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배우 채수빈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채수빈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승현 기자 lsh87@
2014년 단막극 ‘원녀일기로’ 데뷔한 채수빈은 올해로 데뷔 3년 차 신인이다. 하지만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영화, 드라마, 연극 할 것 없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데뷔한 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는 그녀지만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최근 종영한 MBC ‘역적’에서도 가령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채수빈은 30부작의 긴 호흡도 잘 소화해냈다.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채수빈은 그렇게 쉼 없이 달린다.

10. ‘역적’ 종영 소감은?
채수빈: 끝났다는 실감이 잘 안 난다. 다시 촬영장에 가야 할 것 같다. 30부작의 긴 호흡의 드라마라 배우, 스태프들과 너무 정이 많이 들어서 헤어지기 너무 아쉽다.

10. 가령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채수빈: 가장 먼저 시놉시스를 봤을 때 가령이 여러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감독님에게 가령이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여쭤봤었는데 ‘그냥 현장에 와서 가령이로 살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보통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캐릭터가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모든 걸 내려놓고 연기했다. 연기하면서 계산하려고 하지 않았고, 최대한 그 상황에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가령이로 살게 됐다.

10. 가령은 할 말 다하고, 사랑 앞에서도 직진하는 당찬 여성이었다. 가령 캐릭터에 매력을 많이 느꼈을 것 같다.
채수빈: 감독님이 늘 ‘직진 가령’이라고 하셨다. (웃음) 가령이는 자기 감정 상태에 충실하고 솔직한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도 너무 멋있었고 때로는 나와 달리 당당한 가령이가 부럽기도 했다. 특히 사랑에 있어서 적극적인 부분이 나와는 많이 달랐다. 나는 겁도 많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말도 못 거는데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가령이 멋있게 느껴졌다.

배우 채수빈/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채수빈/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연기적으로도 많은 호평을 받았다.
채수빈: 너무 감사했다. 내가 많이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걸 현장에서도 많이 느꼈다. 좋은 배우분들과 호흡을 맞추고 연을 맺게 된 것도 너무 감사하고, ‘역적’을 통해 연기적으로도 배운 게 많다.

10.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상중이 ‘채수빈의 재발견’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채수빈: 그때 기사를 보고 너무 감사했다. 촬영장에서도 진짜 아버지처럼 잘 챙겨주셨다. 추우면 옷도 둘러주시고 핫팩도 챙겨주시고, 책 선물도 해주시고 딸처럼 너무 따뜻하게 대해주셨는데 기자간담회에서까지 칭찬해주셔서 너무 영광이었다. 너무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님이다.

10. OST에도 참여했는데 어땠나?
채수빈: 기계의 힘이 컸다. (웃음) 처음에는 극 중에서 가령이가 궁에 들어가기 위해 연산(김지석)의 눈에 띄려면 특기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노래를 하기로 했는데 감독님이 갑자기 OST도 부르라고 하셔서 얼떨결에 녹음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내가 해도 되는 건가?’ 고민도 했었는데, 김상중 선배님이 ‘배우로서 경험해볼 만한 좋은 기회다’라고 응원해주셔서 용기 냈다.

배우 채수빈/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채수빈/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최근 연극, 드라마, 영화 할 것 없이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
채수빈: 연기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일을 안 하고 쉴 때는 불안하다. 일할 때 큰 행복을 느끼고 ‘쉬었다 가야겠다’는 생각은 아직 안 해봤다.

10. 다른 20대 여배우들과 차별화되는 채수빈만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채수빈: 일단 화려하지 않은 얼굴. 시대를 잘 타고 난 것 같다. (웃음). 그리고 내가 연기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작가, 감독님에게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인데 그분들이 조언을 해주셨을 때 잘 흡수하는 편인 것 같다.

10. 배우가 되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나?
채수빈: 어릴 적 막연하게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는 배우가 되면 삶이 바뀔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배우 일을 하고 있는 지금 달라진 건 없다. 이전과 똑같은 삶을 살고 있고, 그냥 직업만 배우다.

10. 올해 새워둔 목표가 따로 있다면?
채수빈: 사실 목표나 계획을 세워놓는 편은 아니다. 계획한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지금 주어진 현재에 집중해서 살아가려고 한다. 그리고 배우로서 목표는 다양한 색깔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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