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마더’의 이보영, 허율 / 사진제공=tvN
‘마더’의 이보영, 허율 / 사진제공=tvN
배우 이보영이 tvN 수목드라마 ‘마더’를 통해 만난 아역배우 허율을 ‘천생 배우’라고 평가했다.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서다.

‘마더’는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엄마가 되기에는 차가운 선생님 수진(이보영)이 가정폭력 피해 아동 혜나(극 중 가명 윤복, 허율)를 구하기 위해 그의 엄마를 자처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이보영은 10살의 허율과 연기 호흡을 맞춘 데 대해 “전혀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윤복이는 연기를 해야만 하는 아이”라고 감탄했다. 그는 “어떤 성인 연기자가 와도 그렇게는 못 했을 거다. 밤늦게까지 촬영이 계속되거나 자다 깬 직후에도 인상 한 번 쓰지 않고 수월하게 촬영했다”며 고마워했다.

‘마더’는 방송 전 아역 캐스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원작 드라마에서는 혜나 역을 5~6세의 아역배우 아시다 미나가 연기한 것과 비교해 허율이 나이가 많고 체구가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보영은 “이해가 안 갔다”며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학대받는 아동과 모성에 대한 것이었다. 아이의 체구가 작아야 하고, 이런 문제가 아니다. 9살(‘마더’ 촬영 시작 당시 허율의 나이) 아이라고 학대를 안 받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은 ‘마더’가 베일을 벗고 나서 불식됐다. 허율은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인 배우 못지않은 감정 표현으로 극의 한 축을 담당했다는 평가다.

그런 한편 극 중 친모 자영(고성희)과 그의 애인 설악(손석구)으로부터 학대받는 아동을 연기한 허율에 대한 걱정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이보영은 “많은 분들이 (허율의) 심리 상태를 걱정하신다. 현장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일단 율이가 (학대의)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쓰레기봉투에 갇히는 장면을 촬영해도 충격받지 않았다. (신체적 폭력을 당하는 장면도) 클로즈업 장면으로 금방 찍고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복이는 현장에 행복한 마음으로 놀러왔다”며 “1회부터 7회까지는 혜나에게 장면마다 상황을 설명해주고 ‘이렇게 울어볼까?’ ‘대사를 이렇게 말해볼까?’ 물으면서 연기를 잡아갔다. 그런데 9회에서 친엄마가 찾아오고 캐비닛에 갇히는 장면부터 윤복이가 (극에) 훅 빨려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윤복이가 ‘끝내기 싫다.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이 아이에게 드라마의 여운이 오래 가는 것이 걱정되기는 한다”고 덧붙였다.

15일 종영한 ‘마더’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1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공식 경쟁 부문에 초대되기도 했다. 이에 오는 4월 9일 정오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된다. 이보영은 허율을 비롯해 김철규 PD, 정서경 작가와 11일 식전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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