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예지의 옐로카드>>

방송 도중 '폭행 리스크' 터진 김강열, 황영웅
3년이 지나도 제작진의 '나몰라라' 대응은 여전
'女폭행' 김강열→'벌금형 전과' 황영웅…3년이 지나도 '눈감고 귀막고'[TEN스타필드]
<<류예지의 옐로카드>>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연예계 사건·사고를 제대로 파헤쳐봅니다.



떴다 싶으면 논란이 터진다. 당사자의 발빠른 해명도 필요하지만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제작진의 행보도 누구보다 중요하다. 불거진 논란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프로그램 전체는 물론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까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

MBN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 중인 가수 황영웅이 폭행 전과가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학창 시절엔 '일진'으로 불리며 학폭을 저질렀고 성인이 된 뒤에도 주먹을 휘둘러 상해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는 주장이었다.
'女폭행' 김강열→'벌금형 전과' 황영웅…3년이 지나도 '눈감고 귀막고'[TEN스타필드]
피해자로 주장하는 이는 치료비 포함 300만원에 황영웅과 합의했으나, 황영웅은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또 아직까지 치열이 뒤틀리는 등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폭로했다.

황영웅의 과거 사진도 확산했는데, 팔과 등에 문신이 있어 논란이다. 일각에서는 ‘조폭 문신’으로 알려진 이레즈미(먹물을 넣는다는 뜻의 일본어) 문신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제작진은 결격 사유 여부를 확인했고 서약서도 썼다고 밝혔다. '결격 사유'에 어떤 조건이 있는지 공개하진 않았다. 그러나 황영웅이 참가했으니 결격 사유는 없고 내부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뜻이 된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과거사를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역으로 감정에 호소했다.

추가로 밝힌 입장문에서는 황영웅의 50만원 벌금형 폭행 전과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참가자가 반성하고 죄를 뉘우치고 있으니 끝까지 응원해달라는 모습을 보였다. 억울한 부분도 있다고 강조하며 평생을 치열이 뒤틀린 채 살아가는 피해자를 향한 사과는 한마디 없었다.
'女폭행' 김강열→'벌금형 전과' 황영웅…3년이 지나도 '눈감고 귀막고'[TEN스타필드]
결승이 일주일도 안남은 지금, 황영웅은 폭행을 인정했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차의사는 없었다. 8억 상금을 눈 앞에 둔 그는 오히려 뒷바라지 해준 '엄마'와 '할머니'를 언급했다. 피해자를 향한 사과문인지 혹은 가족을 향한 효심 깊은 편지인지 본인만 알 터.

당사자는 물론이고 제작진까지 논란에 '나몰라라식'이다. 황영웅과 제작진의 공통점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다. 죄를 인정은 하지만,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도 있다며 '살아갈 기회'를 달라고 했다. '살아갈 기회'는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 황영웅에게 언급해야 하는 단어.

오는 28일 '불타는 트롯맨'의 결승전이 열린다. 제작진은 황영웅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기로 했고 이후 스페셜 방송까지 방송한다. '미스트롯2' 학교폭력 가해자 진달래가 논란 이후 바로 하차한 모습과는 대비된다. 제작진 역시 가차없이 진달래의 손을 놓았고 대체 참가자를 뽑았다. 당시의 제작진은 이번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과 동일인물이다. 진달래와 황영웅을 향한 '잣대'는 확연히 달랐다. 제작진은 우승 후보 황영웅을 눈앞에서 놓치기 싫은 모양새.
'女폭행' 김강열→'벌금형 전과' 황영웅…3년이 지나도 '눈감고 귀막고'[TEN스타필드]
3년 전에도 타 방송사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방송 도중 출연진의 폭행 전과가 드러났지만 제작진은 '눈감고 귀닫는' 행보를 보였다. 주인공은 채널A '하트시그널3' 김강열의 이야기.

김강열은 2017년 1월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모르는 여성의 명치를 발로 차는 등 폭력을 행사해 전치 3주의 피해를 입혔다. 이에 그는 폭행 혐의로 벌금 200만원 약식명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폭행 전과를 인정하고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본인의 벌금형 처벌도 솔직하게 밝혔다. 하지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그에게 제작진은 관대했다. 김강열의 출연 장면을 편집없이 그대로 방송에 내놓은 것. 시청자들의 비난은 폭주했지만 제작진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女폭행' 김강열→'벌금형 전과' 황영웅…3년이 지나도 '눈감고 귀막고'[TEN스타필드]
김강열은 '하트시그널3'의 흥행을 이끈 인물. 시즌2 김현우에 이어 남자 메기로 톡톡히 활약했다. 결국 제작진은 도덕성보다는 시청률을 택한 셈.

'하트시그널3' 이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제작진들의 마이웨이 행보는 여전하다. 결방없이 프로그램을 내보낸 '하트시그널3' 측이나 억울한 변명으로 호소하는 '불타는 트롯맨' 측이 어딘가 닮아있다.

황영웅의 사생활 문제가 불거지며 다른 참가자들까지 방해하고 있다. 국내 트로트계 신화를 쓴 서혜진 PD가 과감히 칼을 뽑아야 하는 시점이다. 진달래를 하루 아침에 손절한 것처럼 말이다. 망설일 시간이 없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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