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인기를 모았던 영국 시리즈 <스킨스>가 미국판으로 리메이크 된다. 연예 잡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새 시리즈는 미국 메릴랜드주의 가장 큰 도시 볼티모어로 장소를 옮겨 제작될 예정이며, MTV에서 방영될 계획이다. 이 시리즈는 오리지널 <스킨스>의 공동 창작자인 브라이언 엘슬리를 비롯해 지난해 HBO 미니시리즈 <제너레이션 킬>을 선보였던 컴퍼니 픽쳐스의 찰리 패틴슨과 조지 파버가 참여한다. 파일럿 에피소드의 각본은 엘슬리가 담당하며, 역시 MTV가 제작한다. 리메이크 소식이 전해지자, 이미 오리지널 <스킨스> 팬들의 반발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단순히 “안돼”라고 절규하는 댓글부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또 다른 리메이크 시리즈이냐”라는 의견까지 강도는 다르지만 대부분이 부정적인 반응들이다.

미국판 <스킨스>의 배경은 브리스톨 뺨치는 볼티모어

그러나 <스킨스>의 리메이크 소식이 그렇게 절망적이지는 않다. 왜냐하면, 첫째 배경 도시가 플로리다주의 팜비치나 캘리포니아주의 비벌리힐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볼티모어 하면 <스킨스> 원작의 배경이 된 영국의 브리스톨 만큼이나 억척스럽고, 자기 방식대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는 공업도시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으나, 이제는 범죄율과 실직률이 전국에서 손꼽히게 높은 곳이기도 하다. 또 HBO의 시리즈 <와이어>의 배경이 된 도시이기도 하고, 영화 <핑크 플라밍고>와 <헤어스프레이>를 선보인 감독 존 워터스의 주된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둘째, 리메이크를 맡은 관계자들은 현재 미국 케이블 채널 BBC 아메리카에서 방영 중인 <스킨스> 시즌 3에도 참여했다. 이들의 목표는 오리지널 시리즈에 어긋나지 않도록 충실하게 미국판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패틴슨은 미국에 성공적으로 리메이크 된 <오피스>나 <퀴어 애즈 포크>를 예로 들면서 “시작은 원작은 충실하되, 자리를 잡으면 프로그램만의 특성을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리메이크라는 이유로 너무 급진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니 오리지널 <스킨스>에 <와이어>와 <호미사이드: 라이프 온 더 스트릿>, 그리고 <헤어스프레이>를 적절하게 배합한 절묘한 시리즈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오리지널 <스킨스>는 지난 2007년 1월 영국 채널 E4에서 첫 시작했고, 미국 내에서는 BBC 아메리카를 통해 2008년에 선을 보였다.

글. 뉴욕=양지현 (뉴욕 통신원)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