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최민식 / 사진=쇼박스 제공
최민식 / 사진=쇼박스 제공
“제가 내린 결론은 배우는 대중을 상대로 하지만 이기적이어야 된다는 거예요.”

최민식은 ‘특별한 배우’다. ‘쉬리’, ‘파이란’, ‘취하선’,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명량’ 등 대한민국 영화계의 이정표를 세웠다. 해외 영화계에서도 그의 작품을 주목한다. 그런 최민식이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을 통해 또 다른 변신을 감행했다.

최민식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 역을 맡아 또 다른 얼굴을 드러냈다. 최민식은 ‘특별시민’ 시나리오 초기 단계부터 함께했다. 인기 미드인 ‘하우스 오브 카드’처럼 잘 만든 정치 드라마에 대한 매력을 느꼈던 그는 ‘특별시민’을 통해 어느 정도 갈증을 해갈할 수 있었다.

정치인 역할을 맡으면서 그 누구보다 그들에 대해 많이 생각했을 최민식. 그는 주어를 빼뜨린 채 “기회가 되면 물어보고 싶다. 지금껏 정책을 해온 소감은 어떤지 말이다”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인과 배우들은 비슷한 점이 있다. 최민식 역시 “배우가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대중들과 소통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면서 “연극의 3대요소가 관객이다. 우리는 관객이 없으면 불가능한 직업이다”고 했다. 그렇지만 최민식은 자신이 대중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이기적이다’라고 표현했다.

“태생적 운명이 대중들을 상대한다는 건 양날의 검이에요. 대중들이 우리를 봐줘야 존재할 수 있지만, 의존도가 너무 높아버리면 오히려 일이 안 된다고 봐요. 제가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얻은 결론은 이기적이어야 된다는 거예요. 대중들보다 나를 더 생각해야 되죠. 이기적으로 작업을 해야 합니다. 대중들을 바라만 보는 게 아니라 이 허상의 세계에서 허상의 캐릭터를 통해 뭘 하려고 하는 건지 알아야 되죠. 단순히 ‘내 작품을 봐주세요’에서 끝나면 안 돼요.”

최민식 / 사진=쇼박스 제공
최민식 / 사진=쇼박스 제공
물론 배우가 매 작품마다 평가받는 직업인 만큼, 최민식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민식은 2014년 주연을 맡은 ‘명량’으로 1761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그 후 선보인 ‘대호’는 손익분기점마저 넘기지 못했다.

“어떻게 관객수를 신경을 안 쓸 수가 있겠어요. 자신이 출연한 영화가 관객이 안 들길 바라는 배우는 없을 거고요. 그렇지만 가급적이면 일희일비 안하려고 해요. 관객이 잘 들었다면 어떤 점이 통했는지 생각해보고, 작품이 잘 안 됐다면 어떤 점이 소통이 안 됐는지 반성하고 점검을 해야죠. 흥행 때문에 트렌드를 좇아가면 제 스스로가 불행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최민식은 “매 작품 신중을 기해 선택했고, 최선을 다해 작업을 했다”고 강조했다. ‘특별시민’에 대해서는 “현실에서 우리가 겪어왔던 이야기지만, 영화로서 표현하는 건 처음이기 때문에 생소했다. 새로운 장르를 선보인다는 게, 두렵기도 했지만 설렘도 컸다”고 그 의미를 전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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