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SKY 캐슬’에서 노승혜 역을 맡은 배우 윤세아. / 제공=스타캠프202
JTBC ‘SKY 캐슬’에서 노승혜 역을 맡은 배우 윤세아. / 제공=스타캠프202


“오늘은 매운 맛이에요.”
JTBC 인기 드라마 ‘SKY 캐슬’에서 노승혜 역을 맡은 윤세아는 부부싸움 후 남편 차민혁(김병철)에게 컵라면을 건네면서 이렇게 말했다. 늘 그랬듯이 차분하고 은은하게. 극 중 노승혜는 박사과정을 마친 전업주부로, 가부장적인 남편에게서 세 자녀를 지키는 인물이다. 한마디로 소개하면 ‘바람에 흩날리는 하늘하늘한 스커트에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을 감추고 있는 여자’. 극 초반에는 사나운 표정의 염정아(한서진 역)와 흥이 넘치는 오나라(진진희 역) 사이에서 고상하고 품격 있는 자태로 그윽한 향기를 풍겼다. 한 시청자는 윤세아를 두고 ‘저 언니 한 방 있는데, 기대된다’는 의견을 남겼는데, 실제로 14회 방송에서 남편을 향해 괴성을 지르며 통쾌한 한 방을 날렸다. 윤세아는 온몸으로 승혜의 해방감을 표현했고, 시청자들은 환한 미소를 되찾은 그에게 ‘빛승혜’라는 애칭을 붙였다.

10. ‘SKY 캐슬’에서는 완전히 빠져나왔나요?
윤세아 : 왔다 갔다 하는 상태예요.(웃음) 많은 이들이 ‘노승혜다! 쌍둥이 엄마! 세리 엄마!’라고 불러주세요. 그런 반응들이 재미있어요. 그래서인지 아직 작품 안에서 살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10. 1%대 시청률로 시작해 23%를 돌파한 기분은 어땠습니까?
윤세아 : 대본이 무척 재미있고 캐릭터들이 다 살아있잖아요.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까지 다 좋았고요. 첫 회 방송 뒤 ‘통쾌하다, 재미있게 잘 봤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지만 시청률이 이렇게 가파르게 오를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감사하죠.

10. 극중 승혜의 감정은 다른 역할과는 다르게 서서히 무르익었는데, 호흡 조절이 힘들진 않았나요?
윤세아 : 차민혁 역을 맡은 김병철 선배님이 카리스마 있게 잘 표현해줘서 리액션이 저절로 나왔어요. 선배님을 보면서 잘 따라간 것 같습니다. 감독님이 “승혜는 가슴 속에 불덩이를 안고 있는 인물”이라고 했어요. 촬영 전부터 인물의 캐릭터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초반에는 더 미스터리하게 보이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많이 누르면서 연기를 했는데도 ‘승혜가 뭔가 일을 저지를 것 같다’는 반응이 있었죠. ‘혜나(김보라)를 죽인 범인이냐’는 소리까지 들었다니까요.(웃음)

10. 차민혁의 폭주에 승혜가 소리 지르는 장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윤세아 : 대본에는 “야”와 느낌표 여러 개가 적혀 있었어요. 승혜가 자신을 깨부수고, 탈피하는 소리라고 생각했어요. 저한테 어떤 소리가 날까 궁금했는데 그렇게 짐승 같은 소리가 날 줄이야, 하하. 감독님이 칭찬해주시더라고요. 소리 한 번으로 모든 걸 대변했다고 말이죠. 칭찬받으니까 또 좋더라고요.(웃음)

10. 초반에는 많은 걸 숨긴 채 신비롭게, 후반에는 폭발하는 완급 조절이 필요했겠습니다.
윤세아 : 승혜는 분노가 많이 차오른 상태라는 걸 알고 시작했어요. 터지기 직전 말이죠. 지나치게 의도하지 않아도 감독님이 잘 맞춰서 찍어주신 것 같아요. 무엇보다 대본에 답이 있었기 때문에 대본에 충실했고요. 완급 조절 때문에 스스로 브레이크도 걸고,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죠. 친구들이 농담으로 ‘너는 가만히 앉아서 편하겠다’고 했지만, (물밑에서는) 백조처럼 발버둥을 쳤죠.

10. 이른바 ‘공기 반 소리 반’이라는 독특한 목소리의 울림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도 있더군요.
윤세아 : 매 순간이 진성을 낼 수가 없는 숨 막히는 상황이었어요.(웃음) 승혜는 남편을 깍듯하게 모시는 사람이잖아요. 그런 압박을 받으면서 소리가 쌓이고 쌓여서 ‘공기반 소리반’이 나왔나봐요. 실제 촬영장도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힘들어서 숨이 턱턱 막히는. 남편이 아이들에게 뭐라고 할까 봐, 항상 호흡이 올라가 있는 상태였죠.

10. 동료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자극도 받았을 것 같습니다.
윤세아 : 첫 회 김정난 언니의 연기를 보고 새롭게 각오를 다졌어요. 작품을 할 때마다 두렵고 어렵고, 공부도 준비도 많이 하는데 첫 회부터 압도돼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정말 공부가 많이 됐어요. 김병철 선배님과 저는 늦게 합류해서 이미 다른 배우들은 9월부터 촬영을 했고 우리는 10월부터 들어갔어요. ‘어떤 배우가 좋은 연기를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데 어떻게 불안하지 않겠어요?(웃음) 김병철 선배님과 따로 시간을 내서 대본 공부도 하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초반에 나오는 장면인 왈츠 연습도 열심히 했고요. 그때 맞춰 놓은 호흡이 계속 이어진 것 같습니다.

배우 윤세아는 “승혜를 연기할 때 실제 염정아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 제공=스타캠프202
배우 윤세아는 “승혜를 연기할 때 실제 염정아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 제공=스타캠프202
10. 혜나의 죽음 이후 네 쌍의 부부가 싸우는 장면도 화제를 모았어요. 찍을 때 연기 욕심이 나지는 않았습니까?
윤세아 : 연기 욕심보다 모든 배우들이 제 몫을 다 했어요. 리허설을 꼼꼼하게 한 다음 촬영했어요. 다들 선수들이니까 한 사람씩 툭툭 튀어나오면서 재미있게 찍은 것 같아요. 하면서도 즐거웠죠. 남편이 강준상(정준호)을 머리로 박잖아요. 멋있게 바라보는 표정이 저절로 나왔어요. 진짜, 너무 멋있는 거예요. 하하. 그 와중에 민혁은 또 우쭐대는 표정을 짓고요. ‘이런 게 부부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웃음) 계산하지 않은 현장의 생생함이 늘 재미있어요.

10. 자녀 역할을 맡은 후배 배우들의 연기는 어땠나요?
윤세아 : 정말 편하게 잘하더라고요. 해맑고 열심히 말이죠. 보면서 ‘아~ 저렇게 해야 하는 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계산되지 않은 날 것의 느낌. ‘그래, 연기는 저렇게 해야 돼’라는 마음이었어요.(웃음) 아이들이 “엄마”라고 부르며 눈을 맞춰요. 실제로 이런 아들, 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10. 극 중 차민혁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윤세아 : 어떻게 보면 가정적인 남자예요. 보세요, 집에서 밥 다 챙겨 먹고 딴짓도 안 하잖아요.(웃음)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힘들었던 상황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인데 다만 방법이 잘못됐을 뿐인 거죠. 좋은 걸 해주고 싶은 마음은 예쁜데, 안쓰럽기도 하고요. 이해가 되니까 어떻게 고쳐서 써보려는데 쉽지 않았죠.(웃음)

10. ‘빛승혜’라는 애칭은 마음에 드나요?
윤세아 : 너무 예쁘지 않아요? 하하. 저의 SNS에 학생들이 ‘빛승혜 엄마의 딸이 되겠다’는 글을 남겨줘요. 요즘 아이들이 어떤 걸 원하고 스트레스 받고 있는지 댓글을 보면 다 나타나서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자녀를 키우는 친구들도 있어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 더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드라마를 하면서 자료도 찾아보고 관심을 가지면서 나라의 미래, 환경 걱정도 되고. 엄마들의 마음과 생활도 이해하게 됐죠. 엄마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10. 이태원 거리에서 딸 세리를 찾으러 다니는 장면도 인상 깊었습니다.
윤세아 : 대본을 볼 때부터 많이 울컥했어요. 저의 어린 시절 생각도 나면서 우리 엄마의 모습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무척 화목한 집이었지만 아빠가 엄격했어요. 그런 집에서 연기를 꿈꾸는 딸이었는데, 어떻게 반항하지 않았겠어요. 엄격한 아빠와 끼가 넘치는 딸 사이에 낀 엄마가 무척 힘드셨을 거예요. 아빠는 수학 학원 간 줄 아는데, 저는 댄스 학원을 다녔으니까요. ‘버스 탔다. 곧 간다’는 딸의 연락에 한참을 헤맨 엄마의 심정이 어땠을까…. 배우로 데뷔하고 함께 살 때도 엄마는 새벽 5시에 나가는 저를 문 밖에서 배웅하고 자동차가 사라질 때까지 기도를 해주셨어요. 그런 정성이 당시에는 부담스럽고 스트레스였는데, 이제는 ‘그게 엄마의 마음이구나’ 싶죠. 그 장면을 찍을 때 울면서 엄마를 부를 뻔했어요. 실제로 엄마랑 껴안고 옛날 얘기도 많이 했고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웃음)

10. 어떤 엄마를 꿈꾸나요?
윤세아 : 많은 걸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든지, 스스로에게도 환기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둡지 않은 곳에서 밝게, 그런 작품이 된 것 같아서 좋아요.

10. ‘SKY 캐슬’과 승혜를 통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군요.
윤세아 : (염)정아 언니랑 굉장히 친해요. 드라마 ‘내사랑 나비부인'(2012) 때 만나서 속내를 털어놓을 정도로 가까워졌는데, 이 작품에 출연하기로 하고 더 얘기를 많이 나누고 실제 엄마로서 어떤 걱정이 있는지 조언도 많이 해줬어요. 언니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고 교육하는지 알기 때문에 승혜를 연기할 때 실제 정아 언니를 참고했고, 큰 도움을 얻었어요. 승혜에는 평소 정아 언니의 모습이 많이 담겨있어요.

10. 다음 작품이 부담되진 않습니까?
윤세아 : 금방 역할에서 빠져나오고, 또 다른 캐릭터를 잘 흡수해요. 그동안 워낙 센 역할을 많이 하면서 오가는 연습도 충분히 된 것 같아요.

10. 오늘(1일), ‘SKY 캐슬’ 마지막 회의 시청 포인트는요?
윤세아 :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작품이잖아요.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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