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도 없다. 내세울 것도 없다. 줄 수 있는 건 노래 한 곡 밖에 없다. 2AM은 그렇게 절실한 감정을 담아 데뷔곡 ‘이 노래’를 불렀다. 연습생 생활만 8년을 했던 리더 조권을 비롯해 오랫동안 연습생으로, 그리고 밴드에서 활동하며 데뷔를 기다려왔던 그들의 사연은 곧 ‘이 노래’의 내용이나 다름없었다. ‘이 노래’를 사람들에게 들려준 그 다음, 2AM은 어떤 노래로 사람들에게 더욱 다가설 수 있을까. 신곡 ‘친구의 고백’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2AM을 만났다.

2번째 싱글로 첫 무대에 올랐을 때 기분은?
조권
: ‘이 노래’를 부를 때는 ‘인간극장 콘셉트’라는 얘기도 있었다. (웃음) 그만큼 ‘이 노래’ 한곡을 부르려고 기다렸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친구의 고백’은 더 남자다운 느낌을 어필해야 해서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첫 무대에 오를 때 동작도 하나하나 크게 하자고 생각하고. 일단 지금은 팬들이 “더 성숙해졌다”는 말만 해주셔도 기분이 좋다.

“진영이형한테 방송 끝나면 매일 전화가 온다”

‘친구의 고백’은 콘셉트가 많이 바뀌었다. 가죽옷으로 빼입고 (웃음) 슬옹은 식스팩을 보여주고. (웃음)
조권
: 기분 좋았다. ‘이 노래’ 때는 팬들이 회사에 “뮤직비디오 좀 잘 찍어주세요”라고 부탁할 정도로 가진 거 없는 가수들 느낌이었는데 (웃음) 이번에 이렇게 변했으니까.
이창민 : 쇼크였다. 우리는 발라드를 부르는데 무슨 락 밴드 옷을 입어서. (웃음)

‘친구의 고백’은 구체적인 스토리가 있는 노래인데, 어떤 생각을 하면서 불렀나.
조권
: 진영이형이 모니터하실 때 “연기를 하지 마라, 자기 얘기라고 생각하고 불러라”고 한다. 연기를 하면서 부르면 듣는 사람이 가짜처럼 느끼게 된다고. 그래서 그런 상황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 최대한 내 일이라 생각하고 부르려고 한다.

박진영이 꼼꼼하게 모니터를 하나 보다. 혼도 많이 내고. (웃음)
정진운
: 녹음 할 때는 긴장 돼서 정신이 없는데, 녹음 하고 나서 지적 하실 때 진짜 무섭다. 전에 ‘이 노래’ 첫 무대를 하고 나서 다음날 아침 10시에 국제 전화가 왔었는데, 그 때부터 30분 동안 레슨을 시키시더라. 그 때 스케줄 때문에 메이크업을 했었는데, 전화 받으면서 긴장 때문에 땀을 많이 흘려서 메이크업이 지워졌다.
임슬옹 : 방송 끝내고 매일 전화가 오는데, 안 겪어 본 사람은 말을 마요. (웃음)

그렇게 지적 받아가면서 ‘이 노래’로 성공을 거뒀는데, 콘셉트가 바뀐 ‘친구의 고백’을 부르는 게 걱정은 안 됐나?
조권
: 이번 콘셉트가 우리한테 맞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외적으로도 더 자기 관리를 해서 많은 걸 보여줄 수도 있고, ‘이 노래’ 때는 화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하모니를 이룰 수 있는 노래라서 보컬 그룹으로서의 우리 모습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슬옹은 멋진 몸을 만들었는데,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어떻게 트레이닝을 병행했나.
임슬옹
: 정말 죽도록 했다. 운동하다 피곤해서 잠이 안 올 정도로 했는데, 그런 힘든 상황을 넘기니까 적응하게 되더라. 아침 열시에 일어나야 하면 좀 덜 자고 운동을 하는 식으로 스케줄을 짰다.

왜 그렇게 트레이닝을 했나?
임슬옹
: 지난 번 활동을 하면서 발전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데뷔 때는 그룹 전체를 알리는 게 중요했다면 지금은 각자의 캐릭터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짧은 시간 동안 가장 어필할 수 있는 게 뭔가 생각해보니까, 몸을 만들면 비주얼적으로도 좋고, 운동하는 동안 정신적으로 좋아져서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각자 배워온 방식이 달라서 노래 얘기할 때는 조심스럽다”

굉장히 계획적인 성격인가 보다.
임슬옹
: 일에 대해서는 그런 편이다. 전에 노래 연습할 때도 아침에 일어나서 목 푸는 시간이 얼마고, 지하철을 30분 타면 그 시간동안은 음악을 들으면서 배웠던 걸 상기하고, 다시 내가 오늘 불러야할 노래를 정하자 그런 식으로 계획을 세웠었다.

그만큼 멤버들이 자기 관리가 철저한데, 그래서 서로 더 예민한 부분은 없나. 실수라도 하거나 기량이 떨어지면 다른 멤버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는데.
임슬옹
: 그래서 더 철저하게 연습을 한다. 서로 혼날 때는 혼나더라도 감싸줄 건 감싸주고. 각자 책임감이 강하니까.
이창민 : 사실 각자 노래를 배워온 방식이 달라서 노래 얘기할 때는 조심스럽다. 특히 화음 맞추는 거 말고 각자의 소리 내는 방식 같은 걸 얘기할 때는 서로 기분이 상할 수 있으니까 한번 생각할 거 두 번 생각하고 얘기하는 식이다.

특히 진운은 소속사에 들어간 뒤 곧바로 활동하게 되면서 형들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고민 같은 건 없었나.
정진운
: 그런 부담이 없잖아 있었다. 부모님이 “이렇게 준비를 안했는데 어쩌냐”라고 하실 정도였으니까. (웃음) 그래도 데뷔하고 나서 형들하고 24시간 내내 붙어 다니면서 많이 배웠다.

소속사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서 M.net <열혈남아>에 출연하고, 그룹 활동을 하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
정진운
: 맞다. 형들은 친한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찍는데 나는 아직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열혈남아>에 출연했다. 그래서 꼭 군대에서 이등병이 모자 벗고 다니는 것 같은 실수? (웃음) 그런 것도 많이 했다. 그러다 <열혈남아>에서 인터넷 투표로 탈락하고, 그 다음에는 2AM에서 연습하다 진영이 형이 “넌 내려가 연습해라”이러면서 그룹에서 뺐는데, 충격이 컸었다.

그 충격을 어떻게 극복했나?
정진운
: 그 때 진영이 형이 이틀 뒤에 딱 한 번 더 기회를 준다고 했다. 그 때 이 기회를 놓치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거 아니면 아니다, 이거 아니면 이거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습을 했다.
임슬옹 : 2AM을 만들 때 권이야 워낙 친했고, 창민이 형은 늦게 들어왔지만 노래를 듣고 우리 팀에 정말 필요한 사람이구나 했는데, 진운이는 연습생 기간이 얼마 안 돼서 우리 팀이 돼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정말 열심히 해서, 그 때부터 잘 지냈다.

반대로 조권은 8년을 기다려 데뷔했는데, 그 사이에 압박감을 많이 느꼈겠다.
조권
: 그랬다. 매달 월말 평가를 받는데 노래가 늘었는지 안 늘었는지 모르겠고. 그런 생활이 한 4~5년 동안 계속 되니까 너무 부담이 됐다. 난 이제 잘리면 뭐하나, 공부도 이미 뒤쳐졌고…. 정말 막막했다. 그런데 나는 이미 가수 아니면 안 되고, 가수 아니면 할 거 없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않았다.

“연습생 시절 겪은 상처가 감정 잡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고생한 뒤에 데뷔했는데, 당신은 사람들에게는 가장 밝은 캐릭터로 다가가는 거 같다. 오락 프로그램에서의 활약도 그렇고, 얼마 전에는 소녀시대와 함께 ‘Gee’ 안무를 춘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권
: 팬들이 내가 오락 프로그램에서 너무 까분다고 ‘깝권’이라고 별명 지어주신 것도 안다. (웃음) 그런데 나는 즐겁다. 어떤 분은 연습생 생활 8년 내공인가보다 하시는데 (웃음)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8년 동안 계속 무대에 오를 날만 기다리면서 준비를 해왔으니까.

평소에는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다 갑자기 발라드를 불러야 할 때 어떻게 그렇게 빨리 감정 몰입이 되나.
조권
: 늘 연습을 해왔으니까 가능한 것도 있고, 연습생 시절 알게 모르게 겪은 상처도 있으니까. JYP의 연습생이 된 뒤론 학교에서 나를 질투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JYP에서는 연습생으로 들어와서 친구가 됐는데 다시 나가는 걸 수없이 경험하기도 했고. 그런 일들 때문에 감정 몰입할 때 집중이 되는 부분도 있는 거 같다.

2AM은 발라드 그룹이면서 동시에 아이돌 그룹이라 여러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비추는데, 그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임슬옹
: 우리한테 가끔 어떤 성격의 그룹이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긴 한데, 노래하고 버라이어티 쇼는 다른 부분이다. 노래는 진솔하게 자기 감정대로 부르라면서 다른 방송에서는 노래 때문에 원래 모습을 숨기라고 하면 그것도 안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창민은 군 제대 뒤에 30kg 정도를 뺀 걸로 아는데, 특히 자기 관리가 철저한 거 같다.
이창민
: 나는 원래 목이 너무 약하다. 다른 친구들은 목을 풀지 않아도 노래를 부를 수 있는데, 나는 발성 연습을 안 하면 한 시간도 노래를 못 불렀다. 그래서 노래를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노래를 관두려고 해도 다음날이면 나도 모르게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까… 그래서 고 3 때는 매일 두 시간씩 발성 연습을 하면서 목을 관리하고 그랬다.

단점을 고치려고 계속 노력했군.
이창민
: 그렇다. 사실 우리 가족들은 내가 노래 부른다고 하니까 “니가 무슨 노래냐”고 하기도 했었다. 우리 가족은 할머니가 노래에 바이브레이션을 넣을 정도로 (웃음) 전부 노래를 잘 해서. 그리고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주변에 나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이 한두 사람씩은 있었다. 대학에서 공부를 할 때도 늘 3,4등이었고. 그런 게 날 안주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일단 지금은 노래 잘하는 그룹으로 인정받고 싶다”

멤버마다 각자 갖고 있는 절박함 때문인지 자기 관리에 신경을 쓰는 거 같다.
이창민
: 진영이 형이 왼손잡이가 왼손으로 밥 먹고 글 쓰면서 살려면 정말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었는데,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린 아이돌 그룹이면서도 발라드를 부르는 희귀한 그룹이니까. (웃음) 다른 아이돌 그룹들이 춤과 노래를 병행하는 사이에 노래만 부르는 거니까 더 노력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기 관리라든가 멤버 각자의 사연 때문인지 노래에 담긴 감정이 좀 더 다양하고 복잡한 거 같다. 보통 아이돌 그룹에 비해 성인 취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임슬옹
: 우리는 계속 뭔가 갈망하는 게 있는 거 같다. 데뷔도 힘들게 했고, 지금은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으니까. 다들 힘든 일을 겪으면서 생긴 갈망이 노래로도 나오는 거 같다.

그런 갈망의 궁극적인 목표는 뭔가.
임슬옹
: 일단 가장 뛰어난 보컬리스트가 되고 싶고, 내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를 보여줄 수 있는 엔터테이너도 되고 싶다.
이창민 : 나도 당연히 인정받는 보컬리스트가 되고 싶고, 내 곡을 저 스스로 작곡하고 싶다. 진영이 형 보면서 내가 만든 내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생각나는 멜로디가 있으면 당장 핸드폰에라도 녹음하는 버릇이 생겼다.
조권 : 일단 본업이 가수니까 음악 쪽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우리나라 최고의 보컬리스트가 되고 싶다. 그리고 계속 사람들에게 의외의 모습으로 즐거움도 주고 싶고. 항상 시야를 넓게 보고 깊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정진운 : 우리가 지금은 아이돌이지만 뮤지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데뷔 전처럼 밴드 활동도 하고 싶고.
임슬옹 : 진운이는 나하고 영국에 갈 거다. (웃음) 진운이는 기타를 들고, 나는 패션 공부를 하고.

2AM은 어떤 그룹이 되고 싶나.
조권
: 언젠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그룹. 그리고 일단 지금은 노래 잘하는 그룹으로 인정받고 싶고. 각자 고생도 많이 했고, 연습도 그만큼 열심히 했으니까. “얘가 정말 왜 8년 동안 연습했는지 알겠다”는 말을 들을 만큼 인정받고 싶다.

글. 강명석 (two@10asia.co.kr)
사진. 이원우 (four@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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