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음악에 빠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던 경험이 있는가? 노래가 종일 귓가에 맴돌고 입 밖으로 튀어나와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는가? 완벽하게 취향을 저격해 한 시도 뗄 수 없는 음악, 때문에 ‘일상 파괴’라는 죄목으로 지명 수배를 내리고 싶은 음악들이 있다.

당신의 일상 브레이커가 될 이 주의 음반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유즈드카세트
유즈드카세트


사건명 록 앤 릴스(Rock N Rills)
용의자 유즈드카세트(대니애런즈 올리워커 맷스펜스 팻월시)
사건일 2015.06.26
첫인상 영어 이름을 쓰고 영어 가사로 된 노래를 부르고, 심지어는 멤버들 모두 외국인이다. 하지만 이 밴드가 결성된 곳은 서울. 게다가 멤버들은 스스로를 한국의 인디록 밴드로 규정짓고 있다. 참고로 멤버 대니 애런즈는 JTBC ‘비정상회담’에 나왔던 그 사람이 맞다.
추천트랙 ‘록 앤 릴(Rock N Rill)’. 제대로 록킹하다. 유즈드카세트는 청량감, 산뜻함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시즌송들 사이에서 이열치열의 방법으로 더위를 물리친다. 전반적으로 1950년대 미국의 록큰롤을 연상시키는 곡들이 앨범에 수록돼 몸을 들썩이게 한다. 특히 ‘록 앤 릴’은 보컬 대니의 함성이 그대로 담겨 마치 깨끗하게 녹음된 라이브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덕분에 한 치의 깎임 없이 날 것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지소울
지소울


사건명 러브 미 어게인(Love Me Again)
용의자 지소울(G.Soul)
사건일자 2015.06.29
첫인상 JYP 15년 연습생. 지소울의 이름 뒤에 꼬리표처럼 따라오는 말이다. 심지어는 그를 박진영의 ‘미국병’ 희생자 1호로 꼽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15년의 시간, 특히 미국에서 보낸 10여 년은 지소울을 완성시킨 숙성의 시간이었다.
추천 트랙 ‘러브 미 어게인’. 차분하게 시작해 점차 날 것의 감성을 끌어낸다. 피아노를 전면에 내세운 도입부에서는 전작에 비해 한결 정돈된 보컬이 돋보인다. 이어 전자 사운드와 드럼 비트가 차례로 더해지면서 피아노의 자취는 옅어지는데, 반복적인 전자음과 극으로 치닫는 지소울의 보컬이 대비되며 색다른 맛을 만들어낸다.

윤종신
윤종신


건명 2015 월간 윤종신 6월호
용의자 윤종신, 에디킴
사건일자 2015.06.30
첫인상 미스틱89 이적 후 에디킴이 윤종신의 곡을 부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김예림을 비롯해 박지윤, 장재인 등이 철저하게 윤종신의 진두지휘 하에서 앨범을 만들어온 것에 비해 에디킴은 전곡을 직접 작사, 작곡하며 방목(?) 당했다. 윤종신과 에디킴, 두 사람의 케미를 확인하는 것도 이 앨범의 감상 포인트.
추천 트랙 ‘굿나잇’. 첫 소절부터 홀린다. 윤종신이 쓴 곡들은 그 자신의 색깔이 강하게 묻어남과 동시에 보컬의 매력을 탁월하게 살려내곤 한다. ‘굿나잇’의 첫 소절이 그렇다. 윤종신의 목소리로 부르는 ‘굿나잇’도 어렵지 않게 떠오르지만, 에디킴이 가진 팝 적인 느낌이 보컬에 묻어나면서 독특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스스’ ‘프프’ ‘흐흐’ 등의 가사에는 윤종신 특유의 세심함이 엿보이고 낮게 흐르는 풀벌레 소리가 여름밤의 정취를 더한다.
출몰 지역 에디킴은 28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브이홀에서 열리는 미스틱 오픈런 무대에 뷰티핸섬과 함께 오른다.

정준일
정준일


사건명 라이브(LIVE)
용의자 정준일
사건일자 2015.07.01
첫인상 실황 앨범 발매에는 여러 조건이 따른다. 수준급의 라이브 실력은 기본이요, 장내 음향은 물론 믹싱 과정에서의 밸러스도 잘 잡아내야 한다. 신곡의 수가 적은 만큼, 구매 욕구가 덜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결국 십 원 한 장 못 남길 각오가 필요한데, 정준일은 그 각오를 했다.
추천 트랙 ‘너에게’. 이번 앨범의 유일한 신곡이자 스튜디오 녹음 곡이다. 김동률을 연상시키는 곡 진행과 정준일 특유의 섬세한 가사가 어우러져 또 한 번 뭇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으로 이타적인 가사를 썼다”는 정준일의 증언답게, 노래에는 상당히 희망적인 어조가 흐른다. 덕분에 청명한 여름 하늘과도 무척 잘 어울리는 곡이 탄생했다.
출몰 지역 8월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5 사운드베리 페스타 무대에 오른다. 이후 오는 11월에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학전에서 한 달 여 간의 소극장 공연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써드체어
써드체어
사건명
검은강
용의자 써드체어(권혁재 김재호 김창국 김현중)
사건일자 2015.07.01
첫인상 지난해 12월 첫 EP앨범 ‘춤’을 발매하며 데뷔한 신인 밴드. 홍대 클럽을 중심으로 공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스로를 ‘포크 록 밴드’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이들의 음악은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때문에 새롭다.
추천 트랙 ‘검은강’. 비장한 제목에서도 짐작 가능하듯 죽음에 대한 시선을 담아낸 곡이다. 팀의 기반인 포크록에 사물놀이 패 경력을 가진 리더 김재호, 월드뮤직에 일가견이 있는 기타 김창국의 색깔이 더해지면서 시너지를 발휘했다. 쿠바 음악을 떠오르게 하는 리듬에 강렬한 기타리프, 여기에 한국적 색채의 보컬이 더해져 색다른 에너지를 발산한다.

이은호 기자 wild37@
편집. 김민영 kimin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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