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이슈] 부정(不正)했던 비아이 아버지의 애끓은 부정(父情)
이미 저지른 일은 없던 일이 될 수 없다. 중독성 있는 마약 투약을 덮기엔 실수라는 핑계는 초라하다. 대마를 3번 피웠고, 초강력환각제인 LSD도 구매했다. 겁이 나 마약을 한 적이 없다던 비아이는 혐의를 인정했고, 법정에 선 뒤에서야 반성의 뜻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박사랑 권성수 박정제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비아이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비아이는 2016년 LSD, 대마초 등의 마약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여러 차례 투약 및 흡입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비아이는 "마약을 구입한 건 맞지만, 하진 않았다"며 아이콘을 탈퇴하고 YG와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비아이는 경찰 조사에서 대마초 흡연 사실을 인정했다. 첫 재판이 열리기 전 반성문을 제출하기까지 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50만원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 범행 이후에도 약 3년 동안 연예계 활동으로 막대한 이득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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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이는 2019년 아이콘을 탈퇴한 뒤에도 은지원의 솔로 앨범 수록곡의 작곡에 참여했으며, 아이콘의 새 앨범에도 작곡가로 이름을 올려 논란이 됐다. 뿐만 아니라 에픽하이의 정규앨범엔 피처링으로 참여까지 했다.

가수로 활동만 하지 않았을 뿐, 자숙 없이 꾸준히 연예계 활동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고현정, 조인성, 김하늘 등이 소속된 아이오케이 컴퍼니의 최연소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산하레이블 131까지 꾸렸다.

그가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던 뒷배는 아버지였다. 비아이의 아버지 김 씨는 2014년 주식시장에 지분정보를 허위 보고해 투자금을 유치하고 회삿돈 24억 원을 유용한 혐의로 구속된 전과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재기를 위해 안팎으로 열심히 뛰어다녔다.

아이오케이의 임직원은 아니지만, 그룹 직원들에게 '부회장'이라고 불리는 김 씨는 비아이의 행정, 세금 문제 등을 처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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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이의 마약 혐의 첫 재판에서도 아버지의 보호가 눈에 띄였다. 김 씨는 "아이를 잘 가르치고 보살펴야 했는데 제 잘못이 크다. 자식 잘 뒀다는 말에 으스대고 자랑했던 제가 원망스럽고 후회스럽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저도 미성숙하고 어리숙하지만 부모로서 끝까지 책임지고 보호하고 지켜나가겠다"며 "못난 저희 아들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시고 선처해달라"고 읍소했다.

비아이 역시 최후진술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소개숙였다. 비아이는 "저는 잘못을 저질렀다. 어리고 생각이 짧았다는 핑계를 대기엔 너무나 많은 걸 잃었다. 엄마 아빠와 동생에게도 미안했고 한동안 살고 싶지 않다가 애써 주변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비아이는 "다시는 이런 바보 같은 실수를 안 할 것"이라며 "지금도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도 반성하겠다. 다신 없을 소중한 사람들이 날 지켜줬고, 나도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다시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나란히 법정에 출석했던 비아이 부자(父子).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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