손, 교만X, 감사 등을 해시태그로 올렸다. 대표님이 이렇게까지 우리를 생각해주는구나 했는데 바로 몇 시간 뒤에 최근에 지은 번쩍번쩍한 신사옥을 찍어 올렸더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유정은 과거 '무한도전' 녹화의 방청객으로 출연하게 된 사연도 밝혔다. 유재석과 유정이 나온 투샷도 있었다. 둘 다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포착돼 웃음을 자아냈다. 유정은 "선배 언니가 '무한도전' 작가로 취직해서 동기들과 한 열 명 정도 알바로 갔다"고 설명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브레이브걸스는 지난해 8월, 3년 5개월의 공백기 후 '운전만 해'를 발표했지만 주목 받진 못했다. 민영은 "나오자마자 태풍과 장마가 시작됐다. 음악방송이 결방되기도 하고 활동을 제대로 못하고 끝냈다"며 비운의 활동에 대해 아쉬워했다. 유나는 "마지막 앨범이라 생각했고 앞으로 앨범에 대해 희망이 없었다"고 당시의 절망감에 대해 전했다.

멤버들은 갑갑한 현실에 다른 진로를 고민하고 준비하기도 했단다. 은지는 "제가 좋아하는 패션, 의류 쪽을 해볼까 몰래 준비했다"고 밝혔다. 유정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한국사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유나는 "지금까지 해온 게 이것뿐이라 떠오르는 게 없더라. 간간이 해왔던 카페 일…커피를 좋아하기도 해서 최근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고 전했다.

민영은 "팀에 대한 미련도 많았고 조금 더 버텨보자는 말을 해왔지만 더 이상 할 수가 없더라"고 당시 심정을 고백했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는데 성과를 못 보여드리다 보니 집에 갈 수가 없어서 더 숙소에 있었다"고 말했다.

유정은 "저와 유나는 숙소에서 짐을 뺐다. 나이도 어느 정도 찼고 막막하더라. 노력해서 나온 앨범이 이렇게 바스러지다 보니 우리가 설 자리는 아닌 것 같아서 정리해보자는 심정으로 대표님에게 얘기를 한 게 역주행 영상이 올라오기 전날이었다"며 기적처럼 찾아온 역주행 경험을 이야기했다. 민영은 "전화를 끊고 그 다음날 영상이 올라왔다. 용감한 형제와 팀을 정리하려했던 수요일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된 수요일로 바뀐 것"이라며 감격스러웠던 마음을 전했다.

유나는 "이러다가 말겠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몇 번의 역주행이 조금 있었다"면서 당시의 불안함도 토로했다. 민영은 "저는 조금 느낌이 왔다. 불씨가 커지는 게 달랐다. 댓글도 다 국군 장병 여러분이더라. 군번도 적어주시면서 우리가 도와주자고 하시더라. 내가 브레이브걸스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우리가 나설 차례라고 하더라. 인수인계라며 릴레이처럼 나서줬다"며 장병들에게 고마워했다.

화제가 된 브레이브걸스의 국군장병 위문 공연 무대 영상은 현재 1000만뷰를 돌파했다. 위문 공연 중심으로 활동한 이유에 대해 묻자 "우리를 불러주는 게 주로 위문 열차였다. 유채꽃 축제 같은 데서도 했지만 그런 곳은 가족 단위로 오지 않나"며 섹시미를 가미한 안무가 어울리지 않았음을 설명했다.

최근 늘어난 팬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은지는 "역주행하고 새로 오신 분들이 연령대가 있으신 거 같더라. 신조어 같은 걸 모르시는 것 같다. 그런데 저희도 모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해병대 장병들이 브레이브걸스를 패러디한 브레이브보이즈도 화제가 되고 있다. 유정은 "음악방송 가서 다른 가수들이 환호받는 것만 보다가 군대에서 우리를 따라해주는 게 감사하고 기도 살짝 살더라"며 흐뭇해했다.

멤버들이 꼽은 기억에 남는 무대는 백령도 부대에서의 공연이었다. 당시 연병장에 무대가 마련됐는데 브레이브걸스에 환호하며 무대 앞으로 뛰쳐나온 장병들로 인해 흙먼지가 일어난 것. 유나는 "그 와중에 다급하게 호루라기로 삐비비빅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백령도에서 그렇게 큰 환호성과 열기를 보고 머릿속에 많이 남았다"고 회상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유정은 한 댓글에 감동 받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올린 일화도 들려줬다. 그는 "'운전만 해' 활동 때 댓글을 남겨준 분이다. '얘들아 포기하지마'였다. 그 한마디에 마음이 울리면서 한번은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 댓글 작성자가 다시 한 번 댓글 남겼는데 당시 자신이 힘든 시기여서 실력 있는 브레이브걸스가 뜨지 못하는 것에 대해 동병상련을 느꼈고, 이후 역주행 신화를 쓴 브레이브걸스의 모습을 보고 위로 받았다는 것. 유나는 "가수로서 노래로 희망을 준 것도 기분 좋았지만 또 다른 의미로 희망을 준 게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유정은 그간 마음고생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나이가 서른 되니 부모님 앞에서 목 놓아 울기가 쉽지 않더라. 근데 이게 너무 힘들다 보니까 엄마 앞에서 목 놓아서 울었다. 내가 왜 이 일을 선택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초반에는 뿌듯하고 자신감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내가 왜 이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유나는 '내가 이렇게 누워있으면 밑으로 꺼지는 기분'이라는 얘길 들었다. 우리 넷 다 똑같았을 것이다. 서른 돼서 가장 그러면 안 되는 사람, 엄마 앞에서 울면서 얘길했다. 너무 살고 싶은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때 내가 바닥을 쳤구나 생각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민영은 "해오던 걸 그만둘 용기도 다른 걸 새로 시작할 용기도 안 나더라"면서 "그런데 이렇게 존버는 승리한다"고 유쾌하게 마무리해 웃음을 자아냈다.

브레이브걸스는 퀴즈 문제에서도 '석권'이라는 정답을 맞혀 100만 원의 상금을 타갔다. 멤버들은 "사실 이걸 제일 기다렸다"며 기뻐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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