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우리동네 예체능’ 36회 방송화면 캡처
KBS2 ‘우리동네 예체능’ 36회 방송화면 캡처
KBS2 ‘우리동네 예체능’ 36회 방송화면 캡처

KBS2 ‘우리동네 예체능’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탁구, 볼링, 배드민턴에 이어 네 번째 종목 농구를 만난 ‘예체능’ 팀은 ‘4전 3승 1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승리만 쌓은 것도 아니다. 최근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 ‘빠스껫볼’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농구가 재조명받은 만큼, 2013년 프로농구 시즌 개막과 함께 화제 몰이를 하고 있다. ‘우리동네 예체능’이 인기를 얻은 데는 출연진의 녹록지 않은 실력도 한몫했다. 강호동, 박진영, 서지석, 줄리엔 강, 존박, 최강창민으로 멤버로 팀을 꾸린 ‘우리동네 예체능’은 김혁, 이혜정 등 선수 출신의 멤버를 영입하며 전에 본 적 없는 화려한 볼거리로 방송을 수놓았다.

지난 10일 방송된 ‘우리동네 예체능’ 36회에서는 에이스 김혁, 서지석의 활약과 함께 이혜정이 7점을 몰아넣으며 전북 전주팀을 45대 41로 격파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과에서 진행되는 ‘성탄 자선 경기’를 5시간여 앞둔 ‘우리동네 예체능’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서지석, 김혁, 줄리엔 강, 이혜정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최근 파죽지세의 연승을 기록한 ‘우리동네 예체능’의 비결은 무엇일까. 기자간담회를 통해 ‘예체능’ 팀이 승리를 부르는 세 가지 방법을 알아봤다.

# 방법1: 부상을 극복하는 강한 정신력을 가져라
격렬한 스포츠 농구로 대결을 펼치게 된 ‘예체능’ 팀은 부상도 잦았다. 특히 몸싸움이 치열한 센터 포지션의 줄리엔 강과 더블 클러치, 덩크 등의 화려한 기술을 선보인 서지석과 김혁은 그 정도가 더할 것. 하지만 이들이 부상에 대처하는 방법은 팀원에 대한 배려와 강한 정신력에 있었다.

서지석: 경기에 나간다고 하면 아내가 “오늘은 제발 살살 뛰라”고 이야기한다(웃음). 발목에 이어 허리까지 다치면서 ‘유리몸’이라는 수식도 얻었다. 근데 김혁을 보면 엄살을 부릴 수가 없다. 김혁은 자기가 에이스라는 생각에 발목 인대가 늘어나도 말을 않고 경기를 뛰더라. 그만큼 모두가 목숨을 걸고 경기에 임하고 있는 만큼 부상도 잦은 편이다.

김혁: 예전에는 농구를 하다가 작품 활동에 지장을 입은 적이 많아서 소속사에서도 내가 농구 하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요즘에 ‘우리동네 예체능’이 반응이 좋으니까 “이젠 마음대로 하라”고 하더라(웃음). 다쳐도 말할 수가 없는 이유는 내가 아프다는 사실을 말하면 팀원들이 모두 걱정하게 되고, 그게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서로 간절히 승리를 원하는 만큼 모두가 참고 경기를 뛰는 거다.

이혜정: 농구를 안 한 지가 오래돼서 부상이 잦았다. 또 남자들과 함께 경기를 뛰니 오죽하겠나. 초반에는 내가 다치면 제작진도 많이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운동하고 난 뒤의 쾌감과 즐거움이 커서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백덩크’까지 선보인 에이스 김혁(왼쪽)과 ‘더블 클러치’의 귀재 서지석
‘백덩크’까지 선보인 에이스 김혁(왼쪽)과 ‘더블 클러치’의 귀재 서지석
‘백덩크’까지 선보인 에이스 김혁(왼쪽)과 ‘더블 클러치’의 귀재 서지석

# 방법2: 농구와 팀원들에 대한 사랑으로 경기에 임하라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연습하고,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예체능’ 팀이 아픔을 참고 경기장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농구와 팀원들에 대한 사랑에 있었다. 평소 ‘농구광’으로 알려진 박진영, 김혁, 서지석부터 ‘우리동네 예체능’을 통해 농구의 매력을 알아가고 있는 줄리엔 강과 강호동, 그리고 팀워크를 맞춰가는 재미에 매주 녹화 날만을 기다린다는 이혜정까지. 이들이 그토록 치열하게 게임에 집중했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김혁: 선수 생활 중 부상을 당해 농구를 그만뒀었지만, 오히려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나서 농구에 푹 빠졌다. 처음에 ‘예체능’ 팀에 올 때까지만 해도 ‘단합만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점차 호흡이 맞아가면서 경기 중에 쾌감을 느낀다. 국내, 해외 농구 선수를 모두 꿰고 있으며 경기가 끝난 뒤에도 연습하는 박진영을 보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서지석: 나는 기본적으로 농구를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다. 물론 ‘음악 반 농구 반’인 박진영만큼은 아니지만(웃음). ‘예체능’ 팀에 들어와 호흡을 맞춘 시간은 길지 않지만 이젠 서로의 눈빛만 봐도 뭉클함이 느껴질 정도로 정이 들었다.

줄리엔 강: 처음에는 운동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내가 조명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관계없다. 결국, 우리는 가족이지 않나. 서로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정말 큰 즐거움을 느낀다.

이혜정: 농구 선수로 활동을 했었고, 워낙 농구를 좋아했기에 ‘예체능’ 팀에 들어올 수 있었다. 매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즐거움이 컸고, 다시 농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이제야 전략을 이해하고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됐는데, 더는 게임을 뛸 수 없다는 것이 무척 아쉽다.

# 방법3: 승리를 넘어 메시지를 전하라
파죽지세의 3연승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예체능’ 팀 멤버들은 승리에 목말라했다. 서로 다른 직업과 환경에서 한데 모인 이들은 ‘승리’라는 목표 외에도 ‘농구의 부흥’이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었다. “다시 농구붐이 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들의 표정에는 진정으로 농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오롯이 담겼다.

농구 선수 출신의 모델 이혜정(왼쪽)과 발군의 운동 능력을 자랑하는 줄리엔 강
농구 선수 출신의 모델 이혜정(왼쪽)과 발군의 운동 능력을 자랑하는 줄리엔 강
농구 선수 출신의 모델 이혜정(왼쪽)과 발군의 운동 능력을 자랑하는 줄리엔 강

김혁: 개인적으로 ‘우리동네 예체능’에 출연하며 이런 관심을 받은 것은 커다란 기회다. 하지만 더 큰 목표는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농구가 다시 한 번 과거와 같은 인기를 얻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서지석: 십 년 전에는 농구가 정말 대단한 인기였다. 농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다시 농구붐이 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소망이 실현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겠다.

이혜정: ‘우리동네 예체능’에 출연하며 예전에 함께 농구를 했던 현역 선수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다. 여자 프로농구가 남자 리그에 비해 인기가 적다 보니 방송 출연을 결정하며 부담감도 컸다. 나름 여자 프로농구를 대표해서 나온 게 아닌가(웃음). 그래서 모델이라는 수식을 내려놓고 연습과 경기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 여자 프로농구에 조금이라도 내가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드라마틱 톡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