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들 5회 방송화면
‘하녀들 5회 방송화면
‘하녀들 5회 방송화면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하녀들’의 주인공 인엽(정유미)이 새로운 세상으로 뚜벅뚜벅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비로소 이 이야기는 고초만 겪던 인엽의 인생 2막을 열어젖힐 것으로 보인다.

인엽의 2막을 앞두고 JTBC는 7일 오후 1시 20분 1회부터 5회까지 연속 방영을 택했다. 사극도 유행만 좇아가는 시대에 보기 드문 탄탄한 사극 속 서사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드라마는 홍보 전략 중 가장 정공법을 택했다. 드라마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청자들을 더 유입하려 한 것이다. 다시 말해 작품에 대한 강한 자심감이기도 하다.

기세 등등한 양반댁 금지옥엽에서 한순간 하녀의 처지로 전락한 인엽은 지난 5회분 방송에서 온갖 고생을 해야했다. 아버지를 눈 앞에서 잃고 정인마저 잃은 것에 이어 그 슬픔을 추스릴 틈도 없이 정인의 약혼녀의 집안 하녀로 들어가야만 했다. 몸도 마음도 밑바닥 처지가 된 신세에 오로지 살아남아야 겠다는 의지로 돼지죽을 먹다 토하기까지 했다. 똑부러졌던 아가씨가 실은 지금껏 경험한 세상이 손바닥 만했다는 것을 몸으로 알아채기 시작하면서 또 동시에 얼마 남지 않은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는 정인 은기(김동욱)을 지키기 위해, 또 자신을 위해 목숨을 건 사월이(이초희)를 지키기 위해 두 발로 서기 시작한다. 5회 방송에서는 하인과 결혼시키려 하는 주인댁과 은기 아버지, 김치권(김갑수)의 계략 속에 스스로 무명(오지호)을 자신의 남자로 선택하기도 했다. 조선초기, 하녀는 가장 천한 신분이었다. 가장 미천한 그가 온갖 권력과 모략의 틈바구니 속에서 모멸을 겪다 이제 막 일어서려 하는 순간 보여준 카타르시스는 상당했다.

탄탄하게 맞물려 있는 이야기와 배우 정유미의 집중력 속에 그려질 인엽의 서사는 어떤 메시지를 품고 있을까. 갑과 을이 사회적 이슈가 된 2015년 한국땅에 최고 갑에서 을로 전락한 뒤, 다시 뚜벅뚜벅 인생을 열어젖히는 인엽의 이야기는 상당한 울림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JTBC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