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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릎 팍 도사', 현재진행형의 거인 주병진

    '무릎 팍 도사', 현재진행형의 거인 주병진

    '무릎 팍 도사' 수 MBC 밤 11시 15분 방송 초입, '무릎 팍 도사'는 주병진을 모르는 젊은 시청자들을 향해 공언했다. “오늘 '무릎 팍 도사'를 보면 그가 누군지 알 수 있다!” 90년대 초 한국 예능의 문법을 새로 쓴 거인 주병진도 14년의 공백기 동안 '왕년의 스타'가 된 것이다. 하여 '무릎 팍 도사'는 그의 과거를 연대기 순으로 짚으며 젊은 시청자들에겐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가'를 알려주고, 동시대를 보낸 시청자들에겐...

  • <넌 내게 반했어>, 멀기만 한 우리들의 천국

    3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석현(송창의)은 무대공포증 때문에 오디션조차 보지 않으려는 기영(이현진)을 향해 “영원히 구제불능으로 남을래?”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점점 구제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다. 물론 이신(정용화)과 규원(박신혜)의 노예 계약은 두 사람의 “싸우면서 정 드는” 로맨스를 위한 극적 장치로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고, 음식에 집착하는 4차원 준희(강민혁) 캐릭터는 주인공들의 러브라인과는 별개로 아기자기한 번외편을 만...

  • < MUST >, 노래는 설명하는 게 아니라 들려주는 것

    < MUST >, 노래는 설명하는 게 아니라 들려주는 것

    화 Mnet 밤 11시 게스트로 나온 백지영은 자신에게 힘이 되는 노래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꼽으며 최영미의 시집 를 언급했다. 우연이겠지만, 의 출발점은 이 시집에 수록된 '시'의 구절을 떠오르게 한다. '비평가 하나 녹이진 못해도/늙은 작부 뜨듯한 눈시울 적셔주는 시.' 걸음걸음마다 삶의 고단함이 질질 끌리던 시기에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어떤 곡을 무한 리피트 해봤던 이들이라면 힘이 되는 절대음악을 시청자에게 전달해주겠노라 말하는 ...

  • <불굴의 며느리>, '줌마렐라' 드라마의 또다른 순간

    <불굴의 며느리>, '줌마렐라' 드라마의 또다른 순간

    22회 MBC 월-금 저녁 8시 15분 “하버드 졸업하고 월 스트리트서 펀드 매니저로 일하던” 재벌 2세 신우(박윤재)가 남편으로부터 이혼당한 직후 사별한 자사 콜센터 직원 영심(신애라)을 좋아하게 된다. 수많은 '줌마렐라' 드라마가 원 없이 우려먹었던 설정이다. 하지만 영심이 취객에게 희롱당할 때 백마 탄 왕자님처럼 구해 주려던 '총각' 신우가 오히려 한 방 맞고 영심의 도움을 받으면서 팔불출 허당 기질을 보인 것처럼, 뻔해 보이는 설정 안...

  • <무사 백동수>, 전설의 포석을 깐 첫 회

    <무사 백동수>, 전설의 포석을 깐 첫 회

    1회 SBS 밤 9시 55분 에서 액션신은 다소 과장된 형태로 구현된다. 조선 최고의 무사 검선 김광택(전광렬)과 최대의 살수집단 흑사초롱의 천(최민수)이 검을 겨루는 순간에는 꽃잎이 휘날리고, 신체 절단이나 유혈이 낭자한 장면도 예사로 등장한다. 작품의 성격을 명백히 드러내는 초반 승부수는 시각적 효과는 물론 이야기를 강화하는 데도 효과적으로 활용된다. 평생 검과 함께 살아온 무사 김광택은 극한 상황에서도 도를 지키려 노력하지만, 주군인 사...

  • <일인자>, 직업의 세계는 단순하지 않다

    <일인자>, 직업의 세계는 단순하지 않다

    월-화 EBS 오후 10시 40분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그것이 방송의 소재일 때는 특히 그러하다. 기술을 연마하여 스스로를 단련해야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직업에는 드라마가 있기 때문이다. SBS 이 이러한 드라마를 미션과 도전을 통해 버라이어티 쇼적으로 풀어낸다면, EBS 는 보다 정통한 방식으로 직업의 실체를 조망한다. 자동차 판매왕, 국과수 원장,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다루지만, 방송이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 <내 마음이 들리니>, 점점 약해지는 이분법적 세계의 매력

    <내 마음이 들리니>, 점점 약해지는 이분법적 세계의 매력

    28회 MBC 토-일 밤 9시 50분 결국 이것은 소통과 위로와 치유에 관한 드라마다. 인물들은 상실과 결핍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의 상처를 알아보며 위로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선한 캐릭터와 상처를 주는 악한 캐릭터가 너무 정직하게 구분된다는 점은 이 작품의 위험 요소였다. 우리(황정음)와 영규(정보석)와 동주(김재원)는 자기치유 능력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처럼 순한 천사형 캐릭터이며, 진철(송승환)과 신애(강문영)...

  • '남자의 자격', 가장 '남격'다운 것

    '남자의 자격', 가장 '남격'다운 것

    '남자의 자격' 일 KBS2 5시 20분 지휘 경험이 없는 김태원이 지휘의 기초부터 배우는 것으로 시작한 KBS '남자의 자격'(이하 '남격') 청춘 합창단 특집 첫 편은 '남격'의 현재와 무척 닮았다.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과정은 합창단뿐 아니라 다소 어수선해진 '남격'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준혁, 전현무가 팀에 채 융화되기 전에 결정된 신원호 PD의 하차로 인해 '남격'은 사실상 다시 출발점에 섰다. 팀워크도 리더십도 예전 같진...

  • <수미옥>, 너희들은 선생님 명강의 들었어

    <수미옥>, 너희들은 선생님 명강의 들었어

    금 QTV 밤 12시 맛있는 음식이 좋은 대화의 필요조건은 아니지만 충분조건은 된다. 김수미가 단 한 손님을 위해 단 하나의 음식을 만드는 레스토랑 콘셉트의 에는 '김수미가 만든 음식'이라는 토크를 위한 좋은 재료가 있다. 김수미가 선배인 이순재를 맞이하며 준비한 음식은 함흥냉면과 평양왕만두였고, 그 요리를 통해 함경북도가 고향인 이순재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철저히 게스트 중심으로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는 토크를 진행하는 ...

  • 뮤지컬 <잭 더 리퍼>│누구나 가슴 속에 잭 하나쯤은 있잖아요

    뮤지컬 <잭 더 리퍼>│누구나 가슴 속에 잭 하나쯤은 있잖아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난 6월 30일, 남산창작센터에서 공개된 뮤지컬 의 연습현장에 들어오던 슈퍼주니어 성민이 마주치는 사람마다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이번 공연에 새롭게 합류한 그가 맡은 역은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미쳐가는” 외과의사 다니엘. 잭에 대한 두려움과 내재된 욕망, 사랑의 달콤함 사이를 오가야 하는 다니엘의 복잡다단한 심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될 만큼 해맑은 웃음이었다. 연습실 바깥 한 편에서는 특종에 눈...

  • <해피투게더3>, 새로운 활기를 엿보다

    <해피투게더3>, 새로운 활기를 엿보다

    목 KBS2 오후 11시 5분 부침 심한 예능 프로그램의 세계에서 200회라는 결코 적지 않은 방영 횟수는 우선 축하해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쌓아온 오랜 시간은 또 프로그램의 불안 요소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 세계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포맷이 피고지는 부침 심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어제 방영한 200회 특집이 인상적이었던 건 200이라는 숫자 때문도 대폭발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전현무와 김신영의 활약 때문만도 아니다. 언젠가...

  • <비틀즈 코드>, 평행이론에 갇히다

    <비틀즈 코드>, 평행이론에 갇히다

    Mnet 밤 12시 작은 연결고리만 있다면 무엇이든 용납할 수 있는 세계. 이 룰만 받아들인다면 출연자들은 에서 한 판 신나는 유희를 즐길 수 있다. 윤수일은 테이의 노래와 자신의 노래를 연결해 만든 '온 세상이 취한 것 같아~름다워'라는 가사를 듣고 “취하면 원래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말은 유세윤의 대본에 준비돼 있던 말과 동일한 것이었다. 이 '소름 돋는' 순간은 물론 우연이었다. 만약 윤수일이 평행송의 유희...

  • '라디오 스타', 깨알같은 재미로 꽉 채운 20분

    '라디오 스타', 깨알같은 재미로 꽉 채운 20분

    '라디오 스타' MBC 수 밤 11시 5분 역시 '라디오 스타'의 묘미는 20분 남짓한 짧은 러닝타임을 빼곡히 채우는 잔재미들의 향연에 있다. 캐릭터가 분명한 MC들의 “막 던지는” 토크, 센스 있는 자막과 CG, 반 박자 빠른 편집, 음향 효과 같은 모든 요소들이 라디오 부스를 닮은 아담한 세트의 공간감을 극대화하며 이 프로그램 특유의 정체성을 구축한다. '깨알 같은 재미'라는 표현은 이 코너를 위해 태어난 말처럼 느껴지기 까지 한다. 어제...

  • <넌 내게 반했어>, 넌 어느 시대에서 왔니?

    <넌 내게 반했어>, 넌 어느 시대에서 왔니?

    1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학내 밴드의 보컬이자 여학생들의 아이돌인 이신(정용화)이 동생의 맹장 수술로 공연을 펑크 내자 주최자로서 곤경에 빠진 규원(박신혜)이 대신 무대에 오르고, 브로드웨이에서 인정받은 연출가 석현(송창의)은 그런 규원에게 흥미를 느낀다. 1회의 클라이맥스였던 이 장면은 한 시간 동안 펼쳐진 전형적이면서도 작위적인 설정의 집결지와도 같았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라는 부제처럼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악연으로 얽히는...

  • <명작스캔들>, 유재하는 여전히 살아있다

    <명작스캔들>, 유재하는 여전히 살아있다

    KBS1 화 밤 11시 40분 “동시대의 명작을 발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최원정 아나운서의 클로징 멘트가 어제 의 가치를 그대로 대변해준다. 명작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쉽지만 가볍지 않게 유쾌한 입담으로 들려주는 이 방송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서양의 클래시컬한 소재가 아닌 '우리의 정서를 우리의 언어로 표현한' 예술가를 다루었다. 그는 故 유재하였다. “대중문화가 고급화되기 위해서는 일종의 신화가 필요하다”는 이택근 평론가의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