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식스 센스’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식스 센스’
2년만이다. 다른 걸 그룹이라면 몇 번이나 들어갔다 나왔다 했을 시간. ‘아브라카다브라’와 ‘Sign’의 연이은 히트로 가장 활발히 활동해야 할 시간에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활동하지 않았다. 그들은 2년 동안 대체 무엇을 준비했고, 어떤 음악으로 돌아왔을까. 혹시 ‘아브라카다브라’의 엄청난 성공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을까. 그들이 ‘아브라카다브라’에 이은 2년만의 신곡 ‘식스 센스’와 그들의 새로운 모습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인 활동이 있었지만, 그룹으로서는 공백이 길었다.
미료: ‘아브라카다브라’가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늦어졌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몇 곡을 받았는지는 기억조차 안 난다.
나르샤: 작업하던 것도 몇 번 엎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작업하는 사람들의 욕심도 생기고, 듣는 분들의 귀를 더 만족시킬 수 있는 음악을 찾고, 또 찾다 보니까.

“‘식스 센스’는 지금까지 작업한 노래 중에 가장 스케일이 크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식스 센스’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식스 센스’
새 앨범의 콘셉트 사진이나 뮤직 비디오 티저 영상을 보면 이전보다 더 강렬해진 것 같다.
제아: 무대를 봤을 때는 파격까진 아니다. 이번에는 보컬적인 면에서 파격을 줬다. 뮤직 비디오는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표현하다보니 강렬한 느낌이 들 수 있는데 꼭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꼭 파격적인 강렬함을 지향한 것은 아니다.

보컬적인 면에서 파격을 줬다고 했는데, 타이틀곡 ‘식스 센스’를 들어보면 보컬 그룹적인 면모가 강조됐다.
미료: 처음에 강한 첼로 사운드로 시작을 해서 브라스와 현까지 들어가는 곡이다. 거기에 흡입력 있는 보컬과 강한 랩도 어우러졌다. 굉장히 버라이어티한 곡이다.
제아: 보컬 음역 대에 사운드가 굉장히 많다. 치열하고, 싸우는 것 같은 목소리가 포인트다. 카리스마 있게 부르려고 노력했다.
나르샤: 어쩌면 그래서 대중성은 ‘아브라카다브라’에 조금 못 미칠지도 모르겠다. 듣는 사람은 ‘‘아브라카다브라’에 비해 어렵네, 별로네’ 할 수도 있지만 음악적인 것, 보컬적인 부분을 강조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작업했던 노래 중 가장 스케일이 크다. 현이나 브라스 사운드가 듣는 사람을 제압할 것 같은 느낌이다.

앨범 전체적으로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전자음 대신 다 리얼 악기를 썼다.
제아: 음악에 이렇게 많이 투자를 하게 될지 몰랐다(웃음).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었다. 첼로도 몇 십 대씩 썼다. 그런데 ‘식스 센스’는 그게 꼭 필요한 노래였다. 애초에 콘셉트가 쇼 콘셉트라서 리얼 악기로 가는 게 당연했다. 과감히 투자해주신 회사에 감사드린다(웃음)
나르샤: 벌써 1등 했어. 우리 벌써 1등 한 거야?(웃음) 솔직히 쉽게 가려면 얼마든지 쉽게 갈 수도 있다. 정말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 뮤직 비디오도 한국에서 한 번 찍고, 태국에서 한 번 찍었다.

“‘식스 센스’는 악기와 싸워서 이겨야만 하는 노래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식스 센스’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식스 센스’
리얼 연주를 쓰다보면 보컬과 사운드의 조율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믹싱도 예전과 다른 스타일이어야 할 것 같은데.
제아: 믹싱부터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 몇 번씩 뒤엎고 다시 작업하기도 했다. 우려했던 것들도 많았지만, 같이 작업해주신 분들이 워낙 경험도 많고 잘 하는 분들이라 잘 나온 것 같다. ‘식스 센스’는 정말 악기가 많다. 그래서 걱정도 많이 했다. 이 악기들을 어떻게 배열해야 할까. 사운드에 보컬이 묻히진 않을까. 진짜 보컬과 악기가 싸우는 느낌이 잘 묻어나게끔 믹싱이 됐다. 보통 일반 믹싱을 보면 너무 튄다 싶은 사운드는 줄이는데 그렇게 가면 느낌이 잘 안 살 수 있었다. 그래서 보컬이 묻히는 게 무서워서 사운드를 줄이거나 하기보다는 사운드와 보컬을 대결시켰다.
나르샤: 이 노래는 보컬이 악기와 싸워서 보컬이 이기는 노래다. 그리고 이겨야만 하는 노래다.

‘식스 센스’는 라스베이거스 쇼 같은 느낌도 난다.
제아: 앨범이 전반적으로 쇼 버라이어티의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Countdown’이 선 공개 됐을 때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화음을 오랜만에 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화음이나 보컬을 들려드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타이틀곡을 처음 들었을 땐 어떤 느낌이었나.
제아: 일단 다들 놀랐다. 노래가 사람을 압도하는 부분이 있다. 멍 때리면서 ‘이걸 우리가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했다. 녹음을 하면서 ‘이건 우리 노래다. 이걸 제대로 하고 싶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나르샤: 이민수 작곡가와 워낙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우리 멤버의 색깔을 정말 잘 알고 있다. 어떤 파트에 어떤 보컬이 어울리는지, 서로를 정말 잘 알다보니까 결국 우리에게 딱 맞는 곡이 나온 것 같다.

‘식스 센스’는 사운드와 보컬이 대결하는 곡이라고까지 말했는데 음악 방송에서 라이브를 하는데 어려움은 없을까?
나르샤: 정말 힘들다. 죽을 것 같다(웃음). 하지만 우리가 이걸 잘해내서 이번 앨범이 성공하면 브라운 아이드 걸스가 또 다른 음악적인 길을 틀 수 있는 기회일 것 같다. 그래서 도전하는 마음으로 방송을 하게 될 것 같다.
제아: 우스갯소리로 이민수 작곡가가 “다들 첫 방하고 쓰러지는 거 아냐?”라고 한 적도 있다. 기가 엄청 빠지는 노래이긴 하다.

“‘그래. 얘네 노래 잘하는 애들이었지’하는 말을 듣고 싶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식스 센스’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식스 센스’
‘아브라카다브라’ 때처럼 인상적인 안무를 기대하는 팬들도 있을 것 같은데.
나르샤: 안무의 전체적인 느낌은 각이 딱 맞춰져 있는 느낌이 많을 것이다. 의상도 차가워 보이고. 무대도 딱딱 맞아떨어지는 군무의 느낌이 많다. ‘아브라카다브라’ 때처럼 포인트 안무도 있는데 모르겠다. 전작이 워낙 강렬해서.

강렬한 안무 연습을 하기엔 몸은 괜찮나. 미료는 허리 디스크로 고생했었다고 들었다.
미료: 작년 말에 접촉 사고가 났었다. 뒤에서 누가 받은 거다. 병원에 갔는데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가볍게 생각하고 무시했는데, 올해 1월에 터졌다. 한 달 동안 누워 있었고, 피치 못할 행사가 있을 때는 매니저한테 업혀 가서 앉아서 랩하고 그런 적도 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걸 그룹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는 그들과 어떻게 차별화 할건가.
나르샤: 브라운 아이드 걸스가 보컬 그룹이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저희 노래 열심히 했던 애들이에요. 이런 음악도 할 수 있어요’ 하는(웃음). “그래. 얘네 노래 잘 하는 애들이었지” 하는 말을 듣고 싶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 전투적인 자세로 임했다. ‘이건 우리이기 때문에 소화할 수 있어’ 그런 잘난 척을 하고 싶었다. 들으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건 브라운 아이드 걸스니까 소화할 수 있었겠구나’ 하는 것을.

다시읽기: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사진 제공. 내가 네트워크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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