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SKY 캐슬’ 연출을 맡은 조현탁 PD. / 제공=JTBC
JTBC ‘SKY 캐슬’ 연출을 맡은 조현탁 PD. / 제공=JTBC
“뜨거운 사회 문제를 다루고, 누구나 겪은 이야기를 건드리니까 시청자들이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제작진과 배우들이 힘을 모은 결과죠. 완성되기까지 모두 최선을 다했습니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의 연출을 맡은 조현탁 PD가 31일 오후 2시 서울 도화동 베스트 웨스턴 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 PD는 “이렇게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 마지막 회 편집을 오늘 새벽에 마쳤다. 현재 음악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3일 방송을 시작한 ‘SKY 캐슬’은 첫 회 1.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흥미로운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 세련된 연출로 서서히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었다. 지난 19회는 23.2%를 기록하며 비지상파 드라마 중 시청률 1위를 찍었다.

조 PD는 “1.7%가 나온 날을 기억한다. 연출가의 입장에서는 그런 시청률이 나왔을 때도 촬영을 해야 한다. 출연하는 배우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다독이면서 시작했는데, 시청률 1.7%인 아침에 촬영하는 건 쉽지 않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유현미 작가님과 통화했을 때도 약간의 서운함이 묻어났지만 ‘2회부터는 4%가 나올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로 4%가 나왔고, 다음부터는 좋은 일만 있었다”고 했다.

‘SKY 캐슬’은 회를 거듭할수록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고, 급기야 17회와 18회 대본이 통째로 유출되는 사고까지 생겼다.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제작진도 스포일러 등에 대비해 대본 보안 유지에 힘썼으나 유출을 막지 못했다.

조 PD는 “17회를 편집하고 있었는데 대본 유출 소식을 접했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당황했다.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편집할까 고민하던 중에 대본이 유출돼 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분노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유현미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썼고, 제작진과 배우들이 촬영장에서 힘들게 만든 것”이라며 “저작권 문제는 물론이고 대본이 쉽게 밖으로 유출되는 건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적절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JTBC 측은 이번 대본 유출에 대해 경찰에 공식 수사를 의뢰했고, 유출자에게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SKY 캐슬’ 포스터. / 제공=JTBC
‘SKY 캐슬’ 포스터. / 제공=JTBC
조 PD는 ‘SKY 캐슬’의 인기 이유를 “대본과 배우들의 힘”이라고 했다. 연출 기법에 대해서는 “사람의 두 가지 모습, 겉과 속을 담으려고 했다. 미술 감독, 촬영 감독과 의논하며 준비를 많이 했다. 앞에서는 웃으면서 감정을 감출 수 있어도 뒷모습과 손 등은 거짓말을 못한다. 그걸 보여줬다. 시청자들이 알아봐 주셔서 보람 있었다”고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여러 장면이 있지만 지금 이 순간 떠오르는 건 한서진(염정아)이 김주영(김서형)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감당할 수 있다. 뭐든 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이라며 “이 작품이 한 엄마가 자식을 서울 의대에 보내려는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것을 시청자들에게 던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청자들이 이 장면에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혜나(김보라)가 죽고 난 뒤 캐슬의 네 쌍의 부부들이 모여서 싸우는 장면을 떠올리며 “즐겁고 유쾌하게 찍었다. 많이 웃었다. 배우들이 캐릭터에 빙의돼 있어서 작가와 연출가보다 자신의 캐릭터를 더 잘 알고있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배우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해줘서 고맙다. 그중에서도 처음 이 작품을 출발하게 해준 염정아에게 감사하다. 대본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고, 배우 윤세아도 소개해줬다. 과장해서 표현하면, 작품이 끝날 때까지 예술적 동반자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찍었다”며 활짝 웃었다.

혜나의 죽음 직전, 죽어있는 잠자리를 보여준 것에 대해서도 밝혔다. 조 PD는 “촬영장에 도착하면 꼼꼼하게 준비를 한다. 현장을 둘러보는데, 한 겨울 학교 복도에 죽은 잠자리가 있더라. 뒷 내용에 혜나의 죽음을 알고 있었던 터라 촬영감독에게 찍으라고 했고, 편집할 때 연결해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현장에서 결정되는 사안도 있다. 잠자리도 그중 한 가지였는데 시청자들이 풍부하게 해석해준 것 같다”고 했다.

조 PD는 “많은 이들이 결말을 묻는다. 그런데 ‘진짜 알고 싶으면 말해주겠다’고 하면 ‘아니다. 방송으로 보겠다’고 한다. 방송으로 확인해달라”고 힘줘 말했다.

‘SKY 캐슬’의 마지막 회는 오는 2월 1일 방송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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