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화면 캡처 / 사진=SBS 제공
‘닥터스’ 화면 캡처 / 사진=SBS 제공
SBS ‘닥터스’ 15회 2016년 8월 8일 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유혜정(박신혜)은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으며 남바람(남궁민)의 자살을 막고, 혜정도 그 사건을 통해 힐링 받은 것 같다는 말을 하며 홍지홍(김래원)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궁금해 한다. 아버지를 피하던 진서우(이성경)는 결국 아버지의 약점을 건드리며 대립한다. 지홍과 혜정의 안정적인 관계는 유지됐지만, 임신 중인 교통사고 환자의 수술을 두고 대립한다. 결국 혜정의 뜻대로 지홍은 수술을 하지만 환자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는다.

리뷰
혜정의 삶은 겉으로 보기에 결핍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녀가 얻은 지홍과의 사랑은 혜정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남바람과의 사건은 혜정을 스스로의 상처와 똑바로 마주할 수 있게 했다. ‘네 상처가 해와 달 아버지에게 힐링이 됐구나’라고 상처의 아이러니함을 지홍은 얘기했지만, 혜정은 서로 힐링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바람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으며, 아버지가 생각나기도 했고, 조금은 편해지기도 했다고. 해와 달, 그리고 바람 부자(父子)들을 통해 자신과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린 혜정이 자신의 과거들까지 밖으로 제대로 드러낼 수 있게 되었고, 그것만으로도 상처의 크기가 조금은 작아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혜정이 자신의 상처와 결핍을 제대로 바라보며 해결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딛는 사이, 서우의 상처는 더 깊어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할 것 없는 서우의 삶은, 제대로 된 사랑이 없어 더 큰 공허함만이 있었던 것. 날 사랑하지 않는 남자, 병원 운영을 위한 수단으로 자신을 대하는 아버지, 아버지의 인정마저 쉽게 얻은 것 같은 눈엣가시 혜정의 존재까지.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서우의 낮은 자존감, 상처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에게 불만을 터뜨리는 아버지에게 서우 역시 불만을 폭발시키며 아버지의 콤플렉스까지 건드려 결국 더 사이가 벌어진다. 혜정이 지홍의 존재로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고, 더 나은 어른이 되어가는 것처럼, 서우도 누군가의 존재로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아직은 친구 사이마저 잘못될까 두렵기만 한 피영국(백성현)이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삐뚤어졌던 서우의 모습까지 있는 그대로 바라봐줬던 영국의 몫이 과연 거기까지 닿을 수 있을지, 감정이 변했으니 예전과 다르다는 영국의 말은 이제 제대로 시작된 영국과 서우의 러브라인을 기대하게 한다.

지홍은 반대했던 수술을 결국 하게 되지만, 환자는 뇌사에 가깝다는 판정을 받게 된다.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기적이다’라는 혜정의 말은 사실적이라 슬프기도 하고, 그럼에도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기에 화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기적은 말 그대로 기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지 않은가. 기적이 일어날 기회를 막고 싶지 않았다는 지홍의 선택은 과연 그 환자를 살게 하는 기적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기적이 일어나든, 일어나지 않든지 이 환자의 존재는 혜정과 지홍의 삶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일까. 존재감 넘치는 카메오들로 인해 극이 산만해지고 있다는 평가 또한 있지만, 그들의 큰 존재감은 혜정과 지홍을 성장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새롭게 등장하는 환자를, 비중이 큰 카메오들을 기대하면서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아이러니지만 ‘닥터스’의 묘미가 아닐까.

수다포인트
-윤도(윤균상)쌤의 추접스러운 길은 도대체 뭡니까?
-윤도가 아침에 한 운동은 뭐죠? 카리스마 넘치던 윤칼은 어디가고 개그담당으로 빠지는 듯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최강수(김민석)에게 일어나는 일이 불안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이라고 해줘요.
-남궁민 가고, 이상엽 왔다.

김지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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