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방수인 감독(왼쪽부터)과 정지훈,박지윤,이순재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덕구’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조준원 기자wizard333@
방수인 감독(왼쪽부터)과 정지훈,박지윤,이순재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덕구’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사진=조준원 기자wizard333@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덕구’(감독 방수인)가 올 봄 극장가에 걸린다. 62년 연기 내공의 이순재와 아역배우 정지훈의 순수함이 만나 절정의 감동을 전하는 이 영화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만든다.

‘덕구’는 어린 손자(정지훈)와 살고 있는 할아버지(이순재)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다. 27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덕구’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순재, 정지훈, 박지윤, 방수인 감독이 참석했다.

방 감독은 이 영화를 위해 8년 간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회적 약자들을 취재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접했다. 방 감독은 “이 영화는 사실 뻔하고 평범한 영화”라며 “약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 우리의 행동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덕구’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도 담고 있지만 이주여성과 혼혈아 등 우리 사회에서 약자에 속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다룬다. 방 감독은 “그들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 본 덕분에 영화에 잘 녹여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방 감독의 촘촘한 시나리오에 반해 출연료를 받지 않고 출연키로 했다. 그는 “1965년부터 배우 활동을 시작해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별 종류의 영화를 다 해봤는데 이 작품을 보고서는 ‘진솔함’에 반했다”고 했다.

이어 “요즘 앞, 뒤가 맞지 않고 작위적인 영화가 많은데 ‘덕구’는 잔잔하지만 일상적인 정서가 잘 담긴 사랑스러운 영화”라고 설명했다. 또 “모처럼 내가 90% 나오는 영화이고 쉽지 않은 기회라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순재는 함께 연기한 아역배우 정지훈과 박지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영화에서 덕구 역은 참 소화하기 힘든데 이 캐릭터를 맡은 (정)지훈이가 ‘역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경이적이다”라고 평했다. 또 덕희 역을 맡은 박지윤에 대해서는 “대사가 그리 많진 않지만 곳곳에서 표현하는 감정이 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정지훈과 박지윤, 두 아역이 진솔한 연기를 펼쳐서 작품에 큰 보탬이 됐다”면서 “나는 특별히 연기한 게 없다. 감정의 흐름만 잘 살렸을 뿐”이라고 했다.

이순재와 호흡을 맞춘 정지훈은 “서로 다른 감정을 이어가는 게 힘들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감정에 이입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다”면서 “실제로 엄마랑 할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방 감독은 “삶이 지치거나 힘들 때 거울 속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게 가족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만들었다. 관객도 그렇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덕구’는 4월 5일 개봉한다.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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