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 대신 대상' 전현무, 10년 만에 인정받은 예능에 美친놈 [TEN스타필드]
≪우빈의 연중일기≫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기록을 다시 씁니다. 화제가 되는 이슈를 분석해 어제의 이야기를 오늘의 기록으로 남깁니다.


시청자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2022 MBC 연예대상' 대상의 트로피는 전현무의 차지였다. '2017 MBC 연예대상' 이후 두 번째 대상이긴 하지만, 올해 트로피는 의미가 다르다. 본인도 동료들도 대중도 인정하는 대상이기 때문. 프리를 선언하고 방송쟁이가 된 지 10년. 전현무는 비로소 진정한 예능왕이 됐다.

올해 MBC 예능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이가 '전현무'라는 것에 큰 이견이 없을 거다. 웃기다고 회자되는 프로그램과 장면엔 다 전현무가 있었다.

그가 올해 '나혼자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얻은 별명만 봐도 ''2022 MBC 연예대상' 대상은 전현무의 것이겠다' 예상 가능했다.

웹툰 작가보다 센스 있는 그림 실력으로 '무스키아'(전현무+바스키아) 별명을 얻었고 솔직한 삶을 살겠다더니 젊고 새로운 건 다 따라하면서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파김치에 눈이 돌아 파김치 먹방을 선보여서 '파친놈(파김치에 미친놈)'이라 불리기도 했다.
사진=MBC 방송화면
사진=MBC 방송화면
사진=MBC 방송화면
사진=MBC 방송화면
사진=MBC 방송화면
사진=MBC 방송화면
전현무는 분명 재능 많은 사람이다. 코믹하면서 안정적인 진행도 진행이지만, 전현무라서 살린 '캐릭터'를 볼 때마다 재능도 넘치고 운도 좋다는 생각을 한다.

KBS 아나운서였던 전현무가 프리를 선언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프리 선언 뒤 공중파와 종편을 오가며 믿고 보는 MC이자 예능인이 된 전현무. 진지하진 않아도 촐싹거리면서 게스트를 편안하게 해줬고 특유의 촐랑거림과 까불대는 모습이 웃음을 줬다.

하지만 그의 가벼움은 때때로 선을 넘었다. 저런 말은 경솔한 게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할 때도 있었고 그의 대화법에 출연자들의 팬이 불쾌함을 느끼기도 했다.

편집본에선 전현무의 경솔한 면모를 잘 잘라냈지만 생방송에선 불가능했다. 2009년 KBS 연예대상에선 '밉상질문' 콘셉트로 대상 후보를 인터뷰하다 강호동의 뺨을 툭툭 치는 무례한 행동으로 비난받았다.
'밉상 대신 대상' 전현무, 10년 만에 인정받은 예능에 美친놈 [TEN스타필드]
2015년 SBS 연예대상에서도 강호동이 "염치없지만 (대상에)욕심이 난다"고 하자 "올해 어떤 활약을 하셨죠?"라고 되물었다. 또 강호동이 "(긴장해서) 손에 땀이 난다"는 말에는 "그건 살이 쪄서 그렇다"고 해 논란이 됐다. 전현무는 강호동에게 직접 사과했다며 사과문을 따로 올렸다.

같은 해 KBS 연기대상에선 임호에게 "(수상소감) 많이는 말고 적당히 길게 하시라. 거울 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가 임호가 "수상소감을 하다가 기분 나빠보긴 처음"이라고 말해 분위기가 차가워지기도 했다. 2019년 KBS 연예대상에서도 유튜버 박막례에게 무안을 주는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전현무는 지난 10년을 경솔의 아이콘으로 살았다. 2017년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았으나 그것과 별개로 가벼운 언행은 전현무를 비호감으로 만들었다. 그랬던 그가 달라진 건 올해다.
사진=MBC 방송화면
사진=MBC 방송화면
전현무는 모델 한혜진과 결별하면서 2019년 '나혼자산다'에서 하차했다. 2년 만에 '나혼자산다'에 복귀한 전현무는 '돌싱남' 취급을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시작했다. 두 번째 공개 연애했던 이혜성과도 헤어지자 앞뒤 재는 것 없이 예능에만 집중했다. 전현무가 안정을 찾자 기름기 빠진 음식처럼 담백하고 편안한 웃음이 터졌다.

1월 1일부터 빈틈없이 웃음을 준 전현무. 올해 MBC는 전현무가 대상을 못 받으면 그게 이상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현무의 해였다. 전현무도 확신이 있었기에 KBS 연예대상에서 "저의 관심은 오로지 MBC에 있다"고 자신했을 터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혹평을 들었던 연예대상에서 오랜만에 나온 이견 없는 대상. 경솔의 아이콘에서 예능 왕좌에 오른 전현무. 방송의 무게를 깨닫게 될 때까지 10년이 걸렸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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