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영화음악 미션으로 진행된 MBC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무대에서 백청강은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이선희의 ’인연‘을, 록음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태권은 ‘Love Potion No.9’을, 셰인은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불렀다. 또한 스페셜 공연에서 백청강은 김경호와 ‘아버지’를 불렀고, 셰인은 정엽과 `Nothing better`, 이태권은 양희은과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해서’를 불렀다. 셰인이 탈락하고 이태권과 백청강이 결승에 진출했다.

오늘의 대사
:
“셰인, You are so beautiful” – 박완규
셰인이 조덕배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부른 후, 박완규는 심사평에서 이렇게 말했다. 셰인의 부드러운 음색이 박완규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만든 것. 주로 게임 채널에서 박완규의 부드러운 모습을 만나볼 수 있음을 생각해 볼 때, 셰인이 박완규마저 녹아내리게 하는 마성의 목소리를 가졌음은 분명하다. 흡입력 있는 노래 초반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목에 힘이 들어가면서 편안하게 들리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지만 셰인의 목소리는 희소성이 있다. 능숙하게 피아노를 치면서 눈을 크게 깜박이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속삭이듯 노래하는 그야말로 ‘3단 재주’를 가진 소년이 또 있을까. 사실 오디션 무대에서 재즈나 보사노바풍 음악은 선호되지 않는다. 강한 한방을 보여줘야 하는 오디션의 특성상 고음이 거의 없는 부드러운 노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승훈이 처음에 말했듯 셰인이 생방송 무대에 오른 건, 그리고 보사노바를 오디션 무대에서 부른 것 모두 모험이었다. 리스크를 감수한 모험이 결국 대체 불가능한 소년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Best & Worst
Best: 김경호와 백청강의 스페셜 무대. 기성가수와의 듀엣무대를 가졌던 오디션 무대가 몇 번 있었지만 성공한 케이스는 없었다. 가수도 돋보이지 못하고, 그렇다고 참가자도 돋보이지 못하는 어중간한 무대였기 때문이었다. 이번 스페셜 무대는 <위대한 탄생> 초반에 김경호를 모창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백청강에게 어쩌면 독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무대는 백청강 스스로도 한번쯤 꼭 함께 하게 싶었던 무대이자, 대중들도 한번쯤 보고 싶은 무대였다. 물론 성량이나 깊이 면에서 김경호가 앞서지만 누가 더 돋보이느냐가 별로 중요한 무대가 아니다. 김경호는 노래하는 내내 멘토처럼 백청강을 바라봤고, 동료 가수처럼 백청강을 배려하며 노래했다. 흡사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무대 같기도 했다. 스페셜 무대인만큼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던 이들의 무대는 훈훈했다. 또한 오랜만에 TV무대에 섰지만 깊이 있는 음색을 가진 김경호는 여전했다. 언젠가는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에서 만나 볼 수도 있지 않을까.

Worst : <위대한 탄생>은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다. 차승원이 굳이 스페셜 멘토로 출연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OST라는 미션주제가 왜 필요했는지 의문을 갖게 하는 평이한 선곡 등 지금까지 지적된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현재 결승을 앞둔 상황이지만 긴장감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그래도 시청자들이 끝까지 <위대한 탄생>을 놓지 않고 시청하는 것은 언젠가는 무대로서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일말의 기대감 때문이다. <위대한 탄생>이 살아남는 길은 결국 ‘무대’다. 시청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참가자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동료들과 수다키워드
– 셰인의 탈락을 그 누구보다 아쉬워했을, 아니 미모의 통역사를 볼 수 없음을 아쉬워했을 남성분들.
– 어제 나는 <위대한 탄생>을 본 것일까, <최고의 사랑>을 본 것일까, <게릴라 콘서트>를 본 것일까, <섹션 TV 연예통신>을 본 것일까, ‘나는 가수다’를 본 것일까.
– 김경호, (활동이 뜸 했지만) 나는 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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