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야구는 신성하다. 좋아하는 엄지가 오혜성도 같이 야구장 가자는 말에 마동탁은 “야구가 뭔지도 모르는 저런 애를 야구장에 데려가는 건 야구에 대한 모독이야!”라며 발끈하고, 손병호 감독은 건실하게 잘 살아보겠다는 청년의 결심을 때려 부수며 “이런 소꿉장난으로 야구를 잊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야구는 네 영혼이야!”라고 분개한다. 야구를 안 하는 엄지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이겨줘. 더 이상 내가 흔들리지 않도록. 야구도 나도…포기하지 마!”라니 오혜성도 여러모로 피곤한 인생이다.

이들이 야구에서만 비장한 것은 아니다. “교만도 능력이라면 칭찬으로 듣겠습니다”라며 상대를 울컥하게 만들기 일쑤인 마동탁은 “사람이 싫을 땐 딱 두 가지 때문이야. 하나는 그 사람한테 당한 게 많아서, 또 하나는…이유 같은 거 없어. 그냥 싫은 거야. 바로 너처럼”이라는 알쏭달쏭한 궤변을 늘어놓으며 안경 너머 강렬한 눈빛 광선을 발사하고, 그를 짝사랑하는 미선은 엄지를 향해 “마동탁이라는 남자. 참 멋있는 남자에요. 한 사람이 독식하기 아까울 정도로”라는 견제구를 날린다. 물론 오혜성도 엄지를 벽에 밀쳐 기습 키스를 감행하고 “똑똑히 기억해 둬. 이게 진짜 나야. 알겠어? 그러니까…다시는 찾아오지 마!”따위, ‘그럴 거면 하질 말지 왜 해놓고 삽질인가’ 시추에이션을 빼먹지 않는다. 쿨하다 못해 수족냉증에 걸릴 것 같은 이들 언어의 향연은 ‘외인구단’이 지옥훈련에 들어가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손병호 감독님 말씀을 따르자면 “니 인생이 1막이 이제 끝났을 뿐이다. 끝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이 있는 법”이란다.

갈래 : 드라마, 스포츠, 오글리즘

[1점 문제]Q. 다음 세 사람의 대사에서 괄호 안에 들어갈 공통된 단어는 무엇인가.

혜성 : 엄지야, 이 공은 너에게 바치는 선물이자, 너를 위해 ( )를 하겠다는 나의 맹세다.
동탁 : 뭔가 잘못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전 ( ), 자존심으로 합니다.
손병호 : 넌 ( ) 없인 안 돼!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

1) 피구
2) 족구
3) 야구
4) 진구
5) 탱구

[2점 문제]Q. 다음 대화에 이어질 미선의 대사로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동탁 : 자신감이 지나치면 무례한 거야…
미선 : 그 사랑은 필름도 안 끊기니?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네?
동탁 : 쟝 파울이라고…그러더라. 사랑은 눈에서 시작한다고…너 예뻐.
미선 : …..?….
동탁 : 내 눈은 그렇다는데 여기가 (심장에 손대고) 아니래. 번지수 틀렸다구! 넌 너무 쉽잖아. 봐, 부르니까 이렇게 금방 오구…
미선 : ( )

1) 네 번째..손가락만…받쳐줬어도…
2) 좋아, 니 눈이 맘에 들어서 속아준다.
3) 자넨 허황된 꿈을 꾸는 몽상가일 뿐이야!
4) (자기 머리 콩콩 쥐어박으며) 아후…바보 멍충이…밥통…
5) 무례한 건 당신이야. 그러니까 내가 싫증나기 전까지 당신도 나한테만 집중해!

[3점 문제]Q. 다음 교수의 말에서 느껴지는 ‘거룩한 분노’를 유발할 만한 대사가 아닌 것을 고르시오.

“두 사람 연애하는데 내 방해할 생각은 없다만 두 사람이 지금 내 수업을 방해하지 않는다 착각하고 있다면 그건 오해야”

1) 난 니가 원하는 일이라면…뭐든지 할 수 있어.
2) 넌 웃을 때가 제일 예뻐. 그러니까 좀…웃어.
3) 내 마음이 너래. 그러니까 밀어내지 마.
4) 최엄지하구 너, 찢어버릴 거야. 갈기갈기 찢어서 내 발 밑에 울며 매달리게 할 거라구!
5) 싫다고 밉다고 밀어내고 떼써도 안 놔줘. 그러니까 내가 보는 앞에서 아프지 마.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3
2점 문제 – 4
3점 문제 – 모두 정답

오답 꼼꼼 체크
두 사람의 대화를 읽고 일간지 헤드라인을 뽑는 문제입니다. 정답은 4) 民-高 정치 자금 마련 위한 시 예산 착복 혐의 이지만 아래와 같은 근거로 각 언론사별 입장이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 “봄두 되구 나들이 철이기도 하니까 보도블록이나 교체할까요, 아주 산뜻하게?”→ 民-高 ‘녹색성장 인주’를 향한 보도블록 교체 2) “북대천에 다리 하나 놓죠” → 民-高 북대천 운하 개발 계획 첫 삽 떠 3) “거긴 우리 사돈댁 근처라…” → 사돈 간의 우의는 무엇보다 소중해 5) 국가안보를 위하여 → 세계를 휩쓴 돼지 독감, 그 정체는?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무슨 일이 있어도 그의 옆자리에 앉고 싶을 땐
이 남자…참 멋있는 남자에요. 한 사람이 독식하기 아까울 정도로. 그러니까 너무 기분 나빠 말아요.

* 차벽으로 둘러싸니 아늑한 이유는
남자도 숨고 싶을 때가 있는 거야!

* 5월 29일 경복궁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이 열리지만
추모가 뭔지도 모르는 저런 애를 영결식에 데려가는 건 추모에 대한 모독이야.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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