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논란 '조선구마사'
폐기 요구 국민청원 13만 돌파
폐기 요구 국민청원 13만 돌파
SBS '조선구마사' 측이 역사왜곡 논란에 사과했지만 여론은 싸늘한 상태다. 관련 내용을 짚은 국민청원 글엔 13만 명의 국민이 동의해 '조선구마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합니다'란 제목의 글은 게재된 지 하루만에 13만 6303명(25일 9시 기준)의 동의를 받았다.
글쓴이는 "3월 23일 SBS에서 방영된 '조선구마사'는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을 받아들이는 듯한 내용과 화면으로 점철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을 시작하면서 자막을 통해 '본 드라마의 인물, 사건, 구체적인 시기 등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넣었으나, 실제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어떻게 역사적 사실과 무관할 수 있겠나"라고 썼다.
글쓴이는 "처음부터 판타지로 풀어내려면, 모든 등장인물을 새롭게 창조했어야 한다. 역사적 인물이 그대로 나오는데, 특히 조선의 역사를 모르는 외국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이걸 보고 ' 아, 저 때 저 사람이 저랬구나 '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태종이 환시와 환청으로 인해 백성들을 무참히 도륙하는 것, 충녕대군이 통사 마르코와 바티칸에서 파견된 구마 전문 신부 요한에게 중국의 과자 월병에, 중국식 인테리어의 기생집까지"라며 드라마 속 왜곡 부분을 상세히 열거했다. 글쓴이는 "도대체 PD는 뭐하는 분이고, 작가는 뭐하는 사람이고, 미술감독은 뭐하는 사람이고, 방송제작을 결정하고 관리감독하는 사람은 뭐하는 사람입니까"라며 "공중파에서 이런 내용이 문제없이 방송이 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깝다 생각말고 쓰레기 같은 내용의 드라마는 바로 폐기하고 종영하기를 바란다"고 일침했다.
뿐만 아니라 '조선구마사'에 출연한 배우들과 관련해 "아무 문제의식 없이 출연한 배우도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선구마사'는 첫 방송에서 태종이 무고한 백성을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내용을 담아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기방의 한 장면에서 중국식 만두를 비롯해 중국 술, 중국 간식 월병, 피단(오리알을 삭힌 중국 음식)이 놓여져있는 부분이 문제가 됐다.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철인왕후'에서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국보인 조선왕조실록을 '한낱 지라시'라고 일컫는 대사 등으로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린 바 있어 논란이 커졌다.
SBS는 "중국풍 미술과 소품(월병 등) 관련하여 예민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시청에 불편함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며 "구마 사제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 중 문제가 되는 씬은 모두 삭제하여 VOD 및 재방송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또 다음주 결방을 통해 전체적인 내용을 재정비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중국이 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며 "제작진 역시 입장문에서 '예민한 시기'라고 언급했듯이, 이러한 시기에는 더 조심했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주 이씨 종친회(전주이씨대동종약원) 또한 "태종, 양녕대군, 충녕대군 등 역사의 실존 인물을 그대로 사용하며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여 방영했다"며 "조선왕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 잘못된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로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파문이 커지자 삼성전자, KT, 코지마, LG생활건강, 에이스침대, 호관원, 반올림피자샵, 광동제약, 블랙야크, 하이트진로, 쌍방울 등이 광고 '손절'을 감행했다.
'조선구마사' 촬영지였던 나주시와 문경시의 지원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나주시는 관내 나주시영상테마파크 사용과 관련해 체결했던 제작지원 계약을 철회했다.
문경시는 2019년부터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역 내에서 드라마 및 영화를 촬영하는 제작사를 대상으로 숙박비·식비·유류비 등에 대해 일부 지원을 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조선구마사'에 지원된 비용은 지역에서 지출된 제작비용 1800만원 중 20%인 360만원이다. 이 금액에 대해 현재 제작사와 환수 절차를 진행 중이며 엔딩크레딧 장소협찬 제외 및 향후 본 드라마 제작과 관련한 어떠한 지원계획도 없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제작사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를 시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분노의 목소리는 거세다. 역사왜곡 드라마 방영을 강행하기 위한 사과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예랑 기자 norang@tenasia.co.kr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합니다'란 제목의 글은 게재된 지 하루만에 13만 6303명(25일 9시 기준)의 동의를 받았다.
글쓴이는 "3월 23일 SBS에서 방영된 '조선구마사'는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을 받아들이는 듯한 내용과 화면으로 점철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을 시작하면서 자막을 통해 '본 드라마의 인물, 사건, 구체적인 시기 등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넣었으나, 실제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어떻게 역사적 사실과 무관할 수 있겠나"라고 썼다.
글쓴이는 "처음부터 판타지로 풀어내려면, 모든 등장인물을 새롭게 창조했어야 한다. 역사적 인물이 그대로 나오는데, 특히 조선의 역사를 모르는 외국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이걸 보고 ' 아, 저 때 저 사람이 저랬구나 '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태종이 환시와 환청으로 인해 백성들을 무참히 도륙하는 것, 충녕대군이 통사 마르코와 바티칸에서 파견된 구마 전문 신부 요한에게 중국의 과자 월병에, 중국식 인테리어의 기생집까지"라며 드라마 속 왜곡 부분을 상세히 열거했다. 글쓴이는 "도대체 PD는 뭐하는 분이고, 작가는 뭐하는 사람이고, 미술감독은 뭐하는 사람이고, 방송제작을 결정하고 관리감독하는 사람은 뭐하는 사람입니까"라며 "공중파에서 이런 내용이 문제없이 방송이 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깝다 생각말고 쓰레기 같은 내용의 드라마는 바로 폐기하고 종영하기를 바란다"고 일침했다.
뿐만 아니라 '조선구마사'에 출연한 배우들과 관련해 "아무 문제의식 없이 출연한 배우도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선구마사'는 첫 방송에서 태종이 무고한 백성을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내용을 담아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렸다. 기방의 한 장면에서 중국식 만두를 비롯해 중국 술, 중국 간식 월병, 피단(오리알을 삭힌 중국 음식)이 놓여져있는 부분이 문제가 됐다.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철인왕후'에서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국보인 조선왕조실록을 '한낱 지라시'라고 일컫는 대사 등으로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린 바 있어 논란이 커졌다.
SBS는 "중국풍 미술과 소품(월병 등) 관련하여 예민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시청에 불편함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며 "구마 사제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 중 문제가 되는 씬은 모두 삭제하여 VOD 및 재방송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또 다음주 결방을 통해 전체적인 내용을 재정비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중국이 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며 "제작진 역시 입장문에서 '예민한 시기'라고 언급했듯이, 이러한 시기에는 더 조심했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주 이씨 종친회(전주이씨대동종약원) 또한 "태종, 양녕대군, 충녕대군 등 역사의 실존 인물을 그대로 사용하며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여 방영했다"며 "조선왕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 잘못된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로 즉각 방영중지를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파문이 커지자 삼성전자, KT, 코지마, LG생활건강, 에이스침대, 호관원, 반올림피자샵, 광동제약, 블랙야크, 하이트진로, 쌍방울 등이 광고 '손절'을 감행했다.
'조선구마사' 촬영지였던 나주시와 문경시의 지원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나주시는 관내 나주시영상테마파크 사용과 관련해 체결했던 제작지원 계약을 철회했다.
문경시는 2019년부터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역 내에서 드라마 및 영화를 촬영하는 제작사를 대상으로 숙박비·식비·유류비 등에 대해 일부 지원을 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조선구마사'에 지원된 비용은 지역에서 지출된 제작비용 1800만원 중 20%인 360만원이다. 이 금액에 대해 현재 제작사와 환수 절차를 진행 중이며 엔딩크레딧 장소협찬 제외 및 향후 본 드라마 제작과 관련한 어떠한 지원계획도 없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제작사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를 시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분노의 목소리는 거세다. 역사왜곡 드라마 방영을 강행하기 위한 사과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예랑 기자 nor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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