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배우 문성근(왼쪽부터), 남궁민, 엄지원, 전혜빈, 유준상이 20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신사옥에서 열린 SBS 드라마 ‘조작’ 제작발표회에 손가락권총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문성근(왼쪽부터), 남궁민, 엄지원, 전혜빈, 유준상이 20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신사옥에서 열린 SBS 드라마 ‘조작’ 제작발표회에 손가락권총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조작’은 정의를 거창하게 추구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주제는 무겁지만 인물은 가볍게 그렸습니다. 30%는 장르물, 30%는 코미디, 40%가 드라마니까 즐기면서 봐주세요.”

SBS 새 월화드라마 ‘조작'(극본 김현정 연출 이정흠)의 연출을 맡은 이정흠 감독은 20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13층홀에서 열린 두 번째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작’은 ‘기레기'(기자를 낮잡아 부르는 말)와 소신 있는 기자, 한 번 문 사건은 절대 안 놓는 검사가 뭉쳐 변질된 언론에 통쾌한 일격을 가하는 이야기다.

이 감독은 “지난해 ‘국민이 뽑은 적폐세력’이라는 기사를 보고 ‘조작’을 기획하게 됐다”며 “국민이 뽑은 2대 적폐 세력이 검찰과 언론이어서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검찰과 언론에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지 못해 반작용으로 그렇게 뽑힌 것 같다”며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검찰과 언론을 보여줌으로써 세상이 얼마나 상식적으로 돌아가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는 굵직굵직한 배우들이 여럿 등장한다. 엄지원은 “모든 캐스팅이 확정됐을 때 배우들끼리 ‘이 캐스팅 실화냐?’라고 할 정도로 화려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인물들이 사건을 열심히 파헤치지만 캐릭터마다 재밌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유쾌하면서 통쾌한 드라마라는게 ‘조작’의 차별점”이라고 덧붙였다.

남궁민은 애국신문 기자 한무영을 맡았다. 욱하는 성질 때문에 언제나 사건·사고를 몰고 다닌다. 말로는 관심 없다고 하면서도 불의 앞에선 자기도 모르게 돌진하는 성정이다. 남궁민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형의 죽음으로 인해 복수를 하려고 기자가 된 인물”이라며 “돈을 위해 움직이기도 하지만 정의를 위해 다가가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유준상은 전설적인 사회부 기자였지만 대쪽같은 성격 때문에 신문사 내 역사편찬위원회로 발령 받은 이석민을 맡았다. 유준상은 “이석민은 스스로를 숨기며 어떻게 하면 재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남궁민을 만나 사건을 파헤쳐간다”며 “아직도 드라마 제목처럼 ‘조작’ 같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아직도 많은 언론사에서 한직으로 물러난 분들이 많기 때문에 ‘조작’이 답답한 부분을 속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조작’은 SBS 창사 이래 신인 감독과 신인 작가가 만드는 최초의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엄지원은 인천지검 강력1부 검사 권소라를 맡았다. 권소라 또한 직선적인 성격 탓에 노골적인 보복 인사를 받고 지방청을 전전하는 신세다. 엄지원은 “입신양명할 기회를 찾고 있지만 야망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문성근은 국내 대표 보수 신문인 대한일보의 상무이자 권력 실세인 구태원을 맡았다. 문성근은 자신의 캐릭터는 “원래는 탐사 보도 전문기자로 성장했는데 어느 순간 사회 지배층에 편입이 되면서 마음껏 언론을 휘두르는 인물”이라며 “나쁘면서도 가정을 사랑하는 캐릭터여서 이중성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혜빈은 대한일보의 베테랑 사진기자 오유경이다. 전혜빈은 “피가 뜨거운 사진기자이자 워킹맘”이라며 “처음으로 하이힐을 벗고 운동화를 신고 드라마에 뛰어들게 됐다”고 밝혔다.

배우들은 ‘조작’ 의 대본이 가진 힘을 입을 모아 칭찬했다. 남궁민은 “KBS2 드라마 ‘김과장’을 한창 촬영했을 때 대본을 받았다. 그때까지 쉼없이 힘을 소비해왔던 터라 사실 좀 쉬고 싶었지만 대본을 읽는 순간 몸이 부서지더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문성근은 “한 신인 감독이 대단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대본을 보니 대사들이 식상하지 않아 ‘듣던 대로구나’라고 감탄할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을 때는 베테랑이라고 느꼈다. 이 감독은 배우들에게 던지는 주문도 정확해 굉장히 기분 좋게 찍고 있다”고 칭찬했다.

기자들의 치열한 두뇌 싸움 만큼 화려한 액션도 볼거리다. 엄지원은 “저도 액션을 하지만 귀여운 수준”이라며 “남궁민이 매회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고 귀띔했다. 그러자 남궁민은 “어제도 액션을 찍었는데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이라 달리기만 하는데도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배우들의 연기 호흡과 대본의 힘이 기대되는 ‘조작’은 오는 오는 24일 오후 10시에 첫회가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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