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KBS 극본 공모 당선작 기자간담회 현장. ‘칠흑’의 김선경, 곽정욱, ‘꿈꾸는 남자’의 윤세아, 양진우, ‘보미의 방’의 이영아, 심형탁(왼쪽부터)
2013년 KBS 극본 공모 당선작 기자간담회 현장. ‘칠흑’의 김선경, 곽정욱, ‘꿈꾸는 남자’의 윤세아, 양진우, ‘보미의 방’의 이영아, 심형탁(왼쪽부터)
2013년 KBS 극본 공모 당선작 기자간담회 현장. ‘칠흑’의 김선경, 곽정욱, ‘꿈꾸는 남자’의 윤세아, 양진우, ‘보미의 방’의 이영아, 심형탁(왼쪽부터)

지난 1989년 시작된 KBS 극본 공모전이 올해로 26회째를 맞았다. 최근 진행된 2014년 KBS 극본 공모전 출품작 수만 해도 총 2,670편으로 현재 최종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동시에 지난해 진행된 극본 공모전 당선작들의 방송 라인업도 공개됐다. 오는 25일부터는 앞서 촬영을 마친 2013년 극본 공모전 당선작 ‘꿈꾸는 남자’, ‘칠흑’, ‘보미의 방’ 등이 차례대로 전파를 탈 예정이다.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카페에서는 방송을 앞둔 세 작품의 연출을 맡은 PD와 주요 출연진이 참석한 가운데 2013년 극본 공모전 당선작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한 고영탁 KBS 드라마국장은 “단막극은 한국 드라마 콘텐츠의 본질이자, 시작과 끝”이라며 “단막극은 60분가량 방송되는 단편 이야기가 아니라 문화 콘텐츠를 이끌어나가는 밑거름이다. 애정을 갖고 이들의 도전을 지켜봐 달라”는 말로 단막극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KBS는 25년간 극본 공모전을 진행하며 가장 체계적인 작가 양성 시스템을 갖춘 방송사로 평가된다. KBS 극본공모를 통해서는 지난 1989년 1기를 시작으로 2013년 26기까지 약 156명의 작가가 배출됐다. 작가들의 면면 또한 심상치 않다. ‘대조영’, ‘자이언트’ 등 대규모 작품에 이어 MBC에서 30%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기황후’의 장영철 작가는 극본공모 7기 출신이며, ‘해를 품은 달’의 진수완, ‘각시탈’의 유현미, ‘파스타’의 서숙향, ‘비밀’의 유보라, 최근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KBS 사극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정도전’의 정현민 작가 등도 모두 KBS 극본공모를 통해 데뷔, 단막극을 통해 그 능력을 갈고닦은 작가들이다.

단막극의 최대 장점은 미니시리즈와 주말드라마 등 어느 정도 포맷이 짜인 장르와 달리 작품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작가뿐만 아니라 PD와 신인 배우들까지 발굴해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 장기적으로 드라마 산업을 발전하게 하는 첩경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이미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스타 PD’가 연출하거나, 신인 배우뿐만 아니라 연기파 배우들까지 단막극에 출연하며 신인 작가들의 도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꿈꾸는 남자’의 연출을 맡은 이응복 PD(왼쪽)와 ‘칠흑’의 연출을 맡은 박기호 PD
‘꿈꾸는 남자’의 연출을 맡은 이응복 PD(왼쪽)와 ‘칠흑’의 연출을 맡은 박기호 PD
‘꿈꾸는 남자’의 연출을 맡은 이응복 PD(왼쪽)와 ‘칠흑’의 연출을 맡은 박기호 PD

앞서 ‘학교 2013’, ‘비밀’ 등을 통해 작품성과 상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사로잡은 바 있는 이응복 PD와 ‘넝쿨째 굴러온 당신’, ‘광고천재 이태백’ 등의 연출을 맡았던 박기호 PD가 대표 주자다. 이 PD와 박 PD는 2013년 극본 공모전 당선작 중 각각 ‘꿈꾸는 남자’와 ‘칠흑’의 연출을 맡았다.

이 PD는 “평소에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출자에게 단막극이 주는 의미는 무척 크다”며 “KBS가 드라마에 강한 방송사로서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막극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라고 말했다. 또 박 PD는 “단막극은 TV에서 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시면 된다”며 “기존의 드라마 장르를 뛰어넘는 시도는 단막극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고 역설(力說)했다.

하지만 단막극이 좀 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관도 적지 않다. KBS2 ‘드라마스페셜’만 하더라도 일요일 오후 11시 55분에 편성되는 등 시청자들의 관심을 쏟기에는 다소 어려운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엄격한 심의 기준도 단막극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이 PD는 “2013년 극본 공모작을 살펴보면 장르물이 크게 늘었다. 이는 장르물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는 증거”라며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미국드라마에 맞춰져 있는데 드라마의 심의 기준이 아직 과거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크다. 성인들을 위한 드라마도 활성 돼야만 드라마 콘텐츠 수준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이 제작되는 2013년 극본 공모전 당선작은 단막극 활성화의 불씨를 지필 수 있을까. 그 결과는 오는 25일부터 전파를 타는 ‘꿈꾸는 나무’, ‘칠흑’, ‘보미의 방’ 등 작품의 성과에 달려있다.

다음은 2013년 극본 공모전 당선작 방송 일정이다.

KBS2 ‘드라마스페셜-꿈꾸는 남자’, 오는 25일 오후 11시 55분.
KBS2 ‘드라마스페셜-칠흑’, 오는 6월 1일 오후 11시 55분.
KBS2 ‘드라마스페셜-보미의 방’, 오는 6월 8일 오후 11시 55분.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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