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화랑’에서 열연한 김태형 / 사진제공=화랑문화산업전문회사, 오보이 프로젝트
KBS2 ‘화랑’에서 열연한 김태형 / 사진제공=화랑문화산업전문회사, 오보이 프로젝트
방탄소년단 뷔, 아니 배우 김태형의 존재감이 빛났다.

김태형은 KBS2 월화드라마 ‘화랑’(극본 박은영, 연출 윤성식 김영조)에서 반전의 아이콘이 됐다. 지난 18회 방송분에서 그는 박서준을 구하고 죽음을 맞았다.

이날 한성(김태형)은 할아버지 석현제(김종구)의 뜻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선우(박서준)을 보며 용기를 얻은 그는 “나 같은 겁쟁이도 형처럼 길 같은 걸 만들 수 있을까”라며 마음을 다졌다. 하지만 한성은 할아버지가 이복형 단세(김현준)에게 보낸 서찰을 보게 됐다.

처음엔 서찰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곧 단세가 할아버지의 명을 받아 선우를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성은 자신의 몸을 던져 선우에게 날아오는 칼을 막았다. 그는 그렇게 죽음을 맞았다.

앞서 김태형은 막내 화랑 한성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성은 엉뚱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주변인들과 마찰 없이 지내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화랑들끼리 다툼이 있을 땐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해냈고, 극이 어두운 전개를 이어갈 땐 시종일관 웃는 모습으로 등장해 보는 이들마저 미소 짓게 만들었다.

마냥 해맑은 줄 알았지만 그에게도 남모를 아픔이 있었다. 한성의 할아버지는 한성이 가문을 이끌 손자라고 생각해 무거운 짐을 지어줬다. 할아버지는 한성의 이복형 단세(김현준)를 무시했고, 때문에 한성은 단세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KBS2 ‘화랑’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화랑’ / 사진=방송 화면 캡처
비중이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김태형은 한성이라는 캐릭터를 깊게 이해했다. 이복형과 비교당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더불어 그처럼 되지 못하는 스스로를 원망해야 했고, 미묘한 열등감까지 드러내야 했다. 기본적으로 해맑은 캐릭터답게 적절한 온도차도 필요했다.

김태형은 첫 연기에서 이 모든 것을 해냈다. 다채로운 감정들을 눈빛 안에 담아내며 캐릭터와 동화됐다. 아로(고아라) 앞에서 꾀병을 부리는 모습 역시 자연스러웠다. 유독 앳된 외모는 캐릭터 싱크로율까지 높이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도왔다.

앞서 진행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박서준은 첫 연기에 도전하는 김태형에 대해 “걱정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내가 괜한 걱정을 했더라. 먼저 다가와서 물어보고 어울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작품이 후반부로 갈수록 태형이의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그의 말은 사실이 됐다. 김태형은 끝까지 강렬한 존재감으로 안방극장을 울렸다. 이와 함께 배우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김태형은 완전체 화랑이 되지 못했지만, 완전히 배우가 됐다.

KBS2 ‘화랑’ 김태형, 박서준 스틸컷 / 사진제공=화랑문화산업전문회사, 오보이 프로젝트
KBS2 ‘화랑’ 김태형, 박서준 스틸컷 / 사진제공=화랑문화산업전문회사, 오보이 프로젝트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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