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tvN·JTBC 이름은 뒤로 숨긴 채 유튜브 콘텐츠 제작
필터링 없는 욕설·음담패설
'노란 딱지' 피하려는 꼼수까지
유튜브에서 고삐 풀린 tvN·JTBC…욕설도 음담패설도 자유자재[TEN스타필드]
유튜브에서 고삐 풀린 tvN·JTBC…욕설도 음담패설도 자유자재[TEN스타필드]
유튜브에서 고삐 풀린 tvN·JTBC…욕설도 음담패설도 자유자재[TEN스타필드]
사진=유튜브 '바퀴 달린 입'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바퀴 달린 입' 영상 캡처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유튜브는 콘텐츠의 표현이 비교적 자유롭다. 때문에 방송사들도 TV 채널에서 하지 못했던 콘텐츠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유튜브의 맛을 본 방송사들은 이제 자신들의 흔적을 지운다. 자신들의 이름이 '자체 제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이름을 지우고 얻은 자유로움이 더 세고 더 선정적인 콘텐츠 제작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와플은 CJ ENM이 2021년 3월 출범한 웹 예능 채널로, tvN PD들의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이다. 구독자 143만 명, 누적 조회수는 3억 9800만뷰를 넘는다. 그 가운데 시즌제로 운영되고 있는 웹 예능 '바퀴 달린 입'은 이용진, 가비, 풍자, 조세호, 곽튜브가 출연하는 일종의 토크쇼다.

'바퀴 달린 입'에서는 출연자들의 입놀림이 '현란'하다. 욕설과 음담패설도 마음 편히 한다. '바퀴 달린 입' 시즌3의 에피소드 11 '낮져밤져이고 싶은... 밤의 황JB 곽!'에서 출연자들은 '술자리 헌팅. 연애 목적 VS 하룻밤 목적'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출연자들은 상황극을 하며 대화 주제에 몰입했다. 그러던 중 풍자는 "나는 무조건 너와 XX해야지", 곽튜브는 "선X후사를 하는 여자 분을 본 적 없다"고 말했고, 출연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친구에게 애인과의 스킨십, 잠자리, 애정 표현 등에 대해 얼마나 얘기할 수 있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출연자들은 남편이 친구들과 술 한잔하고 있을 때 아내에게 전화가 걸려 온 상황을 연출해봤다. 남편 친구 역할인 조세호는 전화를 하는 시늉을 하며 "제수 씨 끊어요"라고 말했다. 이에 풍자는 "어디 살아요? 이거 씨X 안 되겠네"라며 겁을 주는 연기를 했다. 출연자들은 웃으며 자지러졌다. 욕설이나 성적 표현은 소리로는 그대로 나오지만 자막에는 슬쩍 지우거나 한글과 영어를 섞어 표시하는 꼼수를 부렸다. 노란 딱지, 일명 '노딱'을 피하기 위한 것. 유튜브는 욕설, 폭력, 선정성, 테러 옹호 등 영상에 광고가 달리는 것을 막고자 이런 영상에 수익 제한 조치를 건다. '노딱'이 붙으면 수익 창출이 막히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고삐 풀린 tvN·JTBC…욕설도 음담패설도 자유자재[TEN스타필드]
유튜브에서 고삐 풀린 tvN·JTBC…욕설도 음담패설도 자유자재[TEN스타필드]
유튜브에서 고삐 풀린 tvN·JTBC…욕설도 음담패설도 자유자재[TEN스타필드]
스튜디오 와플의 또 다른 콘텐츠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은 방송 초반 튀르키예인(터키인) 희화화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튀르키예 국호 개정 전 '터키즈 온 더 블럭'이라는 제목이었던 이 예능에서 이용진은 튀르키예 아이스크림을 파는 튀르키예인을 흉내내며 게스트들을 인터뷰하는 콘셉트였다. 하지만 이용진이 입은 의상은 튀르키예 의상이 아닌 아랍인들 복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인종차별 논란이 나온 이유다. 당시 튀르키예 네티즌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존중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어눌하게 한국말을 하는 이용진의 모습은 외국인들을 희화화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제작진은 해당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이용진의 의상을 교체했다. 지난 12월 '튀르키예즈 온 더 블록'이라는 제목으로는 시즌1을 종료한 상태. 하지만 '시즌'이라는 이름에서 시즌2가 이어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고삐 풀린 tvN·JTBC…욕설도 음담패설도 자유자재[TEN스타필드]
사진=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룰루랄라 디랩'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룰루랄라 디랩' 영상 캡처
유튜브에서 고삐 풀린 tvN·JTBC…욕설도 음담패설도 자유자재[TEN스타필드]
유튜브에서 고삐 풀린 tvN·JTBC…욕설도 음담패설도 자유자재[TEN스타필드]
JTBC의 크로스오버 스튜디오인 SLL(스튜디오 룰루랄라) 역시 JTBC TV채널보다 과감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SLL은 '와썹맨', '워크맨', '시즌비시즌'의 제작사. 새롭게 선보인 '보건꽈선생'은 비뇨의학과 의사 겸 유튜버 꽈추형이 일일 보건 선생님이 되어 학교로 찾아가 성교육을 진행하는 콘텐츠다. 그 가운데 에피소드5는 '휜 꽈추? 비엔나 꽈추? 꽈추형도 당황한 대학생들의 리얼 성(姓)고민'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꽈추형이 숭실대 학생들을 만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꽈추형은 '반동거'를 주제로 학생들과 얘기를 나눴다. 동아리방에 놓인 침대를 본 꽈추형은 학생들에게 "침대를 왜 만들어줬어? 다른 데서 막 하다가 많이 걸려가지고"라고 말했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학생들과 성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해보는 시간은 발전적이었지만 성적 농담이 아슬아슬한 수위를 오가기도 했다.

SLL은 '와썹맨', '워크맨', '시즌비시즌'과 같은 성공한 콘텐츠의 경우 독립 채널로 운영하고 있다. 잘 키운 자식은 분가를 시킨 셈이다. 콘텐츠에 제작사의 이름을 지워 서로의 콘텐츠에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하고 콘텐츠 각자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vN의 스튜디오 와플 역시 이름만으로는 CJ ENM이 운영하는 채널이라는 사실은 알 수 없다.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 제작에 자유로움을 얻은 tvN과 JTBC. 고삐가 풀린 방송사들은 욕설, 19금 콘텐츠도 서슴지 않는다. 유튜브 수익 창출의 짜릿한 맛에 필터링도, 방송사의 품격도 잊었나 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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