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현숙, "남편 눈치보면서 살았다"
오은영, 팽락부부 대화법은?
34년 만에 건넨 사과 한 마디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화면 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화면 캡처
최양락, 팽현숙 부부가 서로를 향한 진심을 드러내며 눈물을 보였다.

18일 밤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최양락·팽현숙 부부가 출연했다. 이들 부부는 34년 만에 처음으로 부부 상담을 진행했다.

이날 코미디언 후배 박나래는 팽현숙을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최고로 순수하시고 아름다우시고 세상에 때도 안 묻은 팽현숙이 원래부터 이랬겠냐”며 “뭔가 계기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정형돈은 “그러면 우리 최양락 형님이 순수한 형수님을 더럽혔다는 말이냐”라며 “우리 형님이 더럽다? 사람도 아니었다? 인간 쓰레기였다 그런 말이냐. 최고의 개그맨이지 않냐”라며 누구 편인지 모를 주장을 펼쳤다.

팽현숙은 자신이 변한 이유에 대해 최양락을 꼽았다. 그는 “늘 맨 정신으로 못 있고 고집도 세다”라며 “예를들어 광고를 찍는데 그 당시에 5000만 원을 받았다. 아주 오래전에 그 금액이면 아파트 전세값이다. 그 회사에서 기분이 좋았는지 제게 선금을 주셨다. 당시 딸의 학비도 보내고 생활비도 써야돼서 돈을 썼다”고 말했다.

돈을 이미 상요한 상태에서 촬영장에 온 부부. 그런데 최양락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촬영장에서 나가버렸다고. 최양락은 “나는 TV 광고 촬영인 줄 알았는데 케이블 광고더라”라며 “이 광고는 저랑 안 맞는 것 같다고 하고 나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팽현숙은 최양락때문에 이미 써버린 계약금을 울면서 대출로 갚았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오은영은 "최양락씨는 '찰리채플린'처럼 예술가다. 그런데 거기에서 벗어나면 불안하고 싫은 그런 내적 긴장감이 높은 분이다"라며 " '고집이 세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직면하지 못하는 성격이여서 그렇게 비쳐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팽현숙은 최양락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산다며 "누군가에게 고개를 숙인다는게 얼마나 자존감이 떨어지는 일인 줄 아냐. 처음에는 거울 앞에서 연습도 했는데, 이제는 사회생활하면서 습관화가 됐다”며 “자존감, 자존심이 없다. 함께 일한 동료들이 '현숙 씨 사람 좋다'라고 하면서 남편 덕분에 역으로 성공한 것도 있다. 힘든 게 장점이 된 거다"라고 말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화면 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화면 캡처
오은영은 "남편이 삐졌다고 느꼈을 때 어떻게 풀어가냐"라고 물었고, 팽현숙은 "처음에는 일단 사과를 했다. 그럼 보통 남자들은 인정하는데, '잘못을 인정해? 그럼 앞으로 그러지 마'라고 한다. 내가 편지를 엄청 많이 썼다"라고 전했다.

정형돈은 "예전에는 사과를 안 했던 것 같다. 내 영역을 침범했다 싶으면 삐지고 말을 안 했다. 그런데 아내가 힘들어했다. 지금 결혼 14년차인데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나오게 되더라. 형님처럼 살다가는 밥 한 끼도 못 얻어먹을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오은영은 "두 분이 대화를 하는데 독특한 특징이 있다. 최고의 호흡이 아니다. 외람되지만 뼈 때리는 얘기를 해보자면, 팽현숙 씨가 이 방식이 아니고는 소통이 안 되는 것 같다. 펜싱으로 치면 치고 빠지는데, 펜싱대화법이 대화를 하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며 “편지부터 모든 방법들을 써봤지만 소통이 안 된다고 느끼는 것 같다. 생활 속 이슈로 대화가 시작되는데 너무 진지하게 얘기를 꺼내면 최양락 씨가 불편한 마음이 들고 입을 닫아버리니까, 얘기를 안 할 수는 없고 방송에서 치고 빠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팽현숙은 "나도 이제 나이 육십을 바라보고 있다. 따뜻한 말 한 마디 한다고 돈 들어가냐. 서로 의지하면서 앞으로 잘 살아가자"라고 말했다. 최양락은 아내 팽현숙에 대해 "팽현숙이라는 사람이 없어진다는 곤란해질 것 같다. 마비가 되는 거야. 그 존재가 굉장히 크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최양락은 "컨디션이 안 좋으면 나를 엄청 챙겨준다. 이 사람의 첫 번째는 최양락인 거다. 난 그걸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 많이 느끼게 된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팽현숙에게 첫 번째가 최양락인데 그걸 30년 동안 당연하게 여겼다는 걸 요즘 많이 느낀다”며 진심을 드러냈다.

최양락은 팽현숙에게 34년 만에 “미안해”라는 말을 처음 건넸다. 팽현숙은 남편의 진심어린 한 마디에 감정이 복받쳐 오열했다.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됐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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