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발전 없는 SBS 예능국
문제점은 '2022 SBS 연예대상'에서 드러나
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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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욕을 먹는 게 싫어 나름 머리를 써 국민 MC에게 '2022 SBS 연예대상' 대상을 줬더니 더 큰 풍파를 만났다. 이 논란의 시발점은 SBS의 나태함. 새로운 콘텐츠에 투자한 게 없으니 결과가 나올 리 만무하다.

매년 하는 시상식이니 상은 줘야 하는데 흥행한 예능도 없고 예능인도 없다. 출연진은 거기서 거기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프로그램도 전과 다를 바 없다.

출연자들에게 적당히 상을 나눠주고 장수 프로그램을 대우해주니 쫄깃함은 없어진 지 오래다. 예상할 수 있는 대상 후보도 그렇지만 구색을 갖추기 위해 이런저런 상을 신설하니 재미도 감동도 없다.

처음엔 그러려니 넘어간 예능인들도 이젠 참지 않는다. 이번 '2022 SBS 연예대상'에서도 뼈 있는 발언들이 나왔다. 이경규의 수상 소감이 SBS 연예대상 실태의 핵심이다.
/사진 = SBS '2022 연예대상'
/사진 = SBS '2022 연예대상'
이경규는 '편먹고 공치리'로 베스트 캐릭터 상을 받곤 "살다 살다 이런 희한한 상은 처음 받아본다. 무슨 상인진 모르겠지만 화낼 때마다 소폭 시청률이 상승한다니 참 좋다"고 말했다. 수상자도 의미를 알 수 없는, 희한한 시상식.

이경규와 함께 대상 후보로 오른 신동엽도 한마디 했다. 돌려먹는 연예 대상을 비판하며 대상 후보에 오르는 것을 거절했던 김구라를 언급하며 "저도 한번 확 화를 내서 대상 후보에 빠지는 기쁜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

올해 SBS 연예대상 대상의 주인공은 유재석이다. 그가 대상을 받은 뒤 사람들은 이견은 없지만 '런닝맨' 지석진을 홀대한 것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유재석이 받아 말이 나오는 자체가 이견이다. 심사 기준은 모르겠지만 유재석조차 지석진의 대상을 예상했으니 올해 SBS 연예대상엔 문제가 있다.
/사진 = SBS '연예대상'
/사진 = SBS '연예대상'
유재석의 대상에 이견이 없는 이유는 그가 수십 년 째 '국민 MC'이기 때문이다. 그의 위치는 공고하기 때문에 언제 대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잘난 프로그램 없던 SBS의 입장에선 유재석에게 대상을 주는 게 무난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누구도 반기를 들지 않을 국민 MC니까.

별개로 지석진의 무관은 아쉽다. 탁재훈도 프로듀서상을 받고 하다못해 고정 멤버라 볼 수 없는 허경환도 '미운우리새끼'로 상을 받았다. 왕코 형님으로 큰 사랑을 받는 지석진이 최우수상은커녕 이상한 이름의 상 하나 못 받는 건 시청자들이 납득하기 쉽지 않다.

SBS 예능국은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 굳건한 지지층이 있는 프로그램 외 SBS의 예능 스타일을 살펴보면 새롭고 특별한 게 없다. 인기가 있다 싶으면 재정비 기간을 갖고 시즌2도 돌아오거나, 출연자는 그대로 프로그램명만 바꾸고 같은 콘셉트로 제작한다. '동상이몽 너는 내 운명'이 그렇고 '집사부일체'와 '골 때리는 그녀들', 그리고 '신발 벗고 돌싱포맨'이 그렇다.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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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안주하면 발전이 없다고들 한다. 과거엔 안정적인 게 최고였더라도 지금은 아니다. 제자리걸음 하는 동안 남은 앞서가 결국 퇴보하게 된다. 케이블과 종편이 생기며 채널은 다양해졌고 리모컨도 쉽게 돌아간다. 굳이 TV를 보지 않더라도 유튜브가 있고 OTT가 있지 않나. 올해 화제의 예능 역시 OTT와 케이블에서 나왔다.

상을 신설할 때가 아니라 긴장감 없는 SBS 현주소에 고민할 때다. 비록 고인 물이 썩어가는 상황이긴 하나 답이 없는 문제는 아니다. 예능인이 깨어 문제를 지적하고 있으니 아집을 꺾고 변화를 꾀하면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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