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파엠', 3일 박지선 추모 특집
김영철 "웃으며 보내기 쉽지 않다"
김신영·안영미·정경미 등 생방송 불참
故 박지선과 그를 추모하는 동료 개그맨 김영철(위부터), 김신영, 안영미/ 사진=텐아시아DB
故 박지선과 그를 추모하는 동료 개그맨 김영철(위부터), 김신영, 안영미/ 사진=텐아시아DB
개그우먼 박지선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동료 개그맨들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변화가 생겼다. 고인을 추모하는 특집 방송을 내보내거나, 생방송 불참 등으로 애도의 뜻을 전했다.

개그맨 김영철은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이하 '철파엠') 박지선 추모 특집을 꾸며 고인을 추억했다. 3일 오전 방송된은 '철파엠'은 '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아침 음악회' 특집으로 마련됐으며, 보이는 라디오는 진행하지 않았다.

이날 김영철은 고인을 언급하며 "어제 너무 충격적이고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사람들을 웃게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던, 제가 참 아끼고 사랑한 후배였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을 접하고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이 없었다"며 빈소에는 방송이 끝난 후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故) 박지선은 과거 '철파엠'에서 고정 패널로 활약했다. 김영철은 "'철파엠'의 소중한 가족이었다. 10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했다"며 "더 슬픈 게 오늘 박지선의 생일"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지난 8월 고인과 주고 받은 문자 내용도 공개했다. 김영철은 "8월 15일 박성광의 결혼식에서 지선이 얼굴이 안 좋아 보여서 끝나고 문자로 '지선아 무슨 일 있니'라고 하니까 '선배님, 제가 좀 많이 아파요. 빨리 나을게요'라고 했다"며 "'지선아 빨리 낫고 연락 줘. 조만간 보자'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 문자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박지선이) 사실 3년간 라디오를 함께 하면서 힘든 이야기도 잘 안 하고 아픈 이야기도 잘 안 했다"며 "많이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난 지선이에 대해 너무 많은 걸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작별하려니 너무 미안하고 제작진도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힘겹게 말했다.

김영철은 "웃으면서 보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저도 힘내겠다. KBS 직속 후배이자 나의 영원한 최고의 후배, 지선이의 이름을 잊지 않겠다"며 "고맙고 행복하고 사랑한다"고 했다.
故 박지선/ 사진=텐아시아DB
故 박지선/ 사진=텐아시아DB
또 다른 동료 개그맨 김신영, 안영미, 정경미, 정선희는 충격에 빠져 라디오 스케줄에 불참했다.

3일 방송된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는 행주가,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는 뮤지가 단독 진행했다.

같은날 MBC 표준FM '박준형 정경미의 2시 만세'는 김유리 리포터가 진행을 대신했으며, MBC 표준FM '정선희 문천식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는 문천식이 단독 출연했다.

라디오 관계자에 따르면 정경미, 정선희는 오는 4일 방송에 복귀한다. 안영미, 김신영의 복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안영미는 지난 2일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 생방송 중 박지선 비보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스튜디오를 빠져나갔다. 이날 방송은 안영미를 대신해 뮤지와 고정 게스트 송진우가 방송을 마무리했다.
故 박지선의 빈소/ 사진=텐아시아DB
故 박지선의 빈소/ 사진=텐아시아DB
박지선은 지난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모친이 쓴 것으로 보이는 노트 1장 분량의 메모가 발견됐으나 유족의 뜻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빈소는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5일 오전 7시다. 장지는 벽제승화원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