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MBC 밤 9시 55분
<10 아시아> 기사를 꼬박꼬박 확인하는 독자들이라면 드라마 제목만 보고 <히어로즈> 스타일의 SF 미드를 떠올리며 낚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흥미롭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조폭 출신 조용덕(백윤식)이 만든 용덕일보의 ‘삼류’ 기자들이 신문 재벌 대세일보와 대결하는 내용의 <히어로>는 그 설정만으로도 속이 시원해지는 면이 있다. 현실의 어떤 매체를 연상케 하는 대세일보와 소속 기자인 강해성이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 믿는다”며 매체의 힘을 과시할 때, 도혁(이준기)을 비롯한 용덕일보의 기자들은 발로 뛰어 얻은 감춰진 팩트, 즉 사실과 진실의 힘으로 싸운다. 토익 고득점 성적표와 명문대 졸업장도 없고, 그렇다고 몰래 감춰놓은 초능력과 스판 재질 코스튬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얼핏 어설퍼 보이는 이들 영웅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건 그래서다.

<크리미널 마인드> 채널 CGV 밤 9시
이쯤 되면 독심술 3파전이다. tvN에서 <멘탈리스트> 시즌 2를 시작하고, FOX가 <라이 투 미> 국내 최초 방영을 시작한 요즘, 채널 CGV 역시 프랜차이즈 미드라 할 수 있는 <크리미널 마인드>의 시즌 5를 미국 현지와 거의 두 달 간격만을 두고 방영한다. 사실 용의자를 보자마자 범인인 걸 눈치 채고 마지막 40분 즈음 그 이유를 밝히는 패트릭 제인이나, 상대방의 얼굴 찡그림만 보고도 거짓말인지 진실인지 알아채는 라이트만 박사에 비해 FBI 행동분석팀의 심리 수사는 곧잘 암초에 부딪히는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범인이나 범죄 동기를 파악하는 과정의 밀도가 높은 것이 <크리미널 마인드>의 장점일 것이다. 특히 이번 시즌에선 은근히 소심한 하치 반장이 연쇄 살인마의 표적이 된다고 하니 시청자를 붙잡을 떡밥도 충분하다.

<다큐프라임> EBS 밤 9시 50분
정우성 주연의 영화 <호우시절>은 기본적으로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남녀가 과거의 감정을 환기하는 모습을 담은 멜로지만, 동시에 사랑을 통해 2008년 쓰촨성 대지진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담아낸 작품이기도 하다.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거대한 재해는 그처럼 쉽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는 법인데 이것은 쓰촨성의 명물로 꼽히는 판다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주 <다큐프라임> ‘굿모닝 판다’ 편은 가뜩이나 멸종 위기 동물로 분류되는 판다가 쓰촨성 대지진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고 현재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보여준다. 그저 살아 있는 인형 정도로 생각하던 그들도 자연 재해에 피해를 입고 고통을 겪는다는 걸 환기하는 것만으로도 오늘 이 프로그램을 볼 이유는 충분하다. 꼭 내레이션을 송혜교가 해서 그런 게 아니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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