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 “18살에도 성인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유승호 “18살에도 성인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10월 2일 첫 방송되는 MBC (극본 정하연, 연출 백호민)은 이순재, 조민기, 신은경 등 쟁쟁한 중견 배우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국민 남동생’ 유승호와 충무로의 ‘무서운 아이’ 서우의 만남이다. 맑고 순수한 영혼을 지닌 재벌 3세 김민재(유승호), 불꽃같은 매력을 지닌 여배우 백인기(서우)는 각각 김영민(조민기)-윤나영(신은경) 부부가 혼전에 낳은 아들, 딸이자 운명의 상대로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젊은 스타급 배우들이 좀처럼 선택하기 쉽지 않을 법한, 그리고 결코 만만하지 않은 도전이 될 주말 50부작 드라마에 뛰어드는 이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두려움에 당차게 맞서는 서우, 소년과 청년의 기로에 선 유승호를 제작발표회에서 만났다.

첫 성인 연기 도전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유승호 : 사실 나도 성인이 되기 전에 성인 연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다양한 배역을 해 보고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는데 그러다 보니 성인 연기를 하게 된 거다. 지금 심정은 많이 무섭고 두렵다. 아직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50부 짜리 긴 작품에서 연기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오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니 전체적인 느낌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 것 같고, 대본이 나와서 차근차근 호흡을 맞춰 가다 보면 배워갈 수 있을 것 같다.

“유승호 캐스팅을 적극 추천했다”
캐릭터 소개를 보니 김민재는 춤을 추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나와 있던데 연습은 좀 했나.
유승호 : 그게, 처음에 춤 얘기가 나왔는데 솔직히 내가 춤을 잘 못 춘다. (웃음) 김민재가 복잡한 삶 속에서 스트레스를 풀 만한 요소로 춤이 나오는 건데 짧은 시간 동안 내가 그걸 배워서 표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서 다른 걸 찾고 있다. 아마 사진을 찍는 쪽으로 바뀔 것 같다.

백인기는 ‘안티팬과 팬이 많은 배우’라는 설명이 붙는데 실제 본인의 경우와 좀 흡사한 것 같다.
서우 : 그래서 몰입은 잘 될 것 같다. (웃음) 백인기는 팬보다 안티가 많고 시끄럽고 이슈를 몰고 다니는, 정말 ‘서우’ 같은 캐릭터다. 실제로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기 때문에 이 캐릭터를 하게 되면 정말 굳히기에 들어가는 게 아닌가 싶은데. (웃음) 신은경 선배님이 맡으신 윤나영 역처럼 백인기 역시 스칼렛 오하라 같은 느낌이고 세상에서 혼자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그러면서 상처를 주기도 하고 미움도 받는 굉장히 센 캐릭터라 그게 실제 내 모습이라고 생각할 까봐 겁도 난다. 그런 면에서 또다시 맘고생을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택하기 쉽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내가 언젠가 에이즈 환자를 연기할 수도 있고 살인자를 연기할 수도 있으니까, 고작 이 정도 가지고 이런 작품을 포기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선택했다. 그래서 그냥 보시는 분들이 이게 실제 내 모습이라 생각하시더라도 ‘내가 그만큼 몰입을 잘 했나?’ 하고 기분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서로 함께 작품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유승호 : 사실 처음 시놉시스를 읽었을 때 백인기 역으로 서우 누나를 떠올렸는데 마침 같이 작품을 하게 돼서 너무너무 좋다.
서우 : 내가 조금 먼저 캐스팅됐는데 그 때부터 유승호 씨와 꼭 같이 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실제 승호 군이 해맑고 너무 착한 성격에 누군가를 감싸안아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적극적으로 추천했던 것 같다. (웃음) 그런데 사실 그 땐 그렇게 어린 줄 몰랐다. 화면에서 보면 멋있고 건장한 남자니까, 미성년자일 거란 생각은 못했다. 나중에 여덟 살 차이 난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는데, 워낙 어른스럽고 연기를 잘 하니까 특별히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외모만 보면 나이 차가 크게 느껴지진 않는데 실제로 대화를 나눠 보면 느껴지나?
서우 : 솔직히 말해도 돼. (웃음)
유승호 : 잘 모르겠다. 그냥 누나 같고. 되게 편하다. (웃음)

아직도 현장에서 나이로는 유승호 씨가 막내인데 애교도 좀 부리고 하는 편인가.
유승호 : 사실 낯을 굉장히 많이 가리고 친해지기 전까진 말도 굉장히 없는 편이고 소심한 부분도 많다. 그래서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솔직히 그런 건 좀 힘들 것 같고, 진지한 드라마니까 현장에선 진지하게 촬영할 것 같다.

김민재는 ‘따뜻한 심성을 지닌 훈남’으로 요약될 수 있는 캐릭터인데 실제 성격과도 좀 비슷한가.
유승호 : 조금? 조금 비슷한 점도 있는 것 같다. (웃음)

“스킨십은 꼭 필요한 장면이 아니면 좀….”
유승호 “18살에도 성인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유승호 “18살에도 성인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중학교 시절 인터뷰를 보니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해병대에 입대할 거라던데 지금도 유효한 결심인가.
유승호 : 사실 지금도 굉장히 가고 싶다. 어릴 때부터 군대에 대해 관심이 정말 많았다. 얼마 전 가수 이정 선배님이 해병대를 다녀오신 뒤에 남보다 좀 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고 말씀하셨는데 나도 그렇다. 평생 딱 한 번 다녀오는 군대인데 남보다 특별한 경험도 하고, 진짜 고생이 뭔지도 겪어보고 싶다. 내가 몸이 많이 약한데 그런 곳에 다녀오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건강해지지 않을까.
서우 : 와, 너무 귀엽다! (웃음)
유승호 : 정말 약속은 꼭 지킬 거다! 대학교 2, 3학년 때쯤, 공부도 좀 하고 작품도 준비해놓고 그러다 다녀올 생각이다.

해병대 아니라 혹시 공군 쪽은 생각 없나? (웃음)
유승호 : 공군에 가면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아예 직업 군인이 되지 않는 이상 실제로는 안 탄다고 해서 좀 실망했다. (웃음) 그래서 그냥 해병대에 가려고 한다.

그동안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유승호 : 고등학교 들어왔을 때 연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본 적이 있다. 여기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배우라는 건 이제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가야하는 직업인 것 같다. 이제는 잘 하든 못 하든 내가 책임질 문제고, 그러다 보면 점점 더 성인연기자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아역에서 출발해 성인 역까지 왔는데, 지금 자신은 아역배우인가 성인연기자인가.
유승호 : 둘 다 아닌 것 같다. 원래 이 나이쯤 되면 아역을 하셨던 많은 분들이 연기를 잠시 쉬셨다가 완전히 성인이 된 다음 등장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그냥 자주는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나를 안 잊으시면 좋겠다. 물론 내가 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이 넓지는 않지만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고 18살에도 성인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다른 아역배우들에게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걸 하는 게 조금은 위험하지만 내가 함으로써 다른 아역 출신 연기자들이 좀 더 용기를 갖고 어릴 때부터 연기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어차피 나도 언제까지나 아역 연기를 할 수만은 없는 거니까 이런 작품을 하면서 선생님들 연기하는 걸 보고 배우고, 배우면서 군대 갔다 오고. (웃음) 그러면서 성인 연기자가 되고 싶다.

그런데 성인 연기를 하게 되면 키스신 등 아역 시절 할 수 없었던 스킨십 같은 게 있을 텐데 그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웃음)
유승호 : 이미 너무 많이 해 가지고 엄마가 그만하라고… (웃음) 사실 뮤직 비디오나 영화에서 한 적이 있는데 그게 고 1 때였으니까, 그 때부터 너무 그러면 좀. 내가 생각해도 이 장면에 꼭 필요한 신이면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좀… (웃음)
서우 : 저 역시 미성년자에게는 좀… 안 하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사진제공. MBC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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