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마말레이드
오렌지 마말레이드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조선시대로 배경을 옮긴 KBS2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러브스토리가 안방극장을 감성으로 물들이고 있다.

12일 방송된 ‘오렌지 마말레이드’ 6회에서는 서로를 마음에 품었지만 조선사회의 신분차별제도로 인해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재민(여진구)과 마리(설현)의 애틋한 러브스토리가 그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재민은 아라(길은혜)의 집에서 억울한 누명에 빠진 마리를 구하고자 마리에게 “개돼지와 같은 백정”이라고 말한다. 마리는 재민의 뼈아픈 표현으로 상처를 입으며 높은 신분의 차이를 다시 한 번 절감했다. 그는 시후(이종현)의 도움이 더해져 위기를 모면했다.

재민의 마음도 편치 않았고, 마리를 찾아가 속상한 마음에 다그치다 마리의 올곧은 심성을 확인하고는 결국 마리에게 진심으로 사과해 두 사람은 다시금 거리를 좁히게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재민은 천민 출신의 마리가 가난해서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기는 것을 알고, 저녁상을 받아놓고도 제대로 밥 한술 뜨지 못하며 아파했다. 마리를 위한 마음에 몰래 부엌에서 쌀을 훔쳐낸 재민은 다음날 마리에게 무심한 듯 쌀자루를 전하며 “여기가 서책을 읽기 좋아 그러니 주먹밥 좀 만들어 달라”며 마리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은근슬쩍 먹을 것을 전했지만, 이를 알 리 없는 마리는 재민이 준 쌀 한 자루를 죄다 주먹밥으로 만들어 갖다 주는 순진함으로 재민의 속을 또 한 번 태웠다.

이 주먹밥은 인간의 음식을 먹어본 적 없는 뱀파이어 마리가 만들었기에 소금을 잔뜩 넣어 소태와 같은 맛이었다. 재민은 마리가 해온 음식이었기에 “맛있다”며 다 먹어치우는 귀여운 모습으로 자신의 사랑을 내비쳤다. 이런 상황을 알 리 없는 마리는 자신이 처음 만든 주먹밥을 맛있게 잘 먹던 재민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 인간의 음식을 만드는데 소질 있나봐”하며 ‘자뻑’하는 엉뚱한 모습을 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 날 방송에서는 두 사람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서로에 대한 생각이나 수줍지만 진심을 조금씩 드러내는 모습으로 시청자들마저 흐뭇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방송 말미에는 또 다시 마리가 억울한 상황에 처하며 시련이 닥쳤다. 이미 한번 이런 일을 겪으며 백정 신분의 자신이 대항할 길이 없음을 학습한 마리는 결국 체념에 이르러, 자신을 구해주려던 재민의 도움마저 뿌리쳤다.

위기에 처한 순간, 넘을 수 없는 신분의 차이를 절절히 깨달은 마리가 스스로 “개돼지와 같은 백정인 나를 신경 쓰지 말라”고 하자, 재민은 마리를 막아서며 “나를 지나치지 마라. 내가 발을 멈춘 것이 너에게 보이지 않느냐” 고 외쳤다. 이는 앞서 마리가 재민에게 들려줬던 “멈춰 서서 머물러야 합니다. 빠른 걸음으로 지나쳐버리면 세상 만물의 이치를 볼 수 없습니다”고 말했던 말을 가슴에 새겼던 그대로 인용해 마리를 향한 재민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셈이다.

이어 재민은 마리에게 “너를 들여다보려고, 발을 멈췄단 말이다. 내가 여기 서있단 말이다”고 절규해 백정 마리를 향한 본인의 솔직한 사랑의 마음을 온전히 토해내 안방극장을 설렘으로 물들였다. 하지만 이 고백은 하필 정혼자 아라의 절친이자 마리를 마음에 품고 있는 또 한 명의 남자 시후, 그리고 재민의 유모 등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갑작스레 이뤄져, 두 사람의 로맨스가 순탄하게 지속될 수 있을지 걱정을 함께 동반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조선의 신분차별제도 속 재민의 폭발적 고백으로 예측불허 애달픈 로맨스 전개를 풀어갈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35분에 방송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KBS2 ‘오렌지 마말레이드’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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