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더스> 채널 CGV 밤 12시
지난 시즌에서 헨리 8세는 시즌 1에서 불같은 사랑을 나눴던 두 번째 왕비 앤 불린을 사형시켰다. 그리고 당연한 수순처럼 오늘부터 시작하는 시즌 3에서는 앤의 시녀였던 제인 시무어와의 로맨스가 시작된다. 여성 편력이 심했던 헨리 8세가 죽을 때 그녀의 무덤 곁에 묻혔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그녀를 얼마나 아꼈는지 쉬이 짐작할만하다. 하지만 기왕 앤과의 결혼 이후까지 그리게 된 만큼, 이젠 제인과의 로맨스보다 <튜더스>에서 헨리 8세의 여성 편력을 얼마나 드러낼지가 더 기대되기도 한다. 역사가 기록하는 헨리 8세의 부인은 6명, 제인 이후로도 3명이나 더 남았다. 시청률이 괜찮으면 새 시즌을 이어가는 미국 드라마 시스템에서 왜 헨리 8세를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성공의 비밀> MBC 저녁 6시 50분
사실 프로그램 제목만 보고선 보도자료로 온 메일 확인도 하지 않았다. <성공의 비밀>이라니. 예습, 복습 철저히 하고 학교 열심히 다녀서 서울대 가는 비법이나 하루에 4시간씩 자면서 알뜰살뜰 사업 확장한 이야기일 확률 백퍼센트라고 여겼다. 하지만 <뉴스데스크>에서 “방송법 내용은 물론 제대로 된 토론도 없는 절차에 찬성하기 어렵습니다”라는 클로징 멘트를 남기고 파업에 참여했던 박혜진 앵커(사진)가 “철학부재의 시대에 물질적 성취로만 고착되었던 성공을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시키겠다며 MC를 맡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론 첫 회 <성공의 비밀>의 주인공은 예상대로 30년 전 2명의 직원과 함께 시작해 현재 8000여 명이 일하는 청소용역업체의 사장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지만 박혜진 앵커라면 그 성공 스토리 안에서 ‘못 사는 건 게을러서’라는 70년대 건설회사 CEO 식의 결론을 이끌어내진 않으리라 믿는다.

<청춘불패> KBS2 밤 11시 5분
“나보다 잘생긴 남자 게스트 나오면 그만 두겠다”던 김태우의 선언은 시청률 반등을 원하는 제작진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소녀들도 삼촌들하고만 방송하진 않을 거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텼을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그가 왔다. 오늘 <청춘불패>에서는 키도 크고 잘생기고 심지어 달리기까지 잘하는 샤이니의 민호가 게스트로 등장해 G7 멤버들과 메주 만들기에 도전한다. 소녀들은 민호와의 단독 데이트를 위해 ‘미스 메주 선발대회’라는 분장 쇼를 선보이고, 그 안에서 나름의 러브라인을 만들어 나간다. 상황이 이러니 논두렁을 달리다 넘어지는 구하라의 몸 개그 역시 조금은 그 순수성을 의심하게 되지만, 일요일 아침 늦잠을 포기하고 <출발 드림팀 시즌2> 본방을 사수해주던 누나들은 흥분하지 말자. 어차피 민호도 자신과 가장 어울리는 파트너는 그녀 아닌 라는 것을 알 테니.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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