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 예쁘다. 인기도 많다. 루머 때문에 속도 상해봤다. 그리고 연기력으로 루머를 극복했다. 심은하를 존경했고, 니콜 키드먼을 좋아하는 여배우. 그는 어떤 배우로 남게 될까.
손예진
손예진
김혜수 : 손예진이 출연한 첫 CF의 주인공. 손예진은 “이런 대선배와 촬영을 같이 해도 되는 건지 황송했다”고. 손예진은 중학교 시절 “내 마음 속 어딘가에 뭔가”가 있다는 걸 느꼈지만 “보수적인 도시” 대구에서 자라 연예인을 할 생각은 없었다고. 하지만 손예진은 CF 출연을 계기로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최초의 연예인이 됐고, “대구는 시내가 하나인데 시내가 너무 많은” 서울로 올라온다.

박성수 : 손예진의 데뷔작 MBC 을 연출한 감독. 박성수 감독은 가능성 있는 신인을 찾기 위해 오디션을 하다 우연히 만난 손예진을 캐스팅했다. 손예진은 의 성공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손예진은 드라마 제작 방식을 몰라 연기에 어려움을 겪었고, 데뷔 초에는 CF 촬영을 위해 오디션을 보다 눈물 연기를 하지 못해 집에 돌아간 뒤 다시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예쁜 외모로 주목받던 신인 시절.

차태현 : 손예진과 영화 ,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손예진은 두 작품과 영화 등을 통해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은 손예진이 자신을 대표하는 영화 세 편 중 하나로 꼽은 작품으로, 손예진은 코미디와 비극을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잘 잡아내 안정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 , 은 모두 청순함이나 발랄함 어느 한 쪽보다는 코미디부터 눈물 연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어느 한 가지 이미지보다는 멜로를 중심으로 캐릭터에 다양한 살을 붙여 관객을 납득시키는 작품에서 강점을 보인 셈. 손예진이 이후 “캐릭터, 스토리, 감독, 배우” 순으로 작품을 고르게 된 것은 이 시기의 경험 때문일지도.

강호동 : MC. 손예진은 그가 진행하는 MBC 의 ‘무릎 팍 도사’에 출연했다. 손예진은 ‘무릎 팍 도사’에서 자신에 관한 각종 루머에 대해 해명했다. 그만큼 손예진은 온갖 루머에 시달렸다. 이른바 ‘연예인 엑스파일’ 이후 손예진에 대한 악성 루머가 일반인들에게 퍼져 나갔고, 이런 루머 때문인지 고아라는 신인 시절 “손예진 언니는 가식적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손예진은 “연기 외적으로 상처를 받거나 의도하지 않은 일 때문에 눈물도 흘렸다”며 “스물여덟의 여배우로 사는 거 참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루머가 설사 사실이라 해도 세상이 “여배우의 실수에 대해 세상은 더욱 가혹”하고, 여배우가 “언제 한 순간 바닥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문제다. 손예진이 무슨 죄를 지은 적은 없지 않은가.

정우성 : 영화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손예진은 를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 멜로를 기본으로 소박한 일상부터 극적인 상황까지 한 여성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는 손예진의 전작들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손예진은 이 작품에서 직장 여성을 연기하며 정우성과의 러브 신과 치매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옷에 소변을 보는 장면 등을 모두 소화했다. 청순함으로 주목받은 여성이 스물 둘에 그 이미지를 뒤로하고 나이 많고 보다 복잡 상황의 여성을 연기한 것. 손예진은 로 “내 연기만 보는 게 아니라 주위 사람을 돌아보게 됐”고, 정우성처럼 나이차가 있는 배우와도 얼마든지 멜로 연기가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람을 진정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게 사랑 밖에 없다”고 하던 배우가 멜로 연기로 정말 사람 마음을 움직였다.

송일국 : 영화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손예진은 에서 나이트 클럽에서는 미친 듯이 춤추고, 사귀는 남자 앞에서는 내숭을 떠는 바람둥이를 연기했다. ‘가식’이나 ‘내숭’이라는 루머 때문에 생긴 자신의 이미지를 캐릭터에 반영하며 성공한 셈. 손예진은 그의 말대로 “500만 관객이 드는 영화”에는 출연한 적 없지만, 와 처럼 남녀 캐릭터 묘사에 집중한 두 작품에서 여성 캐릭터의 디테일을 잘 잡아내면서 20대에 치매에 걸린 여성과 바람둥이 여성을 관객에게 납득시켰다. 손예진은 여성 캐릭터가 중심에 서는 로맨스 영화에서 뛰어난 캐릭터 해석과 디테일한 연기로 관객의 신뢰를 얻었다.

한지승 : SBS 를 연출한 감독. “나도 보여줄 게 더 많은데 너무 하나에 몰리는 게 아닌가 싶은 아쉬움”이 있었던 손예진은 한지승 감독에게 “시청률 50%를 넘는 국민드라마는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설명을 들었음에도 에 출연했다. 그리고 는 그에게 최고의 선택이 됐다. 드라마의 긴 호흡 속에 손예진은 영화보다 더 깊고 다양하게 캐릭터의 디테일을 보여줬고, 사전제작제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캐릭터를 충분히 해석했다. 특히 그가 연기한 은호는 단지 청순, 발랄, 슬픔 같은 몇 가지 이미지로만 설명되는 여성이 아니었다. 이혼녀로서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 타인에게 상처도 주는 은호는 손예진이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일상적이었고, 그럼에도 결국 시청자가 은호의 삶을 이해하고 응원하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었다. 그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어디서도 만나기 어려운 살아있는 여성 캐릭터였다. 손예진은 에서 장면마다 명연기라 해도 좋을 연기를 보여줬고, 여배우의 연기력은 그에 관해 쏟아진 모든 이야기들을 압도했다.

고수 : 영화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손예진은 에서 어린 시절부터 서로 사랑하지만, 쉽게 만날 수 없는 남자에게 살인을 사주하는 여성을 연기했다. 그만큼 은 손예진에게 색다른 선택이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 한석규와 고수가 함께 출연하고, 이야기의 힘으로 승부한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흥행 실패를 손예진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손예진의 연기 역시 최근작들에 비해 딱딱하고 어색했다. 스스로 “감정이 빨라서 테이크가 갈수록 좋아지는 배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하고, “판타지를 싫어”한다는 그에게 비일상적이고, 디테일이 적은 캐릭터는 감정이입이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상대역과 함께 연기하는 신이 좀처럼 없는 에서 손예진은 상대역과의 호흡을 통해 캐릭터를 생생하게 만드는 장점을 못 살렸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멜로를 중심으로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 좋은 작품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그 외의 장르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손예진은 앞으로 자신의 장점을 더 살릴까, 아니면 단점을 줄일까.

이민호 : MBC 에 함께 출연 중인 배우. 은 그에게 뻔하지 않지만 위험하지는 않은 선택이다. 어떤 캐릭터든 사랑스러운 매력이 넘친 전작들과 달리, 손예진은 에서 여성적인 매력이 부족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하지만 에서 그의 캐릭터는 점점 더 사랑스러워질 것이고, 이민호와 함께 연기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상대 배우와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손예진의 장점도 강하게 발휘될 것이다. 손예진은 “못생겨보이도록 노력”하는 초반보다 이민호와 한 집에서 다양한 상황을 연출하는 5, 6회에서 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에 대한 완성도나 대중적인 반응과 별개로, 손예진이 이 작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보여주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이미 다양한 멜로 연기를 소화했고, 흥행과 연기력 양면을 모두 인정받은 여배우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계속 다른 장르에 도전할 수도 있고, “인간에 대해, 사랑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만드는 멜로물에서 더 깊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감독과 대본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온갖 일들을 겪었고, 그럼에도 스타성과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그리고 그 다음, 손예진은 무엇을 선택할까.

Who is next
영화 에서 손예진과 함께 출연한 김해숙이 출연중인 SBS 의 작가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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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윤종신김종국최지우휘성박찬호이효리장서희최양락다니엘 헤니이수근권상우소지섭이민호최명길정형돈김남주박진영손담비김태원신해철송강호김아중김옥빈이경규김혜자고현정원빈이승기닉쿤지진희박명수김혜수신동엽현빈윤은혜G드래곤하지원타블로김C유승호양현석강호동김태희김연아장동건장근석김병욱 감독정준하손석희정보석고수이병헌이수만김현중김신영장혁김수로이선균신정환김태호 PD강동원송일국노홍철조권김제동문근영

글. 강명석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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