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나 혼자 산다’(위쪽), tvN ‘식샤를 합시다’ 포스터
MBC ‘나 혼자 산다’(위쪽), tvN ‘식샤를 합시다’ 포스터
MBC ‘나 혼자 산다’(위쪽), tvN ‘식샤를 합시다’ 포스터

대한민국 1인 가구 453만 시대, ‘1인 가구’를 전면에 내세운 방송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는 그런 흐름의 대표격이다. 지난 3월 첫 전파를 탄 ‘나 혼자 산다’는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다양한 삶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담긴 ‘무지개 모임’을 선보여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이 1인 가구 시청자와는 공감대를 형성을,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데는 ‘나 혼자 산다’의 구성이 큰 몫을 했다. 방송 특성상 어느 정도의 상황은 제시돼 있지만, 잘 짜인 대본도 없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방송 시간의 대부분을 채워진다. 하지만 방송 일정이 없는 날 집에서 음식을 만들고, 밀린 집안일을 해치우고,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스타’라는 수식을 내려놓은 출연진이 꿋꿋이 살아낸 ‘하루’는 시청자로 하여금 익숙함과 낯섦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묘한 소재가 아닐 수 없다.

MBC ‘나 혼자 산다’ 스틸
MBC ‘나 혼자 산다’ 스틸
MBC ‘나 혼자 산다’ 스틸

리얼한 일상을 공개한 스타들은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성과도 거뒀다. 이미 MBC ‘무한도전’을 통해 수차례 일상이 노출된 노홍철은 제외하더라도, 뮤지션 김태원과 데프콘, 배우 김광규, 이성재가 보여준 모습은 배우들의 포장된 이미지를 걷어내기에 충분했다. 최근 프로그램 초기 멤버들 외에도 김민준, 홍석천, 장윤주, 김나영, 강타 등 ‘멋진 일상’을 자랑하는 싱글족의 출연이 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혼자 살아도 나쁘지 않고, 오히려 남들보다 더 잘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제목이 ‘나 혼자도 잘 산다!’가 돼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싱글족’의 애환에 집중한 드라마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8일 첫 방송 된 케이블채널 tvN ‘식샤를 합시다’는 ‘1인 가구’의 삶을 좀 더 구체적이고 리얼하게 파고든다. ‘작가들 모두가 실제 1인 가구’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던 ‘식샤를 합시다’는 실생활에서 겪은 1인 가구로서의 애환과 고충은 물론 혼자 사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살림 노하우, 이웃 간에 벌어지는 에피소드 등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리얼한 이야기들을 드라마를 통해 유쾌하게 풀어낼 전망이다.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각각 연차별 변천사를 보여주며 ‘1인 가구’의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도 흥미를 자극하는 대목이다. 극중 윤진이(윤소희)는 1인 가구 입문 단계로 “혼자 살아보는 게 로망”이었다며 혼자 하는 모든 것이 새롭고 즐겁기만 한 캐릭터. 집안을 예쁘게 꾸미고, 다양한 살림 용품을 구매하고, 음식도 직접 만들어 먹는 등 모든 것을 열심히 하는 반면, 반면 1인 가구 3년 차인 이수경(이수경)은 실속형 스타일로, 저녁은 간단하게 김밥을 사다 먹거나, 평소 반찬은 마트에서 사먹는 것으로 식사를 해결한다.

tvN ‘식샤를 합시다’ 스틸
tvN ‘식샤를 합시다’ 스틸
tvN ‘식샤를 합시다’ 스틸

더 나아가 1인 가구 9년 차에 접어든 구대영(윤두준)은 웬만한 의식주는 모두 집 밖에서 해결하는 전형적인 ‘싱글남’ 스타일을 자랑한다. 빨래는 세탁소에서, 식사는 식당에서 해결하는 대신 집에서는 잠만 잔다는 것이 구대영의 혼자 살기 원칙이다. 구대영은 청소는커녕 모든 물건은 바닥에 어지럽게 놓아두고, 가구도 없이 바닥과 한 몸이 된 채 집에서 편하게 쉬는 모습을 보여주며, 오랜 1인 가구 생활에서 얻은 자신만의 노하우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1인 가구 ‘입문’부터 ‘9년 차’까지 각기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세 캐릭터는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누구나 처음 독립했을 때는 윤진이처럼 들뜬 기분이지만, 노하우가 쌓이면서 점차 실속 있게 살아가는 이수경의 모습으로 변하고, 이 시기를 넘어 혼자 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구대영처럼 살림을 거의 안 하게 되는 것은 실제 ‘1인 가구’의 변천사와 무척이나 흡사하다.

혼자지만 누구보다도 더 잘 살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이들의 이야기. 따뜻함이 그리운 오늘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M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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