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정우성.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 정우성.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 정우성이 영화인으로서의 소신을 밝혔다.

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하 ‘지푸라기’)의 개봉을 앞둔 배우 정우성을 만났다. 이 영화에서 애인의 빚을 떠안게 된 공무원 태영 역을 맡은 정우성은 이날 인터뷰에서 영화와 자신의 연기 활동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정우성은 “산업은 자본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본에 대한 책임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자가 없으면 제작은 할 수 없지 않나. 1000만 영화는 1000만 영화의 툴을 인정해야 하고 500만 영화는 500만의 툴을 인정해야 한다. 그건 투자자들에 의해 되는 게 아니라 제작자나 감독들이 그렇게 접근해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80억 영화나 200억 영화 모두 1000만을 꿈꾸긴 어렵지 않나. 80억짜리 영화는 거기에 맞는 목표를 추구해도 되는데 어느 순간 다들 ‘더 많이 보면 좋지 않냐’는 게 돼 버리니 다양성의 여지와 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제작자들과 감독들도 포기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모든 영화가 1000만 영화와 경쟁해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각자에게 맞는 현명한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200만, 300만 영화가 나올수록 영화계가 더 건강해진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영화든) 주어진 예산 안에서 어떻게 더 똑똑하게 만들어갈지 고민해야 한다. 소박하게 시작했다가도 허황된 욕심에 편집을 바꾸고 무언가를 수정하다 보면 스스로가 갖고 있던 독창성을 훼손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우들도 내가 들어왔기 때문에 예산을 더 늘려라는 이야기를 안 하면 된다. 내가 선택한 순간 이 영화는 얼마짜리이고, 내가 참여하게 되면 제작될 여지가 더 있어지고, 좀 더 많은 관객들에게 만나게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서 주어진 조건 안에서 역할들을 나누면 된다”며 “그렇게 여유를 좀 더 가지게 될 때 이제 막 시작하는 영화인들과의 교류도 활성화되고 그들의 신선하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돋보이게끔 펼쳐줘야 한다. 리스크 케어를 자본에게만 맞기지 말고 여유 있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방식도 필요하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지푸라기’는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 등이 주연했다. 12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사태를 우려해 개봉일을 연기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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